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효과 근거 부족...고지혈증·심혈관질환 위험성 간과"
가정의학회 21일 성명서 "스웨덴 연구보고서 결론 사실과 달라"
가정의학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이론적으로 지방이 분해되고 식욕이 줄어 초기에 단기적으로 살이 빠질 수 있으나 지속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모 방송에서 제시한 사례처럼 지방 섭취가 하루 총칼로리의 70%에 해당되는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의 효능에 대한 임상시험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비과학적·비현실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가정의학회는 "우리나라와 같이 탄수화물 비중이 높은 식단 환경에서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식사를 하려면 노력·시간 그리고 비용을 지출해야 하므로 장기적으로 실행하는데 심각한 제한이 따른다"고 밝혔다.
포화지방을 과도하게 다량 섭취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고지혈증·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성에 대해 간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가정의학회는 "지질은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 및 불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으로 나누어 그 건강상의 이득과 해로움을 평가해야 한다"며 "2015년 8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12편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포화지방의 섭취는 총 사망률·관상동맥질환 사망률·당뇨병의 위험성과 관련이 없었지만, 트랜스지방의 섭취는 총 사망률의 위험성을 34%,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의 위험성을 18%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2016년 8월, 미국의학협회지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린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와 '의료종사자 관찰연구(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에서 각각 8만 3000여 명과 4만 2000여 명을 약 30년간 관찰한 결과, 포화지방 섭취는 8%, 트랜스지방은 13% 사망률을 높인 반면, 불포화지방산 섭취는 19% 사망률을 낮췄다"면서 "지방 중에서 트랜스지방의 섭취는 줄이고 불포화지방산 섭취는 늘리는 것은 사망률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정의학회는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공통적인 부작용으로 피로감, 두통, 속 울렁거림, 입 냄새, 변비 또는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지속하기 어렵고, 요요현상이 흔히 발생한다"면서 "과도한 고지방 극단적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그 효능과 부작용(안전성) 여부가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수많은 유행다이어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가정의학회는 "방송에서 2013년 스웨덴 건강기술평가위원회(Swedish Council on Health Technology Assessment)가 2년 동안 기존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종합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보고서가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보고서에서는 엄격한 혹은 중등도의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저지방 다이어트와 비교했을 때 6개월의 단기간에는 체중감량에 효과적이지만 이보다 더 오랜 장기간 관찰 시 저지방 다이어트, 고단백 다이어트, 지중해식 다이어트 등과 비교했을 때 체중감량에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즉,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도 아닌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효과였으며, 장기간 효과는 다른 다이어트와 차이가 없었다는 것.
"방송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통해 성공한 경우는 일부 경험적 사례에 불과하다"고 밝힌 가정의학회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포함해 어떤 치료법의 효과와 부작용(안전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과학적으로 설계된 무작위 방법을 사용해 두 군으로 나눈 후 비교 임상시험을 통해서 입증해야 한다"며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적은 수를 대상으로 한 체험을 근거로 한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그 효과 유무를 판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19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하루 총 칼로리 중 약 55∼65%는 탄수화물, 15∼30%의 7∼20%의 단백질 섭취를 제시했다.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전문가 단체로서 국민에게 올바른 의학적 지식을 알리고자 최근 유행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요법이 체중감량을 비롯해 건강에 이득이 되는지에 대해 근거에 기반을 둔 의학적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며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노력, 시간, 그리고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현재까지 의학적 근거가 분명한 음식을 골고루 적게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며 표준 다이어트요법을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