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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수술결과 나쁘더라도 진료비 낼 건 내야"
법원 "수술결과 나쁘더라도 진료비 낼 건 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7.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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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코일색전술·풍선확장술 후 식물인간...의료진 과실 불인정
관상동맥중재술·스텐트삽입술 기왕력에다 치료하기 힘든 다발성 협착 판단

▲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A씨와 배우자·자녀가 F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5억 5917만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2014가합8535)을 모두 기각했다.

오히려 F병원이 A씨와 배우자를 상대로 제기한 진료비등 납부 소송(2014가합23541)에서 3748만원의 진료비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0년경 협심증 진단 하에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병력이 있으며, 고혈압·고지혈증 기왕력이 있어 항고혈압제와 항고지혈제·항응고제 약물을 복용해 왔다.

A씨는 2013년 5월 25일 후두부위 두통이 발생하자 5월 28일 다른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및 뇌혈관 전산화단층촬영(CTA) 검사를 받은 결과, 다발성 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F병원에 입원한 A씨는 5월 30일 뇌혈관조영술 검사에서 우측 후교통동맥 및 좌측 전교통동맥 부위에 비파열성 뇌동맥류 소견과 두개내 동맥등에 다발성 협착 소견이 확인됐다. 동맥류는 파열 위험성이 높은 부위에 발생,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됐다.

6월 17일 F병원에서 입원한 A씨는 6월 18일 10:55경 우측 후교통동맥의 동맥류 부위에 코일 색전술을 먼저 받은 후 좌측 전교통동맥 동맥류 부위도 같은 시술을 받았다.

시술이 끝날 무렵 동맥류 근처에서 작은 혈전이 관찰되자 F병원 의료진은 혈전의 크기 증가 여부를 30분∼1시간 후 다시 확인키로 하고, A씨를 마취에서 깨웠다. 당시 A씨에게 특별한 신경학적 이상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시술 후 30분 후 회복실에서 A씨의 경과를 관찰하던 중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자 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 혈관조영술 결과, 동맥류 경부 근방의 양측 A2 분절 근처에 혈관이 커진 것을 확인한 F병원 의료진은 미세 카테터를 이용, 혈전용해제·항혈소판제를 국소 주사해 재개통을 시도했으나 20회 이상 반복해 혈관이 재개통됐다가 다시 혈전으로 혈관이 폐색되는 양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양측 A2 분절이 모두 폐색된 소견을 확인하고, 혈관 개통을 위해 A1 분절에서 촤측 A2 분절에 스텐트를 삽입, 재개통했으나 수 분 후 다시 혈전으로 막혔다. 혈전용해제를 투여했으나 다시 폐색됐다.

F병원 의료진은 풍선확장술까지 시행했으나 시술 도중 혈관 파열과 출혈이 발생했다, 풍선을 이용한 지혈 처치 후 뇌실외 배액술이 이어졌다.

뇌혈관조형술을 통해 출혈 여부를 확인한 결과, 시술 30분 후 다시 출혈 소견이 보이자 A1-A2 분절 근위부를 코일로 폐색했다. 추가적으로 출혈 여부를 확인, A1·A2 분절 폐색 소견과 중대뇌동맥류 혈류가 정상인 것을 확인한 의료진은 A씨를 중환자실로 이송했다.

6월 19일 뇌경색으로 인한 뇌부종으로 두개골 절개술을 받은 A씨는 7월 19일 두개골 재삽입술과 수두증 소견에 대해 뇌실-복강간 단락술을 받았다.

이후 치료 중 뇌척수액 감염 소견으로 항생제 투여를, 8월 4일 션트 카테터 제거술을, 9월 9일 감염증 회복 소견에 따라 뇌실-복강간 단락술을 다시 시행받았다.

현재 A씨는 양측 전대뇌동맥 뇌경색으로 인해 양측 전두엽 기능이 소실, 식물인간 상태다.

A씨 가족은 F병원 의료진이 주의의무 위반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게 됐다며 사용자로서 채무불이행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코일색전술 시술 과정이나 이후 치료과정에서 과실로 인해 혈전 및 뇌출혈을 야기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A씨의 경우 일반적인 혈전보다 치료하기 힘든 혈전이고, 반복적으로 혈전이 발생한 것은 개인적인 소인의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풍선확장술 시행 당시 이미 A씨는 전대뇌동맥 폐색 때 나타나는 의식저하 증상을 보였고, 반복적인 혈전 발생과 혈관 폐색이라는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의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풍선 확장술 도중 혈관 파열 소견을 확인하고, 풍선을 이용해 즉시 지혈처치를 한 후 뇌실외 배액술등 후속조치와 A1·A2 분절 근부위 코일 폐색 시술도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3년 6월 17일부터 2014년 1월 24일까지 F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동안 발생한 진료비 3748만원에 대해 배우자 B씨가 진료비 채무를 연대보증한 만큼 지급명령 정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4년 2월 18일부터 2015년 9월 30일까지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지연손해금 20%를, 그 다음날인 2015년 10월 1일부터 연 15%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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