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무시한 판결, 국민 건강 훼손 이어질 것"
대한피부과의사회는 5일부터 대법원 앞 무기한 1인 피켓 시위에 들어갔다. 김방순 대한피부과의사회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약 한 시간 동안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김 회장은 "지난 8월 29일 치과의사가 미용 목적으로 환자의 안면부에 프락셀 레이저 등 피부 레이저로 주름 제거, 잡티 제거 등 시술을 허용한 판결로은 의료인 면허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앞으로 피부암 등 피부질환의 조기 진단을 놓쳐 국민건강 훼손을 자초하는 판결이라는 점을 재판부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시위 목적을 밝혔다.
김 회장은 "피부 질환 중 정확한 조기진단이 필요한 것은 역시 피부암이다. 피부암은 마치 점이나 잡티, 때로는 기미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의 병력과 발생시기, 병변의 양상, 시간에 따른 변화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피부과학에 대한 교육과 임상 경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의사들만이 진단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용시술은 간단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악성이 아닌 색소질환과의 감별진단이 전제돼야 피부암의 조기 진단을 놓치는 과오를 범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피부레이저 시술 역시 "레이저의 파장에 따라 흡수되는 피부의 구성조직이 다르고 반응의 정도 또한 다르기 때문에 오랜 교육과 수련을 요하는 전문적인 분야"라며 "시술 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비가역적인 흉터, 부작용을 남길 수 있는 위험한 시술"이라고 말했다.
대법원의 판결은 의료인 면허 종별 구분을 허물어뜨려 심각한 혼란과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교육만 받으면 치과의사도 의사 영역을 시행할 수 있다는) 대법원 논리라면 의과대학에 치과학 교육과정이 있으므로 의사들이 치과 치료를 하는 것은 아무 문제 없는 것"이라며 "대한피부과의사회는 피부과의 기존 교과 과정에 있는 구강 해부, 구강 질환 및 다양한 치료를 본격적으로 교육하고 학술 활동을 심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대법원 재판부는 치과 의사의 피부 레이저 시술로 인해 국민 건강의 훼손이 있을 경우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대법원 판결의 내용과 문제점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후배 의사들의 의사학 교육 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이날 김 회장을 시작으로 김영숙 부회장, 김석민 부회장 등 릴레이 1인 시위에 전 회원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1인 시위에는 이상준 총무이사, 정찬우 기획정책이사가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