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존중' 의사윤리 실천 '왕도'
'배려·존중' 의사윤리 실천 '왕도'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6.11.14 12:08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윤리, 왜·어떻게 지킬 것인가?
이명진(전 의료윤리연구회장)
 
▲ 이명진(전 의료윤리연구회장)

의사들은 왜 의료윤리를 지켜야만 하나? 쉬운 질문 같지만, 막상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이는 답하기 힘든 질문들이다.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적인 개념들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몇 가지 개념을 정리해 보면 왜 의료윤리를 지켜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질문인 어떻게 의료윤리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 기준에 대해 살펴보면 해법이 보인다.

왜 의료윤리를 지켜야만 하나?

먼저 전문직의 개념을 알 필요가 있다. 소위 의사·법률가·성직자를 전문직(profession)이라고 부른다. 많은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왜 유독 이들을 전문직이라고 할까? 그 이유는 다른 직종과는 달리 이들이 갖춰야 할 몇 가지 조건을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2004년 크루어스는 전문직을 자율 규제와 윤리 강령을 따르는 직종이라고 표현했고, 2006년 아놀드는 특별한 교육을 받은 후에 사회에 봉사하는 직종이라고 했다. 이 두 개념을 합쳐 놓은 조건들이 바로 전문직이 갖춰야 할 조건들이다.

즉, 전문가적 지식과 술기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윤리강령에 기초해 스스로 자율규제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사회를 위하는 윤리적 책임감이 바탕이 된 전문직업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사회는 이들에게 전문직이란 명예와 권위와 특권을 인정해 주고 있다.

타율이 아닌 자율로 전문성과 윤리 수준을 유지하고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약 소속 구성원들이 의사로서 갖춰야 할 규범인 윤리강령이나 윤리지침에 동의하지 않고 자율규제와 기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문직이라고 말할 수 없다.

두 번째 의사는 사회계약을 바탕으로 인정받은 직종이라는 것이다. 전문직 중에서 의사는 면허라는 특별한 제도를 통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회가 환자를 진료할 수 있도록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에게 시험을 거쳐 인정해주는 사회계약이다.

사회계약이란, 인간이 자신들의 이익과 공동의 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유나 권리 일부를 포기하거나 내려놓고, 서로 간의 합의된 약속을 지킴으로 자신들의 자유와 이익을 최대한 보장받는 것을 말한다. 사회가 의사들에게 독점적 진료 권한인 의사면허를 주는 것이 사회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의사와 사회 간의 약속이다.

그러기에 사회는 면허를 받지 않은 사람이 진료행위를 하면 법으로 처벌하고 면허를 받은 의사만 환자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해 준다. 대신 면허를 주는 조건으로 의사 면허를 받은 의사가 사회에 해가 되지 않도록 의사집단이 자율적으로 전문지식과 술기를 유지하고 의사로서 갖춰야 할 덕목과 소양을 지켜가도록 요구한다.

의사가 사회와 맺은 약속을 잘 지켜 갈 때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는다. 의사들이 사회와의 약속을 문서로 만들어 놓은 것이 윤리강령이고,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윤리지침과 진료기준이다. 전문직업성을 잘 유지하면서 사회에 공언한 윤리강령을 잘 지켜갈 때 사회와 환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된다.

세 번째로 윤리강령과 윤리지침, 진료기준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윤리강령이란 의사들이 전문직으로서 꼭 지켜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것으로, 가치 지향적 기능, 교육 개발적 기능, 관리적 기능, 자율 정화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의사 단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명문화하고 의사로서 갖춰야 할 자아상, 자기책무, 최소한의 행동 준칙 등을 담고 있다. 이를 기초로 자율규제를 수행할 기준으로 삼는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기본적인 윤리 원칙을 기초로 전문직윤리와 생명윤리, 임상윤리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윤리지침은 윤리강령에서 정한 강령들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의사윤리지침의 목적은 첫째, '의사윤리강령'에서 지향하고 있는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회원에게 명확히 인식시켜 윤리의식을 제공하고, 둘째 국민에게 의사가 지켜야 할 윤리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의료윤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변화를 추구하며, 셋째,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 사회에 공언하는 것이다.

진료기준은 윤리강령을 기초로 만든 구체적 지침을 말한다. 회사로 말하면 실무지침 같은 것으로 진료하거나 연구를 하면서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료광고 가이드라인, 쇼닥터 가이드라인, 프로포폴 사용 가이드라인, 대리의사 방지를 위한 방법 제안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샤프롱제도와 같은 진찰실 진료지침과 같은 것이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의사들이 지켜야 할 의료윤리는 어떤 것들을 담고 있어야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는 크게 생명윤리와 전문직윤리로 나눠지고, 이중 생명윤리는 다시 생명윤리와 임상윤리로 나눌 수 있다. 생명윤리에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발생하는 배아줄기세포연구·유전자검사·장기이식·시험관 아기·임상시험 등이 속한다.

임상윤리는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적인 문제들로 연명치료중단·한정된 자원의 배분·과잉진료·과소진료 등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전문직 윤리는 의사들이 지켜야 할 직능윤리로서 환자에게 진실 말하기, 환자 사생활 보호, 환자 비밀 보호, 환자 이익 우선하기, 이해상충의 관리 등이 속한다.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 기준을 대외에 문서로 공언한 것이 윤리강령·윤리지침·진료기준이다.

▲ 어떻게 의료윤리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 기준을 살펴보면 해법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08년 열린 세계의사회 서울총회 의료윤리위원회 회의 모습.

의료윤리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의사들이 윤리를 잘 지키기 위해서 가져야 할 마음들이 있다. 생명윤리를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겸손한 양심이 필요하고, 임상윤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각 상황을 잘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생명윤리와 임상윤리의 기초가 되는 전문직 윤리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의사들에게 전문가다운 단호한 용기가 필요하다.

의료윤리를 잘 지키기 위해서 의료윤리를 에티켓과 매너의 비유로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며 지켜야 하는 것이 에티켓과 매너이다. 에티켓이 정해진 틀이나 형식이라면, 매너는 방법이다. 방에 들어가기 전 노크를 하는 것은 에티켓이고, 방문에 노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는 일은 매너이다. 만약 노크를 거칠게 쾅쾅 두드린다면 에티켓은 지켰지만 매너 없는 무례한 행동이다.

에티켓은 누구나 지켜야 하는 것이고, 매너의 표현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의사들이 진료현장에서 지켜야 할 윤리도 마찬가지다.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적 기준이 에티켓이라면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매너다.

윤리강령·윤리지침·진료기준들은 에티켓이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이 매너인 것이다. 매너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배려심이다. 의료윤리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고, 한 단어의 영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Respect다.

즉,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다. 환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환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해주는 마음이 의료윤리를 실천하는 바탕을 이뤄야 한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의사윤리 강령과 윤리지침 개정안을 손질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의사들이 추구하는 윤리적 기준과 입장을 정리한 내용이다. 의료강령과 윤리지침은 회원들의 얼굴과도 같은 것이다.

환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함께 무엇을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알려주는 것이 윤리지침이다. 부디 의협은 이번 개정안을 잘 다듬어서, 의과대학 학생부터 교수 그리고 모든 의사들이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자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을 제공해 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