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57 (목)
NMC 개원 55년만에 정형외과 첫 여성과장
NMC 개원 55년만에 정형외과 첫 여성과장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12 06:03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숙하 과장, 공공의료에 관심...소외계층 진료에 적극적
수술부터 재활까지 전과정 '의료통합서비스' 준비

국립중앙의료원(NMC) 개원 55년 만에 정형외과 첫 여성과장이 탄생했다. 정형외과 전문의는 체력적으로 수련강도가 큰 탓에 남성들이 대부분이다.

2004년 정형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에서도 230명 중 여성은 단 2명이었으며, NMC의 정형외과에서도 유일한 여성이지만 정형외과 수장으로서 당당하게 길을 걷는 전숙하 과장을 11일 만나봤다.

올해로 NMC에서 8년차 근무를 하는 전 과장은 30대의 젊은 나이에도 전문의 6명, 전공의 8명을 포함한 20여명을 이끌고 있다.

▲ 전숙하 NMC 정형외과 과장
전 과장은 처음부터 의대를 선호한 건 아니다. 어린시절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국선변호사가 꿈이었다. 그런 그가 부모님의 강압에 못이겨 영문과에 진학했다.

그러다 우연히 사고로 척추골절 상태에서 제때 치료를 못받아 척추 장애가 있는 환자를 보게 되면서 의대로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의대 공부를 하며 정형외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보수적인 분들은 체력도 많이 써야 하는 정형외과에 여자가 할 수 있겠냐는 인식을 가졌던게 사실이에요. 정형외과는 여자는 금기시 될 정도로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도전 정신으로 정형외과에 지원해 본인의 임무를 해나가고 있다. 정형외과가 체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세심하게 해나가야 하는 일이 많은 만큼 여성이 더 강점인 분야라고 설명했다.

전 과장은 2009년부터 NMC에서 근무하면서, 공공의료에 더 관심을 갖게 됐으며 노숙인 환자·북한이탈주민 등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소외 계층 환자를 진료하면서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제 자신이 더 많이 배우고 얻는게 많아요. 그들을 치료하면서 더 뿌듯하기도 합니다."

소외 계층 환자를 진료하다보니 웃지못할 헤프닝도 있다. 전 과장이 고향에 가기 위해 서울역에 갈때면 치료 받고 상태가 좋아진 노숙인으로부터 먼저 인사를 받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몰라봤는데, 나중에 보니 진료받은 환자인걸 알게되면서 놀랐다는 그다.

또 북한이탈주민들이 어린시절 골절 수술을 못받아서 변형이 온 경우, 탈북과정 중에 다친 일 등 다양한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되는 일이 있다. 이들에게서 감사 인사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뉴스에서나 들었던 어투의 말투와 찬양이 담긴 감사 글을 받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면서 모두 NMC에서 일하는 덕분입니다. '나 아니면 도움 받기 쉽지 않은 분들을 진료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의사로서도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전 과장은 NMC가 원지동으로 이전 후에 '수술과 회복·재활에 이르는 과정 전반에 걸친 '의료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중에 있다.

전 과장이 참여한 '당뇨병성 족부 궤양 재발과 연관된 위험인자'라는 주제로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다리 절단 수술 후 가족 등으로부터 심리적 지원을 받는 환경이 조성된 환자는 다시 절단 수술을 받을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노숙자나 독거 노인 등 혼자서 외롭게 투병생활을 해야 할 경우에는 재절단율이 높았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이런 연구에 따라, 치료와 함께 재활까지 이어지는 부분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족 없이 치료받는 환자들은 재활까지 이어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많다.

이를 위해 치료부터 재활에 이르는 과정을 한 곳에서 제공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 가정과 사회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 과장은 NMC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NMC라 하면, 노숙인 환자 등 소외 계층 환자만 가는 병원이라는 인식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노숙인 환자는 5%, 의료급여 환자 20%에 불과하다. 50~70%는 일반 환자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NMC가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했습니다. 공공의료에 대한 사명감으로 연구와 진료에 매진하는 우수한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정형외과만 보더라도 대학병원의 전문성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소외계층만 진료하는 병원이기 보다, 보다 다양한 환자를 위해 진료하는 병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실력을 갖추고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