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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단독, 간암치료 성공할 수 있을까?

면역항암제 단독, 간암치료 성공할 수 있을까?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7.1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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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빈도 잦고 중증이라면 간암치료에서 면역항암제 기대 ↓
김도영 교수, "새로운 혁신 가져올지 다국가 임상3상 결과 기다려봐야"

김도영 교수
간암치료에도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으나, 당뇨병 유발 또는 악화, 신경독성, 자가면역성 간염, 대장염, 폐 섬유화, 피부 독성 등 전신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잦은 빈도, 혹은 중증으로 나타난다면 면역항암제에 대한 현재의 희망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도영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대한간암학회 학술이사)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e-뉴스레터> 6월호에 '간암 치료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글을 통해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치료제의 여러 가지 제한점 때문에 면역항암제가 주목받고 있으며, 간암 치료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지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고형암 중에서 간암과 같이 분자생물학적 또는 임상적으로 복잡한 암종을 찾기는 어렵다. 또 간암은 췌장암이나 폐암과 더불어 치명률이 높고, 동반한 간경변증으로 인해 조기진단이 쉽지 않다.

다행히 간암의 분자생물학적 발생 기전이 점차 규명됨에 따라 특정 세포 내 신호나 분자를 표적으로 한 치료가 가능하게 됐고, 대표적인 표적 치료제가 '소라페닙(sorafenib;넥사바)'이다.

소라페닙은 Raf와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VEGFR)-2, 3 또는 platelet 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PDGFR)-β를 주요 표적으로 한다.

김 교수는 "다국적 3상 임상 시험을 통해,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대조군과 비교해 소라페닙의 유의한 생존 연장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그동안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던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이 약물이 떠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생존 연장이라는 것이 아무 치료도 받지 않는 보전적 치료와 비교해 3개월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간암에서 새로운 치료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최근 흑색종이나 폐암과 같은 다른 고형암과 마찬가지로 간암에서도 면역세포의 기능을 항진시키는 면역치료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기대했다.

다시 말해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는 T수용체를 통해 종양 세포 표면의 종양 항원을 인지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그랜자임(granzyme)이나 퍼포린(perforin) 등의 물질을 분비하게 되는데, 암세포 주위에 모여드는 T세포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하지만 'exhaustion'되어 있어 이러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이러한 T세포의 기능 부전은 역시 T세포 표면에 부착돼 있는 'PD(programmed death)-1 수용체'에 종양 세포 표면의 'PD-1 ligand'가 결합함으로써 유발된다는 것이 차례로 밝혀지게 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PD-1과 PD-1 ligand의 결합을 억제하는 PD-1 inhibitor 또는 PD-1 ligand inhibitor를 투여함으로써 T세포의 본래 암세포 살상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 치료 원리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동안 간암 치료제로 사용된 약물인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치료제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제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세포독성 항암제는 애초부터 간암 치료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낮은 반응률과 높은 부작용 발생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간기능이 여의치 않은 환자에서 세포독성 항암제는 간기능을 더욱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며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은 이 약물에 반응이 좋을 환자와 그렇지 않을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아직도 없다는 문제, 그리고 동양인에서 높은 빈도의 부작용 발생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현재 면역항암제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3상 임상 시험중으로, 이 약물이 간암 치료에서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간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더구나 면역항암제는 인체의 비특이적이고도 전반적인 면역 상승을 유도하기 때문에 매우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개연성이 있고, 이미 그러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부작용이 잦은 빈도로 나타나거나, 중증으로 나타난다면 간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면역항암제의 다양한 임상연구결과와 관련 임승택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혈액종양내과)도 "면역항암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갑상선질환, 간염, 폐렴, 설사 등이 보고되고 있다"며 "면역항암제가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을 낮추기는 했으나,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면역항암제의 독성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혀 면역항암제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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