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만·김영재 청와대 출입 확인..."관저서 대통령 진료"
'세월호 7시간' 불투명...전·현직 서울대병원장 '신경전'
14일 국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를 열어, 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비선진료를 받느라 세월호 승선자 구조 대응 등에 소홀했는지를 밝히는데 집중됐다.
이날 국조특위에는 비선의료의 핵심으로 지목받은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과 직전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서 원장 전에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등 의료인 10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대통령 '비선진료' 소문 아닌 사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만 원장과 김영재 원장은 여러 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상만 원장은 "박 대통령 자문의 임명 전에 2~3차례 청와대 관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있다"며 "대통령에게 태반주사인 라이넥과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 고용량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인 마늘주사 등을 처방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처방 이유는 "노화나 만성피로가 있을 때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비타민을 처방하기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처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재 원장 역시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 진료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부터 청와대 요청으로 관저에 들어가 진료를 했다. 처음에는 박 대통령의 (얼굴 테러로 생긴) 흉터부위가 감각이 없고 경련이 일어 한 번 봐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어 진료를 했고, 이후에도 피부 트러블이나 얼굴 붓기 등에 대해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청와대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봉합사 특혜', 병원장 인사 놓고 전·현직 서울대병원장 '설전'
서 원장은 지난해 8월 안종범 전 경제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대동하고 오병희 원장과 김영재 원장 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를 만난 것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당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의 요청으로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과 식사를 한 자리였다"며 "(당시) 저는 대통령 주치의이기도 했지만 병원장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교수이기도 했다.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즉,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남을 주선한 것이 아니라 오 전 원장의 지시를 받고 만남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애초 국조특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출석하지 않았던 오병희 전 원장은 서 원장의 이런 주장을 보도로 듣고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에게 문자로 증인 출석 의사를 밝이고, 이날 밤 10시 경 극조 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오 전 원장에게 윗선(청와대)의 뜻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당시 오 전 원장이 여러 명한테 전달을 받아 실제 내용과 다르게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진엽·서창석·전상훈 '승승장구' 뒤에는 최경환·최순실?
한편,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새누리당 친박 실제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 서울대병원장, 분당서울대병원장 등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정진엽 장관, 서창석·전상훈 원장 등을 '분당서울대병원 출신 3인방'이라고 지목하고, 이들이 최순실·최경환 의원의 지원으로 현 보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2013년 7월 당시 서울대병원장이었던 오병희 전 원장과 이들 사이에 알력이 있었던 것 같다. 오 원장이 이들을 일시에 해임했다"면서 "2014년 9월 놀랍게도 서창석 원장이 박 대통령 주치의로 발탁되면서 이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이후 정진엽 전 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고 전상훈 교수도 분당서울대병원장이 되며, 서창석 전 원장도 서울대병원장이 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보직을 맡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취임 이틀 후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됐는데, 타교 출신으로는 이례적인 사례였다"면서, 서창석 원장에게 "전 원장이 박근혜 정권 실세의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나, 최경환 의원과 친척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잘못된 사실이다. 친척이 아니다. (다만) 전 원장 부인과 최 의원이 가까운 사이라고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오병희 전 원장은 "대통령 주치의가 서울대병원장으로 온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 내부에서도 굉장히 상식적이지 않다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며 자신이 서울대병원장 연임에 실패하고 서 원장이 임명된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석연치 않게 물러나 뒷말이 무성했던 정기택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청와대의 권고사직 종용을 받고 사임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최순실 측근 회사인 박채윤 씨 회사가 중동순방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압력을 거부한 것 이외에 짐작이 가는 권고사직 종용 사유가 있는가"라고 물었고, 정 전 진흥원장은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로부터 청와대의 뜻이라면서 권고사직을 종용했다. (짐작 가는 다른 사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정 전 진흥원장 이어 "학자로서 20년간 연구한 것을 국가를 위해서 실천하고자 열심히 일하려고 했는데 기회를 박탈당해 아쉽다. 특히 재직한 16개월 동안 아부다비 보건청장과 신뢰를 쌓아 아부다비 주한대사가 '금맥을 뚫었다'고 할 만큼의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