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려운 전시를 또 해냈지 말입니다"
"그 어려운 전시를 또 해냈지 말입니다"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6.07.11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바람난 의사들의 사진전', 갤러리인덱스에서 20~25일까지
정태섭·김권일·이관우·홍천수 등…사진 20여 작품 선보여
▲ 정태섭 작, 그대와 축배를.사랑이 무르익을 때 서로의 마음을 하트모양 장미의 배열속에서 축배를 하는 장면으로 표현해 드라마의 전체 흐름과 알맞게 묘사했다.

갤러리인덱스(서울시 종로구 관훈동)에서 20~25일까지 현직 의사이자 사진작가로 활동중인 정태섭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권일 원장(예빛안과), 이관우 원장(이관우내과), 홍천수 교수(연세의대 명예교수) 등의 그룹전 '바람난 의사들의 사진전'을 열어 모두 20여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진료실 배경화면으로 등장한 작품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에 등장한 작품 4점은 스토리의 흐름과 연결된다.

작품 '해바라기'는 주인공 남녀가 서로를 알아본 순간을, '장미의 영혼'은 숨기고 있지만 속마음이 뜨겁게 타오르는 두 사람의 사랑을, '그대와 축배를'은 하트 안에서 이뤄지는 건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신한 순간을, '약속'은 손가락의 반지를 통해 사랑의 완성을 상징한다. 드라마를 떠올리며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작가 정태섭 교수는 현재 영상의학과 전문의이며 연세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다. 그는 2007년 엑스레이 미술가로 첫 입문해 엑스레이 아트(X-Ray Art)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며 한국 현대미술사의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 홍천수 작, 소나무, 2013년 7월 13일, 영월군 중동면 솔고개에서 홍 교수가 직접 촬영했다.

 

 

한편, 지난 3월 <동상이몽>전을 통해 고난함과 삶의 역경이 물씬 풍기는 문래동 옛 철공소길을 '땀내 나는 일손의 현장, 현대화 된 서울 속에 또 하나의 공간'으로 그만의 조형언어로 풀어낸 이관우 내과의원장이 이번 전시에 함께 참여한다.

작품 '조형 3-07'은 왠지 거칠것만 같은 주재료의 컨셉트와 다르게 쇠파이프 등 철재재료 속에서 마치 현대미술의 간결함과 세련된 조형미를 엿볼 수 있다. 반면 '문래동의 힘'이나 '공장의 쉼터' 작품을 보면 삶의 현장에서 끌어내는 깊고 섬세한 이 원장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한국 꽃가루 알레르기 도감>을 펴낸 홍천수 연세의대 명예교수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홍 명예교수가 35년간 알레르기 학자로 지내며 꽃가루를 찾아 이 산 저 산, 이 들판 저 계곡을 헤매며 결실을 얻은 이 책속의 사진은 모두 홍 명예교수의 땀과 애환이 담긴 사진으로 알려져 당시에도 세간의 화제였다. 그래서인지 자연을 소재로 한 이번 전시 작품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소나무' 작품은 그가 지난 2013년 영월군 중동면 솔고개에서 촬영한 작품으로 수령 300년된 소나무다.

자태가 정2품 송과 비슷하며 '우황청심원'과 '솔표담배'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 노송은 소나무의 위용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동시에 잘 표현한 수작이다. 홍 명예교수는 2013년 '나의사랑 나의자랑 세브란스'·'Severance Art Space' 등 개인전과 함께 올해 '제 2회 SPC 사진대전(한전아트센터 갤러리)' 단체전에 참가해 작품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의 주인공은 김권일 예빛안과의원장이다. 김 원장의 작품은 사진 작품이라기보다는 현대미술의 실험적 장르를 기반한 설치 미술작품으로 더 다가선다. 이중 프레임의 구조를 띤 작품은 '갇힘'과 '열림' 그리고 그 안에서 보여지는 연속된 이미지들의 매개채가 전달하는 강한 메세지로 구성됐다. 갇힌것일까? 살짝 숨겨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만 열수 있는 그 무엇일까?

김 원장은 "문이라는 틀의 프레임은 '갇힘'이 아닌, 이루지 못했던 마음속 간직한 꿈·숨겨왔던 기억들을 보관하는 종이상자, 나무상자 등 옛것들을 소중히 간직하는 장치"라고 설명한다.

작품 '응답하라 1993'에서 김 원장은 "1993년 여름의 시작을 알리던 장마철, 우리는 처음 만났다. 그리고 연애를 했다. 6년을 했다. 그리고 1998년 결혼을 했다. 17년을 함께 살았다. 아직도 연애를 하고 있다…."라고 소개한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1993년부터 김 원장의 부인과 주고 받은 여러장의 연애편지 겉봉투들로 이뤄졌다. 그렇게 그들의 소중한 기억은 낡고 작은 캐비넷안에 소중히 담겨 있다.

김 원장은 2014년 '통시 3인전(갤러리 미술세계)', 2015년 '<광복 70년, 분단 70년> 프로젝트전(오두산 통일 전망대)'·'동강 국제사진제 <Growing Up> 초대작가'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사진 평론가 최건수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일탈은 늘 흥미진진하다. 본업이 타인의 아픈 몸 다스리는 일이지만, 정작 꿀맛은 의사 가운을 잠시 벗어두고 해찰할 때가 아닐까 싶다"라며 "예술의 카타르시스 기능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자, 타인까지 즐겁게 해주는 일이다. 의술을 베풀어 환우들의 고통을 덜어줄뿐더러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영혼까지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것이 큰 축복이다"라고 의사 작가들이 펼치는 전시의 의미와 깊이를 확장해 전했다<문의 02-722-6635, galleryindex.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