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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9 19:35 (금)
[신간] 할 말은 많은데

[신간] 할 말은 많은데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6.06.2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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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홍 지음/도서출판 진실한 사람들 펴냄/1만 3000원

 
"여보, 당신도 할 말은 많을텐데 하지 못하니 답답하지요. 천국에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을 기다리겠소. 당신이 먼저 가더라도 날 꼭 기다려 주시오. 그 곳에서 육신의 아픔을 모두 벗어던지고 맘껏 못다한 이야기를 합시다. 내 말을 듣고 있는 것이오?" 암세포가 뼛속으로 침범하는 고통을 참아가며 외치는 할어버지의 애절함을 할머니는 듣고 있는 건지 그저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할 말은 많은데' 중)

전경홍 한국의사수필가협회장(경북 문경·동산가정의학과의원)이 수필집 <할 말을 많은데>를 펴냈다.

저자는 동아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만학의 질곡을 넘어 불혹에 의업에 들어섰다. 청소년시절 책을 좋아하고 글 쓰는 것을 즐겨했지만 의사의 길에 들어선 이후 마음 속에 자리잡은 문학에 대한 연정을 뒤로하고 의료인의 삶에 얽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남들은 늦었다고 여길만한 60대 중반에 문학에 대한 연정을 끝내 외면치 못하고 <한국문인>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의료 현장과 일상에서 겪어 온 수많은 이야기들을 담백한 필치로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의창을 통해 바라본 감동스러운 이야기, 아픈 이야기,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송이버섯 향기(송이버섯 향기·시내산의 새벽·건배·도라산의 눈물·사랑둥지 사람들·위 내시경의 달인·허공에 날린 유언·화진포 별장의 단상·나의 길 나의 사상) ▲믿음의 기도(내가 뵈었던 장 박사님·결혼주례의 유감·내 친구의 아들·명예욕·믿음의 기도·할 말은 많은데·일확천금의 꿈·의사도 다치나요·군 폭력의 피해자) ▲어머님의 삼계탕(어머님의 삼계탕·된장찌개 이야기·웃으면서 떠난 친구·이발·까치 가족의 수난·가족계획·죽마고우·저무는 가을 새재 나들이) ▲거기서 만나요(거기서 만나요·20년만의 화해·까맣게 잊었는데·나의 군생활의 단면·두껍아 어디 가니·목적지를 착각한 기사·새벽 골프·시한부인생) ▲아침 전화(사진 속에 담긴 추억·아침 전화·햇빛 쏟아지는 거리·커피의 유혹·아들을 만나던 날·어린이날을 보내며·카네이션의 색깔·홀인원 증인) 등을 중심으로 마흔 두 편의 글을 차려 놓았다.

정종명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발문에서 "수필은 곧 작가의 삶이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체험의 연속이다. 수필가에게 체험의 중요성은 글쓰기의 1순위이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그 체험을 문학적으로 형상화시키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전경홍 수필가는 수필가이기 전에 의사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투철한 직업의식으로 일관된 내용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재찬 한양대 교수는 "저자의 글은 대부분 증언이었고 교술성이 강했다. 그는 뭔가를 전하고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 글이야말로 도를 전하는 가장 오래된 수단이 아니던가. 혼자 알고, 혼자 경험하고 내버려둘 수 없었던 삶의 체험과 깨달음들, 그는 그것을 수필의 형태로 세상에 전하고 가르치고 싶어던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02-730-30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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