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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사실'로 드러나
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사실'로 드러나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6.12.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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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만·김영재 청와대 출입 확인..."관저서 대통령 진료"
'세월호 7시간' 불투명...전·현직 서울대병원장 '신경전'

14일 열린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참석한 의료인들. 왼쪽부터 김영재 원장,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이병석 세브란스 병원장. ⓒ의협신문 김선경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가운데 박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 의혹 역시 사실로 밝혀져, 의료계에 충격을 줬다.

14일 국회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를 열어, 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비선진료를 받느라 세월호 승선자 구조 대응 등에 소홀했는지를 밝히는데 집중됐다.

이날 국조특위에는 비선의료의 핵심으로 지목받은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과 직전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서 원장 전에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등 의료인 10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대통령 '비선진료' 소문 아닌 사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만 원장과 김영재 원장은 여러 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상만 원장은 "박 대통령 자문의 임명 전에 2~3차례 청와대 관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있다"며 "대통령에게 태반주사인 라이넥과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 고용량 비타민과 지용성 비타민인 마늘주사 등을 처방한 바 있다"고 확인했다.

처방 이유는 "노화나 만성피로가 있을 때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비타민을 처방하기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처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재 원장 역시 청와대 관저에서 대통령 진료한 사실을 인정했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부터 청와대 요청으로 관저에 들어가 진료를 했다. 처음에는 박 대통령의 (얼굴 테러로 생긴) 흉터부위가 감각이 없고 경련이 일어 한 번 봐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어 진료를 했고, 이후에도 피부 트러블이나 얼굴 붓기 등에 대해 상담을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청와대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진료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봉합사 특혜', 병원장 인사 놓고 전·현직 서울대병원장 '설전'

▲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YTN 화면 캡쳐>
이날 국조특위에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김영재 원장의 부인이 운영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생산하는 봉합사를 서울대병원에 납품하도록 한 경위와 서 원장의 서울대병원장 임명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두고 설전을 펼쳤다.

서 원장은 지난해 8월 안종범 전 경제수석,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 등을 대동하고 오병희 원장과 김영재 원장 부인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를 만난 것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당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의 요청으로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과 식사를 한 자리였다"며 "(당시) 저는 대통령 주치의이기도 했지만 병원장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교수이기도 했다.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즉,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남을 주선한 것이 아니라 오 전 원장의 지시를 받고 만남 자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애초 국조특위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출석하지 않았던 오병희 전 원장은 서 원장의 이런 주장을 보도로 듣고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에게 문자로 증인 출석 의사를 밝이고, 이날 밤 10시 경 극조 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YTN 화면 캡쳐>
오 전 원장은 "당시 연구부원장이던 방영주 교수가 '연구개발의 가능성이 보이고 중동 진출을 앞두고 있어 청와대에서 관심이 많다'는 말과 함께 '서창석 주치의가 청와대에서 관심이 많은 부분이어서 진행을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했었다"며 "병원으로서는 공간 배정이라든지 진행을 위해 확인할 필요가 있어, 모임을 주선해 확인하고자 했었다"고 주장했다. 즉, 자신이 모임을 주도적으로 주선하기를 원한 것이 아니라 서 원장으로부터 청와대 관심사라고 들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오 전 원장에게 윗선(청와대)의 뜻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당시 오 전 원장이 여러 명한테 전달을 받아 실제 내용과 다르게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정진엽·서창석·전상훈 '승승장구' 뒤에는 최경환·최순실?
한편,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새누리당 친박 실제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 서울대병원장, 분당서울대병원장 등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정진엽 장관, 서창석·전상훈 원장 등을 '분당서울대병원 출신 3인방'이라고 지목하고, 이들이 최순실·최경환 의원의 지원으로 현 보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2013년 7월 당시 서울대병원장이었던 오병희 전 원장과 이들 사이에 알력이 있었던 것 같다. 오 원장이 이들을 일시에 해임했다"면서 "2014년 9월 놀랍게도 서창석 원장이 박 대통령 주치의로 발탁되면서 이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이후 정진엽 전 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고 전상훈 교수도 분당서울대병원장이 되며, 서창석 전 원장도 서울대병원장이 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보직을 맡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취임 이틀 후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됐는데, 타교 출신으로는 이례적인 사례였다"면서, 서창석 원장에게 "전 원장이 박근혜 정권 실세의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나, 최경환 의원과 친척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잘못된 사실이다. 친척이 아니다. (다만) 전 원장 부인과 최 의원이 가까운 사이라고는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오병희 전 원장은 "대통령 주치의가 서울대병원장으로 온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 내부에서도 굉장히 상식적이지 않다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며 자신이 서울대병원장 연임에 실패하고 서 원장이 임명된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 14일 열린 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의료인들. <사진제공=국회>
복지부 산하기관장 인사도 청와대 '입김' 작용
한편,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석연치 않게 물러나 뒷말이 무성했던 정기택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이 청와대의 권고사직 종용을 받고 사임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은 "최순실 측근 회사인 박채윤 씨 회사가 중동순방에서 제외된 것에 대한 압력을 거부한 것 이외에 짐작이 가는 권고사직 종용 사유가 있는가"라고 물었고, 정 전 진흥원장은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로부터 청와대의 뜻이라면서 권고사직을 종용했다. (짐작 가는 다른 사유는) 없었다"고 답했다.

정 전 진흥원장 이어 "학자로서 20년간 연구한 것을 국가를 위해서 실천하고자 열심히 일하려고 했는데 기회를 박탈당해 아쉽다. 특히 재직한 16개월 동안 아부다비 보건청장과 신뢰를 쌓아 아부다비 주한대사가 '금맥을 뚫었다'고 할 만큼의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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