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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회원제 의료와 백신
청진기 회원제 의료와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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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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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 최영준(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사노피 파스퇴르 Medical Lead)

대통령 덕분에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약품과 의료 행위가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피부 미용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신문을 보며 각종 미용 관련 주사와 시술에 대해 알게 됐을 것이다. 이런 시술 중 일부는 소수의 회원제로 운영하는 병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수십 명에서 많게는 백 명 이상의 환자를 보는 우리 현실에선 소수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회원제 의료(Boutique or Concierge Medicine)는 별로 친숙한 개념이 아니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상담하면서 치료뿐 아니라 질병 예방에서 건강 증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맞춤의료서비스를 환자 입장에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회원제 병원에서는 어떤 예방접종을 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고객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장년층이라 다양한 여행 지역에 따른 여행자 필수 백신을 권장하고 있다.

일부 아프리카·동남아·중동 지역에서는 폴리오(Polio) 부스터와 B형 간염 백신·수막구균 백신을, 중남미로 갈 때는 A형 간염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력 기록을 확인해 누락된 백신을 처방한다든지,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의 권고대로 65세 이상은 High-dose 독감 예방접종을 권한다든지 하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보통의 경우, 특별히 권고 하지 않는 백신의 항체가까지 검사 항목에 있기는 했으나 이 정도면 예방접종에 있어서는 부띠끄라기 보다는 모든 환자에게 제공돼야 하는 진료가 꽤 포함된 것 같다.

백신은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제형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백신 접종 후 모든 사람들에게서 동일한 면역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가정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개인 맞춤의학 시대에 백신 연구자들은 여전히 고집스럽게 집단 수준에서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맞춤 백신학(personalized vaccinology)의 시대를 열기 위한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시도는 여전히 미약해 보인다.

개인에서의 질병 예방과 집단에서의 질병 예방은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특정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측정된 시험 백신의 항체방어율이 어떤 특정 개인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집단에서의 감염병 예방 양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것은 백신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외부효과, 즉 집단방어 또는 집단면역 효과에 의한 것이다. 백신의 효과 측면에서 엄밀히 말할 때, 개인적 특성과 집단적 효과의 구분은 무의미할 수 있다. 다른 질병에 비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은 환경적 내지는 외부적 요인이 보다 크게 관여한다.

따라서 적어도 예방접종에 있어서는 어린이와 노약자들에게는 더욱 세심한 진료와 최적화된 처방이 더더욱 중요할 것이다.

이런 맞춤 의료 서비스의 좋은 점을 잘 취해서 우리 어린 환자들도 한 명 한 명 정성껏 진료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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