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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시작도 전에 '좌초' 위기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 시작도 전에 '좌초' 위기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9.2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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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31곳 병원 시범사업...4곳 빼고 입원전담전문의 채용도 못해
서울아산·분당서울대·충북대병원 등 근무...비수도권 병원 지원자 '0'명
▲ 자료사진 ⓒ 의협신문

보건복지부의 입원전담전문의제도가 2017년 하반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수가 적어 시행되기도 전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9월부터 31곳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4곳의 병원만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가 근무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병원들이 채용 공고 결과 지원자가 '0'명이거나, 채용 공고조차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신문>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31곳 병원에 대해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9월 27일 현재 채용을 완료해 근무를 하고 있는 병원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2016년 9월부터 1년 간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곧바로 본 사업을 시행하려던 보건복지부 입장에서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7일 올해 9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31곳 병원을 대상으로(내과계 20개 병동, 외과계 12개 병동) 시행한다고 밝혔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를 병원에서 채용하는 것으로, 입원초기 진찰, 경과 관찰, 환자·가족 상담, 병동 내 간단한 처치·시술 실시, 퇴원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입원환자 진료를 전문의가 전담해 환자안전 강화와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참여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31곳의 병원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사업 운영에 들어갔다.

또 시범사업 기관에서는 1개 혹은 2개 병동을 입원전담전문의 전용 병동으로 지정하고, 최소 2명에서 최대 5명이 1개 병동(45병상 내외)에서 주 7일 24시간 순환근무를 통해 병동에 입원환 환자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9월이 다 지나가는 시점에 아직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한 병원이 수두룩 하고, 채용을 했더라도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명의 지원자도 없는 병원이 많아 내과 및 외과 병동에 대한 시범사업이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외과·내과 병동 시범사업을 계기로 소아과·산부인과·가정의학과로 입원전담전문의 운영을 확대시키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의협신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범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거나, 채용을 한 병원은 8곳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분당서울대병원·고신대복음병원·충북대병원(내과)은 채용을 마치고 현재 근무를 하고 있었고, 충남대병원·인하대병원, 서울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일부 인원에 대해 채용을 마친 상태이다.

먼저, 서울아산병원은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를 2명 채용했다. 하지만 몇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자주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해 고민에 빠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2명 중 1명이 그만두는 바람에 최근 1명을 더 채용했으나, 조만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병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4명을 채용했으며, 현재 병원에서 근무중에 있고, 순천향대 천안병원도 내과 병동 입원전담전문의 5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현재 2명은 채용이 확정돼 10월부터 근무할 예정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나머지 3명은 내년 1월까지 순차적으로 근무를 하는 것으로 병원 내부적으로 결정이 됐다. 천안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이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 세브란스병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은 내부적으로 현재 얼마나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내과 병동에 대해 시범사업 참가 신청을 냈으나, 아직까지 병원 내부적으로 어느 범위 내에서 채용을 할 것인지, 그리고 연봉은 어느 수준에 맞출 것인지 조율되지 않아 채용 공고조차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화재단 한국병원도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신청을 했다. 한국병원은 4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채용이 확정된 인원은 전무하다.

한국병원 관계자는 "처음에는 4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는데, 문의를 하는 의사들은 있었지만 채용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2명만 채용이 되어도 시범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원대병원은 외과 병동에 5명을 채용할 계획이고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는 현재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경북대병원도 외과 병동에 4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공고를 낸 후 지원자가 없는 상태이다.

지원자가 '0'명인 곳 중 하나인 계명대 동산병원은 외과 병동에 대해 시범사업 참가 신청을 내고, 5명을 채용하겠다고 공고를 냈으나, 1명의 지원자도 없어 병원에 비상이 걸렸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수도권 큰 병원에서도 채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비수도권지역에서 채용이 잘 되지 않는 것은 어처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보건복지부가 참여신청을 한 80여 곳의 병원에 대해 심사를 거친 후 31곳 시범사업 대상기관을 선정했지만, 시범사업에 참여할 형편이 되지 않는 병원에 대한 내부 실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대자인병원은 신청계획서에는 내과 병동을 대상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겠다고 했고, 보건복지부는 심사 결과 참여 대상 병원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 병원은 내부 사정 때문에 채용 공고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시범사업에 참여하겠다고는 했으나,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여건조차 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적극적으로 추진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상준 사무관(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은 "신청 계획서를 제출한 병원에 대해 서류심사 정도만 했고, 내부 실사를 하지 않은 것은 맞다"며 "앞으로 채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병원에 대해 좀 더 면밀히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자 내과학회 관계자는 "3월부터 시범사업이 시행됐으면 더 많은 전문의들이 지원을 했을텐데, 시범사업이 9월부터 진행되다보니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는데 많은 의사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시범사업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려면 고용안정이 보장돼야 하는데, 현재 각 병원이 이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것 같다"며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해결해줄 수 있는 보험수가가 충분히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문상준 사무관은 "현재 보건복지부에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신고를 한 병원은 4곳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처음부터 시범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하반기에 본 사업이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단체 및 학회와 지속적으로 문제점에 대해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병원별 채용 현황(2016년 9월 28일 현재) 

구 분

상급종합병원

채용현황

종합병원

채용현황

내과

수도권

세브란스병원

내부 검토중

을지대을지병원

4~5명 채용예정(지원자 0명) 

삼성서울병원

5명 채용 예정(모집중)

강동성심병원

5명 채용 예정(공고 준비중)

서울아산병원

2명 채용(근무중 잦은 이탈)

한양대구리병원

2명 채용 공고(지원자 0명)

분당서울대병원

4명 채용(근무중)

분당차병원

내부 검토중

순천향대부천병원

4명 채용 예정(모집중)

 

비수도권

경상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칠곡경북대병원

4명 채용 공고(지원자 0명)

조선대병원

3명 채용 예정(공고 준비중)

을지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충남대병원

5명 채용 예정(3명 채용/2명 상시 모집중)

대자인병원

병원 내부사정으로 추진 못함

동아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인화재단한국병원

4명 채용 예정(모집중/2명만 채용되어도 진행예정)

전북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순천향대천안병원

5명 채용 예정(2명 채용/3명 모집중)

충북대병원

2명 채용(근무중)

외과

수도권

서울성모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국립중앙의료원

2명 채용 예정(공고 예정)

서울대병원

4명 채용 공고(2명 채용)

건보공단일산병원

내부 검토중

고대안암병원

3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인하대병원

4명 채용 예정(1명 채용)

비수도권

계명대동산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경북대병원

4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고신대복음병원

2명 채용(1명 근무/1명 모집중)

원광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충북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강원대병원

5명 채용 예정(지원자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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