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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구조대의 SOS

[신간] 구조대의 SOS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9.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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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윌리스 지음/김성훈 옮김/불광출판사 펴냄/1만 5000원

 
촌각을 다투는 대형재난 현장에 어김없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경찰관·소방관·구급대원·군인 등은 국가적 재난이나 일상 중에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구조에 나선다. '최초대처자(first responder)'로 일컬어지는 이들은 다른 이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걸며 폭력·외상·죽음·고통 앞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이들은 실제로 약물남용·우울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정서적 고통·자살·실직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의 영혼은 정신적 외상으로 수 천 번의 자상을 입고 죽음과도 같은 고통에 시달린다.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최초대처자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쓰여진 <구조대 SOS>가 출간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5년간 경찰관으로 복무한 댄 윌리스가 쓴 이 책은 최초대처자들이 직업병처럼 겪는 정신적 외상 문제에 대비하는 법과 치유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내용들은 현장에 근무하는 최초대처자와 그들의 가족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가 관심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 최초대처자들이 건강하게 자기 일에 매진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최초대처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을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외면해 왔다. 최초대처자 누군가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거나 그로 인해 삶이 피폐해졌다고 하면, 최초대처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했음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직업상 폭력·죽음에 자주 노출되는 그들은 정신적 외상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슬픔·두려움·공포 속에 자기도 모르게 영혼이 병들게 된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최초대처자들이 스스로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자각하는 법과 거기서 벗어나 정신적·영적 건강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활동을 알려준다.

이어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PTSD에 대해 이야기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 미치 이를 예방하기 위해 일상 중 있천에 옮길 수 있는 몇 가지 행동 요령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PTSD 치료법 가운데 최초대처자 집단에서 효과를 보인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EMDR)'과 '위기 상황 스트레스 관리(CISM)'를 소개한다.

책 후반부에서는 미국 내 최초대처자 기관이 활용하고 있는 정신건강 증진 프로그램과 저자가 개발한 '15일 도전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토대로 각 최초대처자 집단이 자기들만의 최적화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만들 때 반스시 포함돼야 할 요소로 'BeSTOW(Beyond Survival Toward Officer Wellness)'를 강조한다. 최초대처자들이 육체를 단련시키는 것만큼 정신적·정서적·영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훈련방법을 개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최초대처자 집단에서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동료지원팀을 꾸리고 운영하는 방법과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가 최초대처자인 배우자를 지원하고 보살피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또 사례 소개를 통해 동료와 배우자의 조언만으로도 그들의 존재와 역할이 얼마나 소중하고, 그들의 삶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번역한 김성훈은 치과의사 출신 전문번역가로 출판번역 기획그룹 '바른번역'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그동안 <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 <뇌의 미래> <소리가 보이는 사람들> <정리하는 뇌> <우주의 통찰>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과학이 된 무모한 도전들> 등을 우리 글로 옮겼다(☎ 02-42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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