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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 의사 10명 중 9명 "내 처지 심각"

흉부외과 의사 10명 중 9명 "내 처지 심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3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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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히 해결할 문제…가산금 배분·보험수가 개선 목소리 높아
흉부외과학회, 한국갤럽 의뢰 171명 대상 학회 발전전략 수립조사

우리나라 흉부외과 의사 10명 중 9명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상황 인식은 대학병원(88.7%)·종합병원(100.0%)·개원의(85.7%) 모두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흉부외과 의사들이 자신의 처지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노력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 않기 때문(82.4%)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가산금 분배 및 지급을 놓고 갈등, 타과와의 갈등, 힘들고 고된 직업이라는 인식 등이 큰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지난 2015년 하반기 약 2개월 동안 전국 흉부외과의사 171명을 대상으로 학회 발전전략 수립조사를 위한 회원 설문조사를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했다.

한국갤럽은 2개월 동안 ▲흉부외과가 처한 상황 ▲학회에 대한 견해 ▲회원 참여 ▲학회 주요 현안 등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71명 가운데 90.0%(매우 심각 64.9%, 심각 25.1%)가 자신의 처지에 대해 매우 만족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흉부외과 의사들의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학회 활동에 대한 관심 정도는 60.0%가 '관심이 있다'(매우 관심 25.1%, 관심 33.9%)고 답했는데, 대학병원은 만족도가 66.9%로 높은 반면, 개원의는 28.6%로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또 각종 이슈에 대해 학회가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절반 정도(48.7%)만 동의한다고 밝혀 대응방식에 썩 내키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대학병원 50.6%, 종합병원 45.5%, 개원의 40.0%)
그러나 학회 활동에 대해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79.5%가 '지원의향 있음'이라고 응답(대학병원 86.1%, 종합병원 64.3%, 개원의 67.9%)했으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개원의 간 시각차가 컸다.

구체적인 학회 활동 지원 의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 ▲언론에 흉부외과 상황에 대한 홍보 강화 ▲전공의 수급 관련 제도개선 지원 ▲지역 균등 발전 등의 요구가 많았다.

학술대회 프로그램에 대한 회원들이 불만으로는 ▲메이저 병원, 그들만의 리그 ▲케이스가 많은 빅4병원 중심의 발표 ▲발표의 접근성 떨어짐 ▲발표하는 사람만 발표 ▲20년 간 학회에서 발표자가 똑같음 등의 지적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언으로는 ▲참여의 기회 확대 ▲잘 안된 케이스 공유 ▲외국 연자 초청으로 교류 확대 ▲학회의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 확대 등의 의견이 나왔다.

최근 관심이 있거나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이슈에 대해서는▲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배분(71.3%) ▲보험수가 개선(67.8%) ▲전공의 수급(56.7%) ▲스텐트 관련 고시 개정(56.1%) ▲혈관외과 분야 확대(42.7%) ▲중환자의학 분야 확대(38.0%) ▲외상외과 분야 확대(35.7%) ▲CABG 적정성평가(32.7%) ▲TAVI 보험급여(22.2%) ▲초음파 급여화(17.5%) 순으로 나타났다.

 
학회가 해결해야 하는 이슈 가운데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관련 학회 관계자는 "2009년부터 흉부외과 수가 가산금 100%가 생겼지만 병원별로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졌기 때문에 많은 흉부외과 의사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병원 내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수가 가산금을 병원에 지급하고 병원은 이를 '병원수입'으로 생각하고 흉부외과에 30% 정도만 돌려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는 '병원이 흉부외과에 30% 이상만 주면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하면서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고, 전체 가산금의 70%가 '빅5' 병원에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산금 관련 분배 및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학회 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들이 많다"며 가산금의 일부(10% 또는 20%)를 공적재원화해 지방의 준종합병원 흉부외과 고용지원, 지방대학 흉부외과에 지원해 일 할 수 잇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공의 수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71.6%가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며, 대학병원(75.6%)이 종합병원(53.9%)보다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학회 관계자는 "전공의 수도 적절하지 않지만 병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학회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스텐트 관련 고시 개정에 대한 학회의 대응방식에 대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76.1%가 '동의한다'고 답했으며, 좀더 강력한 대응, 적극적인 방안 제시, 그리고 대국민 홍보 강화 등을 보완하기를 원했다.

또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 평가에 대해서는 '동의한다'(33.1%)는 의견이 '동의하지 않는다'(28.4%) 의견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학회 관계자는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평가와 관련 수술 환자의 난이도가 반영이 안되면 고위험군 수술을 하는 병원은 지표가 나빠지고, 오히려 몸 사리는 병원의 지표가 좋아질 수가 있다"며 "합리적인 지표개발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위축되어 있는 흉부외과를 앞으로 20년후에는 한국인에게서 흉부외과가 가장 존경받는 직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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