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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수술, 말기 간질환 최고 치료법으로 발전

간이식 수술, 말기 간질환 최고 치료법으로 발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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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간이식 5천례 달성...92년 첫 시행 후 97% 성공률
미국 미네소타 의과대학에 간이식 전수 등 세계 의학계 선도 역할

이승규 석좌교수(오른쪽) 등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과거 의료 선진국으로부터 의술을 배우던 입장에서, 이제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최고의 의료기관에 간이식 수술을 전수하며 세계 간이식을 선도하는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또 하나의 큰 발자취를 남겼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최근 말기 간경화와 간암으로 생명이 위독한 40대 남성에게 조카의 간을 성공적으로 이식함으로써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간이식 5000례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92년 8월 처음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5000명의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변형우엽, 2대1 간이식 등 진화를 거듭한 생체 간이식 수술법의 개발과 수술 전후 관리의 향상에 힘입어 수술 성공률 97%를 기록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20년 넘는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간이식계가 서울아산병원의 경험을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인정하는 데에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97%(1년), 89%(3년), 88.5%(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5000명의 환자 중 대다수의 환자가 시급히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수술 성공률이 극히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생체 간이식을 주로 시행했음에도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뇌사자 간이식을 주로 하면서도 한국보다 간이식 역사가 긴 미국(UNOS)의 간이식 생존율 88.7%(1년), 82.7%(3년), 79.7%(5년)을 훨씬 뛰어넘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이번 5000례를 달성하는 동안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2011년과 2015년에는 전 세계 간이식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연 400례 이상을 시행했는데, 이는 간이식 수술의 높은 안정성과 성공률에 바탕한 것이다.

게다가 단일 병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물론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독자적으로 개발한 생체 간이식 수술법은 아시아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국제 표준 치료의 프로토콜로 자리잡고 있으며,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도 세계 최다인 379건의 수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60년 전 한국 의사를 가르쳤던 미네소타 대학병원의 의료진이 생체 간이식을 배우기 위해 지난 2015년 11월부터 서울아산병원을 직접 찾고 있다. 매년 미네소타 병원을 포함한 해외 의료진 수백명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과 숙식을 함께하며 첨단 간이식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나아가 의료 선진국으로부터 받았던 혜택을 되돌려 주기 위해 2011년부터 최근까지 몽골을 13회 찾아 24례의 간이식 수술을 현지에서 시행했다.

2012년부터는 베트남도 9회 찾아 9례의 수술을 진행하는 등 개발도상국을 직접 방문해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이들 국가의 의사들을 서울아산병원에 초빙해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승규 석좌교수(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는 "지금까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들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수술 성공률이 매우 높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국내를 넘어 세계 의료계의 '생체 간이식 메카'로 자리 잡게 한 세계 최고의 성공률은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모든 팀원들의 협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신 장기이식센터 소장(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은 "6월부터 뇌사 간이식의 수혜자 선정 시 미국과 유럽의 표준 기준이 적용돼 더 많은 뇌사자 간이식이 시행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런 변화 속에 서울아산병원 국제 표준 간이식 프로그램은 국내 및 세계 간이식의 발전을 선도하며 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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