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실 낙상 사망...의료진 '무죄' 간병인 '30% 책임'
입원실 낙상 사망...의료진 '무죄' 간병인 '30% 책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10.3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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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등법원, 환자 유족 1억원대 손해배상 항소 '기각'
"간병인이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고 자리 비운 사이 발생"

▲ 서울고등법원 전경

입원실에서 낙상사고로 인해 뇌내출혈이 발생, 심폐기능 정지로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병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은 A씨의 아들과 손자가 B의료재단과 간병인 C씨를 상대로 제기한 1억 800만 원 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 비용도 원고측이 부담토록 했다.

A씨는 B의료재단 정신건강의학과 폐쇄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중에 낙상사고를 당해 뇌실내 뇌내출혈에 의한 심폐기능 정지로 사망했다.

A씨 가족은 병원 의료진이 낙상위험환자로 분류했음에도 일반 폐쇄병동에 수용하고, 신체적 강박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입원계약상 주의의무를 위반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간병인 C씨에 대해서도 낙상을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 위반을 들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인천지방법원 2015가합52899)에서는 B의료재단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며, C간병인에 대해서만 일부 책임을 인정, 2426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씨 가족은 1심 판결에 불복, 고법에 항소했다.

고법의 판단도 1심과 다르지 않았다. 고법 재판부는 "병원 의료진이 C간병인에 대해 간병인협회에 소속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했다는 사정만으로 입원계약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C간병인이 간병인협회에 소속되지 아니한 것과 이 사건 사고와의 연관성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병원 의료진은 망인이 입원한 후 낙상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해 관리하면서 망인과 간병인에게 낙상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낙상 스티커와 낙상주의 표지판을 침상에 부착하고, 낙상방지를 위해 침대 난간을 항상 올려두며, 거동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할 것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강박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있거나 탈수 및 식사부실 등으로 수액 치료를 실시하거나, 신체적 상태가 불안정해 집중적 관찰이 필요한 경우라야 한다"며 "사고 발생 당시 망인은 증상의 호전을 보였고,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퇴원을 계획하기도 한 사실을 비추어 보아 격리나 신체적 강박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낙상 위험에 대비, 바닥 및 벽면에 안전매트를 갖추지 않은 점을 들어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가족의 주장에 대해서도 "낙상예방을 위한 안전설비가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 수준 내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간병인의 사용자로서 병원의 책임 성립에 대해 재판부는 B의료재단 병원에서 간병인 사용은 전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결정에 달려 있는 점, 간병서약서 당사자란에는 A씨와 C간병인의 서명이 있을 뿐 B의료재단이나 병원 의료진의 서명은 존재하지 않는 점, 간병료는 A씨가 직접 C씨에게 지급했으며, B의료재단이 소개 수수료등을 지급받은 적이 없는 점, C간병인과 B의료재단 사이에 간병계약을 체결하는 등 별도의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B의료재단과 C간병인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간병인 C씨에 대해서는 일부 손해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의 병적 상태로 인해 거동·식사·배설 등의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도록 망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망인을 관찰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있는 경우 B의료재단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 대신 망인을 관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고가 발생하기 4일 전에도 넘어져 머리를 부딪친 적이 있으므로 낙상위험에 대비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병원 의료진에게 간호를 부탁하는 등 낙상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망인을 병실에 홀로 남겨둔채 자리를 비운 이후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거동 시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 이동할 것을 교육했음에도 망인이 스스로 움직이려다 사건이 발생했고, C간병인이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만큼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고려해 C간병인의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손해배상액은 위자료 1500만 원을 포함해 2426만 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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