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낙상 사망...과거 의료과실 병원 "2억 배상"
환자 낙상 사망...과거 의료과실 병원 "2억 배상"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1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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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원 시술 후 동맥 손상...B대학병원서 치료 중 낙상 '사망'
재판부 "시술-사망, 인과관계 없지만... A병원장 2억원 배상" 판결

▲ 서울중앙지방법원
의료사고로 전원, B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나아지던 환자가 침대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건에서 2개월 전 수술을 받은 A병원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은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A병원의 의료과실과 환자의 사망과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을 들어 사망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B대학병원에서 낙상 사고 후 사망한 C씨의 남편 D씨와 가족이 제기한 5억 5566만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합515101)에서 A병원장의 책임 비율을 70% 인정, 2억 204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간병인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A병원장 사이에 생긴 부분의 3/5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A병원장이 부담하고, 원고들과 E간병인 및 B대학병원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들이 부담토록 했다.

사건은 C씨가 2013년 6월 4일 목·척추 등의 통증과 왼쪽 팔에 힘이 없다며 A병원에 내원하면서 시작됐다.

A병원장은 목 척추 및 허리 척추 부위 신경관 추간판 협착으로 진단, 6월 10일 1차 투시경하 자동주사방식 신경자극술 및 미세유착박리술(A-FIMS)을, 6월 26일과 7월 25일 2차에 걸쳐 요추 4-5번과 경추 4-6번 부위에 투시경하 신경유착 박리술(FIMS)을 시술했다.

통증이 줄어든 것을 느낀 C씨는 8월 28일 A병원을 재차 방문했다. 경추 3-6번, 요추 4-5번에 3차 FIMS 시술 및 후두골에 대해 A-FIMS 시술이 진행됐다. 하지만 오후 8시 30분경 C씨는 두통을 호소하며, 구토했다.

A병원장은 위장간 조절제·진통제·생리식염수·비타민제 등을 투약했으나 두통·오심·구토 증상이 계속됐다.

8월 30일 오전 11시경 두통이 덜한 것 같다며 A병원을 퇴원한 C씨는 9월 1일 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CT·MRI 검사결과, 제3, 4뇌실 내 출혈·교뇌 및 연수 주변부의 지주막하 출혈과 오른쪽 척추동맥 박리 의심 소견이 나왔다. C씨의 의식이 저하되자 ▲▲▲대학병원 의료진은 뇌실외배액술을 시행했다. 의식상태도 호전됐다.

C씨는 9월 4일 B대학병원으로 전원했다. B대학병원 의료진은 MRI 검사결과, 왼쪽 경추동맥에 박리 소견이 나오자 스텐트 삽입술을, 9월 11일 뇌실외 배액(EVD) 삽입술을, 9월 26일 뇌실복강단락술을 시행했다.

C씨는 10월 5일 E간병인과 간병계약을 체결했다.

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10월 30일 재활의학과에서 가정의학과로 옮긴 C씨는 11월 2일 오전 5시 10분경 침대에서 내려오다 낙상했다. 좌측 천막 부위 경막하출혈·오른쪽 상악동 골절·우측 외측하 분출골절·오른쪽 눈 부위 열상 등 상해를 입었다.

C씨의 의식 악화와 11월 2일 뇌CT 검사에서 출혈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한 B대학병원 의료진은 오전 9시 10분경 응급개두술을 시행하고, 중환자실에서 보존적 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11월 11일 오후 2시 24분경 경막하출혈을 원인으로 사망했다.

C씨 가족은 A병원장의 FIMS 시술로 인해 동맥 손상과 뇌지주막하출혈이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병원장이 FIMS 시술 중 주사기 천자로 경추의 경막과 지주막 안의 혈관에서 출혈 가능성이 있는 점, 시술 직후 지속적으로 강한 두통·구토·오심 증상을 호소한 점, 뇌CT 검사에서 뇌실 출혈·뇌지주막하 출혈·경추부 지주막하 출혈이 있는 것으로 관찰된 점 등을 들어 시술 중 동맥 손상에 의해 뇌지주막하 출혈과 두통·오심·구토 증상이 초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두통·오심·구토 등은 FIMS 시술 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이 아님에도 원인을 찾기 위한 신경학적 검사 및 영상의학 검사를 하지 않은 점, CT 또는 혈관조영술을 할 수 있는 상급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하지 않은 점, 퇴원 당시 뇌지주막하 출혈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경과관찰 중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 측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FIMS 시술 방법·효과·주의사항을 비롯해 시술 합병증으로 두통·현기증·오심·구토 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설명하고, 마취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뇌지주막하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설명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설명의무 위반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2013년 11월 11일부터 2014년 2월 27일까지 6개월 동안 노동능력상실률 100%와 2014년 2월 28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노동능력 31%를 고려, 일실수입 1억 7315만 원과 일실퇴직금 8036만 원 등 1억 7746만 원에 위자료 4300만 원 등을 포함, 2억 204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사망원인이 FIMS 시술이 아니라 낙상 사고로 인한 경막하출혈인 점, 시술로부터 2개월 후 사고이며, 사망 당시 호전되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이 사건 시술과 망인과의 사망과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례비 500만 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간병인의 과실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E간병인이 병상을 떠나지 않은 채 침대 옆 보조침대에 누워 있었던 점, C씨가 간병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혼자서 침대를 내려오다 낙상한 점, 침대 난간이 올라가 있었던 점, 낙상 전 C씨의 의식이 명료한 상태여서 충분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11월 2일 오전 3시경 간병인이 "화장실에 가겠냐"고 물어보자 C씨가 "필요없다"고 해 돌발적으로 침대에서 내려오리라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대학병원의 입원계약상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서도 입원 당시 C씨에 대해 낙상 위험과 낙상에 주의할 것을 설명한 사실, C씨 및 보호자에게 간호사 호출기 사용법·침상 난간 사용법·안전한 이동방법 등과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시행한 점, 낙상 고위험 환자 식별을 위한 팔찌 착용과 침상카드·이름표를 구분한 점, 낙상 주의 팻말을 부착한 점, 의료진이 입원 기간 중 병실 순회시 침상 난간이 올려져 있는지·보호자가 상주하고 있는지·환자가 이동시 신발을 안전하게 착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보호자를 동반하고 있는지 여부를 관찰한 점,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이 호전되고 있었고, 퇴원을 권유하기도 한 사실 등을 들어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낙상 사고 이후 B대학병원 의료진이 경과 관찰 및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서도 사고 직후 의료진이 바로 지혈을 하고, CT 검사를 실시한 후 신경외과·성형외과·안과 협진 의뢰와 관찰한 사실, 상태가 악화되자 만니톨을 주사하고 뇌CT 검사와 응급 수술을 시행한 점 등을 들어 어떠한 위반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C씨 가족과 A병원장 모두 항소장을 제출, 상급심에서 다시 법리를 다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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