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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 극복 가능…조기진단·치료 관건
'크론병' 극복 가능…조기진단·치료 관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8.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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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어려운 난치 질환…약물치료·식습관 관리로 증상 개선

▲유창범 교수
지난 2006년 20대 여성 조 모 씨는 원인 모를 설사·복통 증상과 함께 항문 주위에 농양과 항문선의 염증으로 인해 고름이 나오는 치루 증상이 계속됐다. 조 씨는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결핵성 장염이 의심될 뿐이라는 소견외에는 명확한 병명을 진단받지 못했다. 게다가 생리까지 중단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조 씨는 결국 순천향대 부천병원을 찾아 당시만 해도 이름조차 생소한 '크론병'을 진단받게 된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몇 년 전 가수 윤종신 씨가 크론병을 앓고 있음을 고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크론병은 식도와 위·소장·대장·항문 등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데, 주로 대장과 소장 부위에서 발생한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마다 다양한데 초기에는 복통·설사·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고, 빈혈·구토·발열을 비롯해 치루·치핵 등 항문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진단은 내시경·CT 검사 등 여러 검사를 병행해야 가능하다.

크론병의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몸의 면역계통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보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가 2011년 1만 3900여 명에서 2015년 1만 8300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식습관이 서구화된 10∼30대에서 크게 증가했다. 크론병은 아직 완치는 어렵지만 약물치료·금연·신선한 채소 위주의 식습관 관리 등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2006년 2월에 시행한 크론병 환자의 대장 내시경 결과(왼쪽), 대장 내강에 다발성 종주성의 깊은 궤양과 그 주변으로 가성 용종 및 염증이 관찰됐다. 지속적인 치료 후 2014년 8월 시행한 대장 내시경 결과(오른쪽), 이전에 관찰됐던 종주성 궤양은 사라지고 상태가 크게 호전됐다.
크론병 환자 조 씨의 병명을 첫 진단한 이후 10여 년 간 생물학적 제제를 포함한 약물치료·식습관 관리 등을 통해 크론병을 치료하고 있는 유창범 순천향의대 교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는 "크론병은 장기간 방치하면 장과 장 사이에 작은 구멍이 나는 누공이 생기고 배 안에 농양이 발생할 수 있고, 장벽의 지속적인 염증과 궤양으로 장 내강(장 내부의 빈 공간)에 협착이 발생하면서 장 천공에 이를 수 있다. 그만큼 크론병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씨가 민간요법과 같은 다른 치료 방법으로 시간을 허비하다가 뒤늦게 대형병원에 갔다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을 것이다. 제 때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 덕분에 현재는 설사와 복통 증상이 없어지고 생리가 다시 시작돼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여성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크론병은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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