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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보건단체, '인술'로 43도 폭염 물리쳤다

경북보건단체, '인술'로 43도 폭염 물리쳤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0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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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환자 2450명 의료봉사 및 보건교육 실시
7월 23∼28일까지 69명 구슬땀...영양제·돋보기 등 전달

경상북도 보건단체 의료봉사단(단장 이우석) 69명은 7월 23일~28일까지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에서 환자 2450명을 진료하고, 초등학교를 방문해 보건교육 등을 실시했다. 또 프레아 비헤아르주 의료원을 방문해 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협의를 했으며, 현지의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의료연수를 주선키로 했다.ⓒ의협신문 이정환
<본지 이정환기자 동행 취재>경상북도 보건단체 의료봉사단(단장 이우석)은 지난 7월 23일∼28일까지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7월 23일 오후 2시 경상북도의사회관에서 '새마을과 함께하는 사랑의 인술, 미래로 나아가는 캄보디아'라는 슬로건으로 출정식을 마친 봉사단은 곧바로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캄보디아 현지로 떠났다.

해외의료봉사단은 경상북도의사회를 비롯해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회원과 가족으로 이루어진 의료인력 38명, 통역·행정지원 등 지원인력 31명 등 총 69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경상북도 구미시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본쳉리씨가 동행해 친정방문과 함께 봉사단의 통역과 안내를 전담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해외의료봉사활동은 내과·신경과·외과·마취통증의학과·소아청소년과·안과·이비인후과·피부과·가정의학과·일반과·치과·한의과의 12개 과목으로 구성됐으며, 현지의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봉사단원들은 오전 8시부터 어둠이 내린 늦은 저녁시간까지 환자 진료에 구슬땀을 흘렸다.

 소아청소년과 파트에서 진료하고 있는 모습ⓒ의협신문 이정환
▶이른아침부터 진료…현지 주민 2450명에게 인술 배풀어
진료장소는 캄보디아 북쪽에 위치한 변방지역인 프레아 비헤아르주로 씨엠립 공항에서도 차량으로 3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위치했다.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프레아 비헤아르주는 태국과 국경이 붙어 있는 지역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또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인 의료원은 우리나라 보건소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의원급 의료기관 4곳도 열악한 것은 마찬가지다.

 봉사단을 싣고 가던 차량의 바퀴가 파손돼 정비를 하고 있다.

이번 봉사활동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듯 봉사단을 싣고 가는 버스가 첫날부터 말썽을 부렸다. 차량 뒷바퀴가 터져 다른차로 옮겨 타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 하지만 교통편이 불편하고 섭씨 43도가 넘는 찜통같은 더위도 봉사단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24일부터 프레아 비헤아르주 수스야라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진행된 진료는 현지 및 인근지역 주민의 기본 외래진료를 비롯해 위내시경검사, 복부초음파, 갑상선초음파, 외과수술(절개 및 배농술, 연부종양 적출술), 노인환자 돋보기 처방, TPI(통증유발주사)시술, 영양제 처방, 발치 및 충치치료, 침·뜸시술 등이 시행됐다. 또 별도로 노인들에게 1000여 개의 돋보기를 처방에 맞춰 나눠 주기도 했다.

또 외과파트에서는 간단한 외과 수술(지방종제거수술 등)도 함께 실시하는 등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치과 파트에서는 프놈펜 치과대학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진료를 돕기도 했다.

특히 위내시경검사를 통해 위궤양·조기위암 등을 진단했고, 복부초음파에서는 복수를 동반한 진행성 간암, 자궁암, 만성 B형간염, 비대사성 간경변 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을 진단했다. 갑상선 유두암 등을 발견하기도 했으나 현지 병원의 시설이 낙후돼 있어 더 이상의 치료를 해줄 수 없다는 현실에 의료진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25일 낮 최고 기온이 43.5도를 기록했다.
25일은 새벽부터 내린 폭우가 걱정이었다. 봉사단이 도착하기전부터 200여명의 환자들이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봉사단은 환자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건물 앞 질퍽해진 마당에 대형 천막을 세웠다.

또 약국처방이 이뤄지는 장소는 빗물이 새는 등 불편한 것들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빗물이 새는 지붕에 플라스틱 박스를 이어 붙이고, 습해진 날씨를 이기기 위해 대형 선풍기를 동원해 더위를 달랬다.

 외과 파트에서 '지방종제거수술'을 현장에서 직접 하고 있다.ⓒ의협신문 이정환

▶현지 국회의원 및 의료원과 사회공헌 파트너십 MOU체결

매년 봉사 활동을 할 때마다 봉사단은 '결혼이주여성 천정국가 보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캄보디아에서 2010년 구미시로 시집온 '본쳉리'씨가 동행해 친정방문과 함께 봉사단의 통역과 안내를 도왔다.

물품지원으로는 프레아 비헤아르주 의료원에 의약품과 의료물품(800만 원 상당)을 전달했고, 현지 주민들에게는 치약칫솔세트, 비누, 돋보기, 상처용 밴드, 학용품 등의 생활용품(1500만 원 상당) 진료의약품(3400만 원 상당) 등 총 5700만원 상당을 지원했다.

약국창구 건물 앞으로 떨어지는 빗물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을 이어 붙이고 있다.
진료이외에도 경상북도의사회를 비롯한 경상북도 보건단체 의료봉사단과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를 대표하는 수스야라 국회의원간에는 경상북도가 추구하고 있는 건강새마을 세계화 사업 및 사회공헌과 의료지원 활동을 실현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을 통해 향후 봉사활동을 통한 주민을 상대로 하는 대량 스크리닝과 프레아 비헤아르주의 유일한 병원인 의료원의 진료역량 강화를 통해 환자가 지속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의료 환경과 주민건강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또 캄보디아 현지 의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교육을 시켜줄 것을 협약했으며, 그 일환으로 의사 초우 포니나씨가 8월 1일부터 2017년 1월 31일까지 6개월 간 한국에서 의학연수를 받도록 했다.

프레아 비헤아르주 의료원에는 의료진 2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에어컨 시설은 찾아볼 수도 없고, 환자들은 복도에 누워서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등 시설·인력 등 모든 분야에서 의료원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의료원 시설은 우리나라 보건소보다도 열악했다.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건물 복도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의료원을 방문한 김재왕 경북의사회장은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캄보디아 현지의 의료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들의 의료수준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의료원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의료원에 근무하는 의사 중 한국에서 연수를 받기롤 희망하는 의사를 선발해 지역의료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사단은 의료원과 지속적인 교류를 약속했다. 의료원 관계자와 봉사단이 현지 의료인 연수교육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의협신문 이정환
▶자라나는 초등학생에게 건강검진 및 위생교육 전개

이밖에 봉사단은 봉사지역 인근에 위치한 프레아 비헤아르 초등학교를 방문해 초등학생 216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건강검진 및 보건교육 사업'을 진행했다.

이날 보건교육 사업에는 김재왕 경북의사회장(내과), 이우석 봉사단장(안과), 이정미 과장(소아청소년과), 김원표 원장(치과), 윤난숙 회장(보건교육)이 직접 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건강과 구강상태를 점검하고 소견이 발견될 시에는 봉사활동 진료소 현장을 방문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각 파트별로 초등학생들에게 보건교육을 실시한 봉사단원들은 직접 초등학생들에게 올바르게 양치질을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개인위생 및 손씻기 교육을 실습을 겸해 진행함으로써 질병예방과 건강한 삶, 개인위생의 관념을 심어줬다.

윤난숙 간호사회 회장은 "이번 봉사활동에 간호사들이 9명 참여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은 간호사들이 참여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진료활동은 물론 간단한 보건교육 등에도 간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다음 봉사활동 때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폭우가 내리는 아침. 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이 대형 천막 아래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의협신문 이정환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하나된 '잘살아보세∼∼'

셋째날인 7월 25일. 모든 진료를 마친 저녁에는 통역 봉사활동에 참가한 캄보디아 프놈펜대학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상북도의 새마을운동을 알리는 강의가 진행됐다.

채한수 경북의사회 기획이사는 '새마을운동'  주제의 강의에서 새마을운동의 3대 기본정신인 근면·자조·협동을 바탕으로 '땀흘려, 내힘으로, 서로 도와, 잘 살아보자'는 정신을 전달했으며, 강의 중간 중간 함께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굳은 의지를 심어줬다.

채 기획이사는 "경상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담긴 새마을의 메아리가 인류행복으로 울려 퍼지길 바라며, 가난과 빈곤이 없는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자"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이어 캄보디아 프놈펜대학 학생들이 준비한 캄보디아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있은 후, 캄보디아 전통춤인 '압사라'를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압사라 춤은 캄보디아 크메르족의 전통 춤인 압사라와 관련된 내용으로 힌두교의 신화에서 기원된 것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25일 진료활동을 마친 봉사단은 26일 진료현장을 다시 방문해 한국으로 다시 가져갈 짐들을 챙겼고, 27일은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 비행기를 타고 28일 새벽에 김해공항에 도착하면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이우석 봉사단장이 올바른 칫솔 방법을 직접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있다.ⓒ의협신문 이정환
▶경상북도의 적극적 지원…의료봉사단에 큰 힘

봉사활동의 방향을 정하고 캄보디아 당국과 행정적 협의를 통해 봉사활동을 잘 마무리한 김재왕 경북의사회장은 "이번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를 위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특히 캄보디아 당국의 행정적 지원과 현장에서 도움의 손길을 놓지 않은 수스야라 국회의원, 운짠다 부지사 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경상북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번 봉사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봉사활동에는 여러 기관 및 단체에서 도움을 줬다. 경상북도는 행정적 지원과 함께 5000만원의 지원금을 집행했고, 경북의사회 회원들은 매월 사회공헌 및 의료봉사 활동을 위한 후원금을 내고 있다. 또 의료봉사단원들은 일체의 경비 모두를 부담하고 개인휴가를 이용해 귀중한 시간을 내어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밖에 대한의사협회와 대구경북개원내과의사회에서 후원금을, 경상북도의사회에서 의료봉사의 전반적인 진행과 칫솔·치약 2000개, 비누 300개, 상처밴드 2000개, 쿨타올 150장, 손수건 300장을 기부했다.

또 경상북도치과의사회는 칫솔 1300개와 치약 300개를, 경상북도한의사회는 한방파스 1000장, 경상북도간호사회는 팔토시 200장, 경상북도약사회는 어린이 비타민과 구충제를 지원했다.

 치과 파트에서는 프놈펜 치과대학 학생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통역은 물론 어시스트 등 큰 도움을 줬다.ⓒ의협신문 이정환
건강보험심사평가원대구지원에서는 상처밴드와 물티슈를, 지멘스코리아에서 초음파기기 1대를 대여해줬다. 또 동국대학교의과대학 아토피센터에서 어린이용 색연필 300개, 안동MBC에서 영상촬영, 국내·외 41개 제약회사에서 진료약품 일부를 지원해 줘 원활한 의료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

이우석 봉사단장은 "올해로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4회째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봉사와는 달리 지속적인 교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는 환자를 많이 보는 것보다 현지 의료기관의 질적 수준을 높여 현지주민들이 더 많은 의료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 거점병원을 만들어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캄보디아 의료진을 매년 한국으로 초청해 연수교육을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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