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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신간]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10.1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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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지음/도서출판 재남 펴냄/1만 2000원

 
황건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성형외과)가 첫 수필집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서>를 출간했다.

그동안 시인으로 수필가로 여러 매체를 통해 문재를 발휘해 온 저자는 25년 동안 써내려온 그동안의 삶의 이력을 이곳에 모았다.

시간이 지나면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이 희미해지고 사라질 것 같아 뜨거운 쇳물이 굳기 전에 거푸집에 붓듯이 조심스레 종이에 옮겼다. 가을날 숲에서 낙엽을 집어들고 그 위에 편지를 쓰고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며 바람에 날려 보냈다. 그리고 그 글들은 이제 인생이 됐다.

그의 글 속에는 유구한 동양의 역사와 훌륭한 서양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눈 앞으로 대 화가들의 명화를 끌어당기며 오래된 기억을 되짚는 듯 전설적인 영화가 상영된다. 발길을 옮겨 주유하는 곳에서 만나는 인류의 흔적 앞에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며 그 속에 배어있는 혼과 뜻을 되새긴다.

의대에서 '의학과 문학'에 대한 강의를 맡고 있는 연유인 듯 글 곳곳에 묻어 있는 인문학적 소양은 흥미에 깊이를 더한다.

모두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61편의 수필이 담겨 있다.

▲어머니의 흔적(십분만 더 가면/어깨에 진 짐/선물/아들을 기다리며/비바 제인/아들과 함께 오줌누다/여우인형을 보내며/어머니의 흔적)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우공, 산을 옮기고는/음을 아는 의사와 스크럽 간호사/논문은 발목을 잘릴 각오로 써야/축복의 비/외과의사와 곡예사/나비넥타이/생활 속 불편한 용어/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반사적 광영) ▲효자손(효자손/구너하고 싶은책-사기/의사/솔터박사의 백일몽/카사블랑카의 릭카페/하느님께 보내는 어느 외과의사의 편지/자가 연민/모차르트의 육필 악보/칼 달린 포크/달이 해의 빛을 받아 빛나듯/스위트 피 숙녀) ▲묘비명(어느 수녀의 이야기/놓아벌릴 것과 지킬 것/베를린국립도서관/보답/묘비명/투란도트-젊음의 마법/봄을 기다리며/분모와 분자) ▲굿바이 미스터 칩스(붓바이 미스터 칩스/손목을 잡고/관우를 잡은 여몽/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옷을 물려받으며/꿈보다 해몽/대령님, 저와 춤추시겠어요/훈련소 지휘관의 교학상장) ▲생긴 대로 살지(북벽/금시조/교회법과 성형수술/미용수술-양날의칼/미스 인천을 심사하고 나서/생긴대로 살지 왜/싱가포르 최초의 성형외과의사와 음악회에 가다/손 외과의사, 손으로부터 환영받다) ▲여시아문(껍질이 깨어지면/스님의 자가진단/취모검과 활인검/안개 낀 산/7분 간의 기다림/네발이/줄 없는 거문고 소리/응답하라 '성 중위'/만해를 사랑하는 까닭).

마종기 시인은 추천사에서 "저자의 글들은 따뜻한 마음과 자신을 낮추면서 윗분을 존경하는 겸양을 느낄 수 있어서 친밀감을 더한다. 외과의사로서의 위세를 표출하기보다 오히려 완전할 수 없는 의사의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글의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다"며 "이 수필집에는 우리가 자주 접하기 힘든 아름답고 좋은 작품이 많다. 삶의 욕구와 강제에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움을 향해 정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사수필가인 김애양 원장(서울 강남·은혜산부인과의원)도 "저자의 글은 단어 하나에도, 한 문장에도 커다란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짧다고 해도 결코 단순한게 아니다. 어찌 매료되지 않을 수 있을까"라며 "이 책은 교양과 인문학에 목마른 누구라도 좋겠지만 의과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요긴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070-8865-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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