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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하늘거미집

[신간] 하늘거미집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9.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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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지음/천년의시작 펴냄/9000원

 
인간의 몸은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인간의 영혼은 무엇을 구현해 나갈까. '몸'은 '이성'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일까. 몸과 마음, 의식과 무의식, 소멸과 생성의 호혜적인 상호작용은 어떤 의미를 남기는 것일까.

김세영 한국의사시인회장(서울 강남·김영철내과의원)이 세 번째 시집 <하늘거미집>을 출간했다.

2007년 <미네르바>로 등단한 이후 의사로서 체득한 해부생리학이나 정신분석의 경험과 식견을 인간 내면 탐구에 적극 활용한 시작활동을 해오고 있는 시인은 인간의 몸을 통해 비롯된 존재 조건에 대한 사유와 감각을 정제된 시어로 옮겨놓고 있다.

그는 자연 사물을 통한 대상화를 쉼없이 이어가면서, 시인의 '몸'에 새겨진 강렬한 기억을 통해 자신을 근원적으로 탐색하며 결핍과 충일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자의식을 풀어놓는다. 시인의 상상력은 '몸'이 견지하는 결핍과 충일의 내력을 충실하게 보여주면서, 참된 생명을 찾아가는 기운으로 가득채운 채 숭고하고도 심미적인 시적 표지가 된다. 또 절절한 자기고백과 탐구과정을 통해 과거를 말하면서도 그 안에 미래를 향한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인은 히말라야 산줄기에서 빠랑게(히말라야 꿀 사냥꾼)의 주문을 외고, 아마존 밀림 속 시원의 강을 떠나 안데스에 이르러 잉카족의 제의를 올린다. 전장 1900㎞의 아프피카 남서부 해안사막 나미브와 이베리아 반도의 까보다로까와 흑해에서의 감흥도 시의 여정으로 남겼다.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시집 해설 '시원(始原)과 몸의 탐구를 통한 형이상의 존재론'을 통해 "이번 시집은 시원과 몸의 탐구를 통한 형이상의 존재론을 밀도 있게 보여준 창의적 결실"이라며, "형이상적 의지로 충일한 시편들은 우리 시단에 매우 드문 시적 공명을 전해주는데, 시인은 그렇게 심미적 자연을 섬세하게 돌아보면서도 그 안에서 가장 근원적인 삶의 이치를 적극 발견해간다. 시에 대한 깊은 자의식을 토로하면서도 '영원한 몽상가'로서 인간과 자연, 몸과 마음, 생성과 소멸의 관계를 통합적으로 역설해간다"고 덧붙였다.

허형만 시인(목포대 명예교수)도 "김세영 시인이 그냥 의사 시인인 줄만 알았더니, 허공에 떠도는 시 떼를 걷어 올리는 어부였구나. '허공의 어부'였구나. 오늘도 청진기 대신 '당산목 나뭇가지에 걸터앉아/그물을 손질하는' 시인이여, 오직 시 하나만을 낚아채기 위한 그 감각적이고도 견고한 의지가 눈물겹구나……때로는 신화적인, 때로는 참신한 상징성으로 '그물망의 허공을 줄기러기의 날래로 후려치'는 저 매서운 시정신을 보라. 적멸의 허공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이 기막힌 <하늘거미집>을 보라"는 시평을 남겼다.

김세영 시인은 그동안 시집 <물구나무서다> <강물은 속으로 흐른다>를 상재했으며, 한국의사시인회장·계간 <시담> 편집인·시산맥시회 고문·문학의학학회 이사·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인권위원 등을 맡고 있으며, 시 '마디'로 제9회 미네르바 작품상을 수상했다(☎ 02-723-8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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