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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북에 숨겨진 영화같은 이야기!"
"스크랩북에 숨겨진 영화같은 이야기!"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9.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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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스크랩북' 사진전
1946년 직접 인화한 250여 점의 오리지널 빈티지 프린트
▲ 파리, 1946 ⓒ앙리 카르티에-브레송/매그넘 포토스Paris, 1946.

한미사진미술관에서 12월 3일까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스크랩북' 사진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카르티에-브레송이 1946년에 만든 스크랩북을 바탕으로 기획된 전시로 암실작업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가 당시 직접 인화한 250여 점의 오리지널 빈티지 프린트들과 함께 1947년 뉴욕현대미술관 회고전에 전시한 작품, 그리고 당시 회고전을 준비하며 보몬트 뉴홀과 주고받은 서신과 친필 다이어리 등 작가의 손길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스크랩북은 1947년에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기획된 그의 회고전을 위해 카르티에 브레송이 직접 준비한 300장이 넘는 작품이 담긴 포트폴리오다.

1932년부터 1946년까지 약 15년간의 사진행적이 담긴 이 포트폴리오는 전쟁과 포로생활을 겪은 후 자성적인 고민 가운데 그 동안 작업한 사진들을 스스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0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의 포로로 잡힌다. 당시 뉴욕현대미술관의 큐레이터 보몬트 뉴홀은 카르티에 브레송이 죽었거나 실종됐다고 판단했고, 대규모 회고전을 준비했다.

▲ 아내 마틴 프랭크가 촬영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1972

그러나 3년 후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1943년 3번의 시도 끝에 카르티에 브레송이 포로수용소에서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보몬트 뉴홀과 그의 아내 낸시 뉴홀은 회고전을 위해 지인들에게 그의 작품들을 수소문하며 전시를 준비하던 중 카르티에 브레송이 살아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카르티에 브레송 역시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자신의 대규모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한다.

1946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자신의 회고전 준비를 함께 돕기로 결정하고 수많은 작업들 중 300여 점을 선별해 작은 크기로 직접 인화한다. 이 중 많은 작품들은 처음으로 인화된 것들이었다.

그는 이 작품들과 함께 뉴욕으로 향했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스크랩북'을 한 권 구매해 직접 인화해온 346점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부착했다.

이 스크랩북 속 이미지 중 163점을 큐레이터와의 상의 끝에 최종 전시작으로 선별했으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생애 첫 회고전은 1947년 2월 드디어 성황리에 열렸다.

이후 1990년대 초 불현듯 스크랩북 속 작품들의 엄청난 가치와 희귀성을 깨닫게 된 카르티에 브레송은 접착제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한 이미지들의 변질을 우려해 스크랩북에 붙어뒀던 작품들을 한 장 한 장 떼어내기 시작했으며, 결국 13장의 원본 페이지를 제외한 모든 작품들을 스크랩북에서 분리해 보존했다.

스크랩북에 담긴 사진들은 카르티에-브레송의 작품활동이 가장 풍부했던 시기의 작품들이며 그의 사진인생의 결정적인 전화점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품은 당시 스크랩북 원본과 함께 전설적인 사진가의 인생·사진사의 한 자락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스크랩북 원본 페이지, 1946 ⓒ앙리카르티에-브레송/매그넘 포토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이다. 현대 사진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보도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일상적인 리얼리티를 잘 반영하고 절묘하게 순간을 잡아내는 '결정적 순간'으로 알려진 그의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다. 1947년 헝가리의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 등과 함께 보도사진 작가그룹인 매그넘 포토스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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