부산지검 동부지청이 부당한 급여결정 청탁의혹과 관련해 심평원 내부 공모여부는 물론 급여결정 운영체계까지 조사대상으로 정조준하고 있다. 

부당청탁 의혹을 받은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 위원 C교수의 교수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물론 심평원 약제관리실 직원 5명의 휴대폰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내부의 공모여부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지난해 12월 29일 심평원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2일·3일 제약사 휴온스와 LG생명과학을 연이어 압수수색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건 초기에는 일반적인 부산발 리베이트 수수 사건 정도가 아니겠냐는 인식이 있었지만 검찰의 최근 행보를 보면 불법적인 급여결정 과정에 수사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이 심평원 직원 휴대폰까지 압수한 배경에는 C교수의 부당청탁 수수의혹에 심평원 직원의 공모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으로 보인다. 급평위의 운영규칙상 급평위원은 급평위 회의가 열리기 1주일 전이라야 자신이 이번 회의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통보받는다.

심평원 약제관리실은 70여명이 넘는 급평위원 인력풀에서 그때마다 주제에 맞는 위원을 10명 안팎으로 추려 회의를 개최한다. 급평위원 인력풀 제도는 사전에 급평위 회의에 참석하는 위원이 누구인지 알려질 경우 제약사가 부당한 청탁을 할 개연성을 없애려는 제도다.

검찰은 우선 제약사들이 자사 의약품의 급여여부를 결정할 회의에 참석할 위원들을 사전에 어떻게 알았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내부 직원이 사전에 특정 회의에 참석하는 급평위원 명단을 알려줬거나, 특정 급평위원을 특정 약의 급여결정 회의에 참석시키는 등의 공모가 있었는지가 우선 조사 대상이다.

제약사 정부부처 담당 직원과 심평원 약제관리실 직원, 급평위원간의 통화내역이 1차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탁의혹을 받아 2012년 위원직을 그만둔 C교수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검찰은 C교수를 뇌물죄로 기소하기 위해 법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출신 C교수는 모 의대 임상약리학센터장까지 지낸 인물로서 제약계에 영향력 있는 인사로 통한다.

심평원측은 일단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동부지청이 요청한 관련 자료를 건네 압수수색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는 후문이다. 일단 검찰 조사 결과를 보고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조사에서 제약사의 부당한 조직적인 급여결정 개입이 확인될 경우 부산발 리베이트 수수혐의 조사는 의약품 급여결정 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제약계는 물론 의료계도 이번 검찰 수사를 숨죽여 지켜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