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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접촉 잦은 의료진, 결핵 감염 '비상'

환자와 접촉 잦은 의료진, 결핵 감염 '비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0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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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의료진 결핵 감염 증가…정기검진 필요
"근무 여건 개선 병행돼야 감염 막을 수 있어"

최근 이대목동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이 연이어 결핵 감염이 발생하면서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결핵이 발생하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된 의료진들이 환자를 진료하거나 간호를 할 때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감염관리실을 통한 예방은 물론 정기검사를 통해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 감염 의료진이 많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학회 등 전문가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병원이 많아 병원 의료진(의사·간호사)들의 정기검사를 의무화해야 하고, 근무여건도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병원 내 결핵감염이 주목받은 것은 서울지역에서 2주 사이에 의료진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먼저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7월 22일 중환아실 간호사가 결핵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고, 중환아실을 이용한 신생아 1명이 잠복결핵감염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돼 불안에 떨게 했다.

그런데 삼성서울병원에서도 3일 소아혈액 종양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1명이 정기 건강검진에서 전염성 결핵으로 확인돼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서울시·강남구보건소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보건당국은 즉시 '결핵역학조사반'을 구성하고 삼성서울병원에 상황실을 설치, 조사 대상 기간 동안 해당 병동을 이용한 환자 86명과 근무를 함께 한 직원(의료진 포함) 4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대목동병원·삼성서울병원 뿐만 아니라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여러 곳에서도 의료진들의 결핵 감염이 발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영남대병원에서 신생아실에서 근무했던 전공의가 폐결핵에 감염돼, 전공의와 접촉을 한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벌였다. 다행히 역학조사 결과 폐결핵이 발병했거나 잠복결핵으로 확인된 신생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대병원 사건이 잠잠해지자 올해 3월에는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도 소아청소년과에 근무하던 전공의가 결핵에 감염돼 보건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전공의 확진 판정 이후 병원측은 질병관리본부와 대구광역시 등에 상황을 보고하고, 전공의가 근무했던 소아병동을 비롯해 신생아집중치료실 환자 및 보호자 172명을 직·간접 접촉자로 분류했다.

또 이 가운데 46명은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검사를 발빠르게 진행했다. 병원 직원(의료진, 간호사, 행정직원 등) 141명도 검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메르스 사태 이후 보기 드물게 감염관리를 철저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도 올해 5월에는 경기도 가평군보건소에 근무하던 공중보건의사가 잠복결핵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논란이 됐다. 공보의 결핵 감염은 근무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대한의사협회는 "공보의에 대한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병원등에서의 결핵 감염, 특히 신생아실 등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이 많은 곳에서의 감염이 증가하자 보건복지부는 8월 4일부터 의료기관·학교·어린이집 등 집단시설 종사자 대상 결핵·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결핵으로부터 영유아와 학생, 환자와 의료인을 보호하고, 학교와 병원 내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결핵검진은 매년, 잠복결핵검진은 근무기간 중 1회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관계자는 "큰 병원의 경우 1년에 1회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결핵 감염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규모가 작은 병원의 경우 여전히 정기검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감염관리실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병원급 이상에서는 의료진 결핵 감염 정기검사를 의무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의무화 하도록 결핵예방법 시행규칙을 개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소아환자들이 많은 병동에서의 결핵 감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앞으로 병원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몰려 있는 병동은 집중적으로 감염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 환자보다 환자를 매일 접촉해야 하는 의료진들의 결핵 감염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며 "병원마다 매뉴얼을 만들어 2차, 3차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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