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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에서의 값진 금메달…"탁구는 건강 첩경"
슬로베니아에서의 값진 금메달…"탁구는 건강 첩경"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6.2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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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회 세계 의료인 체육대회를 다녀와서-
김명한 한국의사탁구연맹 회장(경기 안산·김명한안과의원)

세계의료인체육대회(WMHG)는 1978년 제1회 대회가 프랑스 칸느에 시작된 이후 거의 매년 열리고 있는데 그동안 15개국 29개 도시에서 개최됐다.

37회를 맞는 올해는 발칸반도의 슬로베니아 북동지역에 위치해 율리안 알프스에 둘러싸인 마리보(Maribor)에서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열렸다.

이 대회에서는 전세계 의료인(의사·약사·치과의사·의료에 종사하는 모든 직업 및 학생) 약 2000명이 참가해 8일간 거의 모든 올림픽 경기 종목과 스포츠 관련 세미나가 함께 열린다. 1996년부터 이 대회에 14번 참가한 필자는 그동안 12번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번 대회 또한 금메달을 목표로 5월 27일 한국을 출발해 당일 밤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랴나(Ljubljana)에 도착했다.

'발칸 반도의 스위스'라 불리는 슬로베니아는 면적이 한반도의 약 십분의 일 정도이고 과거 유고슬라비아에서 탈퇴해 1991년 독립된 국가로서 독립과정에서 연방정부와 내전을 치르며 수많은 생명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국민소득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며 국민 대부분은 영어를 구사한다. 필자도 대회 참가 전 루블랴냐와 주변 관광지인 Bled 호수 등을 여행 했는데, 주민들은 매우 정이 많고 친절했으며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서 놀랐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를 갖고 있는 'clean 국가'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관광 대국임을 알 수 있었다.

얼마전 tvN의 '디어 마이 프렌즈'는 아드리아해에 인접한 피란(Piran), 수도인 루블랴냐, 블레드 호수의 등 경관이 수려한 슬로베니아의 곳곳을 소개했는데, 직접 둘러보니 앞으로 한국인이 선호하는 해외 관광지로 인기를 끌 것이 분명해 보였다. 3일간의 휴식 및 관광 후 5월 30일 버스를 타고 루블라냐에서 마리보로 떠났다. 3시간 여만에 도착한 마리보는 율리안 알프스 지역의 도시로 인구 8만명에 포도주 생산지로 유명한 청정지역이다.

필자가 참가한 탁구 종목은 월요일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열렸으며 약 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WMHG은 연령별로 카테고리를 나누며 저자가 속한 카테고리는 50∼65세의 그룹이었다. 각 카테고리 별 단식 경기를 하고 전체 선수들이 핸디 없이 통합 단식을 하며 순위를 결정했다.

필자는 이번 대회에서 연령별 카테고리 우승과 전체 통합 단식에서는 동메달,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통합 복식에서는 브라질 안과 의사 AYADANO FERRAZ와 함께 한 조를 이뤄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명한 한국의사탁구연맹회장은 지난 5월 28일~6월 4일 열린 제37회 세계의료인체육대회 탁구종목에 참가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올해 통합 단식 우승자는 칠레의 치과의사(35세 이하 카테고리 PABLO GATICA)로서 필자가 준결승전에서 3:0으로 패했는데 프로선수 생활을 한 것 같은 실력의 소유자였다. 3, 4위전에서는 헝가리 선수(LASZLO SAGZI·정신과 의사)를 3:0으로 이기고 동메달을 땄다.

남자 복식 파트너인 브라질의 AYDANO FERRAZ는 안과 개인 병원을 운영하는 46세 의사로서 2008년 독일 대회에서 필자와 복식조를 이룬 경험이 있었다. 2008년 이후에 8년만에 참가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필자와 복식경기에 출전했다.

재미있는 해프닝도 있었다. 브라질 선수와 복식경기에 출전하기로 결정하고 난 후 터키 선수(KURSAT CAVUSOGLU)도 필자에게 복식조 구성을 요청한 것이다(터키 선수는 작년 대회에서 필자와 복식을 이뤄 금메달을 획득했음). 터키 선수와 짝을 이루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을 알지만 이미 브라질 선수와 출전하기 결정한 이후라 난처한 입장이었다. 이 때 브라질 선수가 터키 선수에게 "나는 필자와 이미 8년 전에 복식을 하기로 먼저 예약했다"라고 말해 터키 선수의 의지를 포기하게 만드는 재치를 보여줬다.

남자복식 동메달을 획득한 후 브라질 선수가 어린아이처럼 열정적으로 기뻐하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우리는 그날 복식 동메달 기념 맥주 파티를 마리보 시내에서 가졌다. 같은 안과의사로서, 환자 진료와 브라질에서의 생활, 탁구 등을 이야기하며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혼합 복식에서는 아내와 함께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혼합 복식은 의료인이 아닌 선수와 참가할 수 있으며 아내 또한 아마추어 생활 체육 탁구인으로서(필자와 핸디 4점 차이) WMHG에 거의 함께 출전해 혼합 복식 메달을 다수 획득했다.

탁구 경기는 고도의 심리전 게임이며, 상대방의 약점·장점을 파악해 약점을 끈질기게 공략하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다. 물론 무엇보다도 많은 시합 경험도 중요하다. 또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다. 진료현장에서 항상 스트레스에 짓눌려 운동이 부족한 의사들에게 탁구는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또한 실력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훌륭한 운동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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