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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엄마, 엄마 미꾸리 안먹어?
[신간] 엄마, 엄마 미꾸리 안먹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8.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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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수 지음/도서출판 지누 펴냄/1만 5000원

 
한광수 전 서울시의사회장(인천봄뜰재활요양병원)이 돌아가신 부모님과의 추억을 담은 수필집 <엄마, 엄마 미꾸리 안먹어?>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지난 1997년 아버지를 기리며 펴냈던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2009년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출간한 <엄마, 미꾸리 안 먹어?>에 소개된 내용들에 가족들의 추모의 마음을 덧붙인 글들이 모아져 있다.

저자는 글을 통해 당패랭이에 스며있는 아버지의 모습과 모시적삼에 배어 있는 어머니의 땀내음을 고스란히 살려낸다.

1889년 태어나 일제강점기이던 1916년 의사면허를 취득한 저자의 선친 한철호 선생은 고향인 개성으로 돌아온 이후 1936년 사회복지법인(재단법인 개성유린관)을 세우고 이듬해부터 고아원과 양로원을 운영했다. 올해는 선친이 의사된 지 100년, 우리나라 의사가운데 처음으로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한 지 80년, 1966년 타계하신 지 50주기가 되는 해이다.

저자의 어머니 혜타원(慧咤圓) 윤치덕 선생은 1900년에 태어나 개성 정화여자보통학교-한성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기여고)를 거쳐 일본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현 동경여자대학) 동양자수 고등과를 졸업한 후 대구 경북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북여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교직생활 중 당시 교장의 주선으로 개성 최초의 내과의사이던 선친과 결혼한 후 슬하에 다섯남매를 뒀다. 평소 지론인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이웃이 있다)'에 따른 삶을 이어간 윤치덕 선생은 1966년 남편이 별세한 후 1971년부터 재단법인 개성유린관 이사장을 맡았으며 1988년 원불교에 개성유린관을 희사해 '유린보은동산'을 만들었다. 윤치덕 선생은 지난 2000년 백수를 다한 후 별세했다. 두 분이 남긴 재단은 현재 전국 10곳에 시설을 갖추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복지기관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선친이 쉰이 넘어 낳은 '쉰둥이'였던 저자의 어린시절부터 군의관시절, 그리고 두 분과의 이별을 나누기까지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 일주일이면 하루 이틀은 꼭 방문했던 고아원을 향해 당패랭이가 피어난 산길을 걸어가며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었던 아버지의 수많은 이야기와 아픈 아들을 업고 먼 길을 걸어간 어머니의 땀내음이 밴 모시적삼에 담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자상한 아버지와 엄한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어리숙한 소년에게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제는 여든을 바라보는 저자의 가슴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 글 속에는 부모님을 추억하는 애잔한 감흥과 함께 거침없이 변해 온 우리 시대의 모습도 투영된다(☎ 02-3272-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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