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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입고 영업해라" 제약사들 '고육지책'
"사복 입고 영업해라" 제약사들 '고육지책'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10.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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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이후 병원 출입제한..."영업 위축"
비대면 영업 모색...장기적 구조조정 계획도

▲ 서울대병원 외래 곳곳에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김영란법 시행 이후 병원을 출입하는 제약사 영업팀들이 비상이 걸렸다. 법에 저촉될만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 만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눈치가 보여 출입 자체가 어렵다며 아우성이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다보니 모 업체는 영업사원에게 유니폼과 같은 정장대신 "사복을 입고 영업하라"는 고육지책까지 최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복을 입고 영업에 나설 경우 일반 환자와 섞여 눈에 잘 띄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김영란법 이후 병원을 출입해 영업하는 제약사 영업팀들이 얼어붙고 있다. 모 다국적 제약사의 영업직원 A씨는 김영란법 시행 직후 출입하던 대형병원을 갔는데 평소 보이던 다른 제약사 영업직원이 한 명도 안보여 당황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A씨는 그날부터 "대형병원 출입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에 근무하는 B직원은 비교적 친분이 있는 의사만 주위의 시선(?)을 피해 잠깐 만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B씨는 "특별히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아닌데 괜히 눈치가 보여 위축된 상태"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제약사 영업활동이 김영란법 시행이후 위축조짐을 보이자 한 국내 제약사는 영업사원에게 정장대신 사복을 입고 영업활동을 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다른 제약사 영업팀들은 사복 영업에 대해 별다른 효과가 있겠느냐는 반응이지만 해당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반색이다.

사복영업에 나선 C제약사 직원들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사복영업에 대한 반응이 '훨씬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란법 이후 제품설명회에 나선 제약사들은 설명회 참석을 요청하면서 "설명회에서 식사나 음료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양해를 구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 영업팀들은 의료기관마다 출입제한 규정이 다르자 병원별 출입제한 규정을 공유하는 모습도 목격된다. 영업사원의 외래출입만을 금지하는 병원이 있는 반면 연구실을 포함해 병원 출입 자체를 금지한 곳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영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영업부서에 대한 지원도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제약사 중 한 곳은 영업사원에게 지급하던 이른바 일비를 50%가량 줄이기로 했다. 영업사원들은 일방적인 일비 감축 통보에 반발하는 모습이다. 국내 중형 제약사 중 한 곳은 올해 내걸었던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전부 취소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연말 인센티브를 기대했던 영업사원들은 가뜩이나 위축된 영업환경에 회사마저 인센티브 약속을 접자 허탈해하고 있다.

그나마 국내 굴지의 한 제약사에서는 영업직원 구조조정설이 흘러 나오면서 흉흉한 분위기다.

점차 직접 만나 영업하는 방식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비대면 영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발달한 SNS 등을 통해 직접 만나지 않고 제품을 홍보하겠다는 발상이다.

대표적인 곳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다. 한국화이자는 이미 몇해전부터 개별 의료진과 '화이자링크'라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제품을 설명하는 등 비대면 영업방식을 활성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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