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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협상 돌입 옵디보·키트루다의 협상전략은?
급여협상 돌입 옵디보·키트루다의 협상전략은?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6.2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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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 위험분담제, 옵디보 일반 방식 채택
옵디보 예상과는 다른 '승부수' 던지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급여받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옵디보는 지난 5월 일반 급여방식으로, 키트루다는 지난 5월 '위험분담제(RSA)' 방식으로 각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여부에 따라 두 치료제의 생사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 치료제가 전혀 다른 급여협상 방식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둘 중 한 치료제만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우선 키트루다는 PD-L1 반응률(TPS) 50% 이상인 경우만 급여하는 '제한적인 급여' 방식을 선택했다. 표시가격을 높게 유지하기 위해 표시가격과 실제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 방식인 RSA 제도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키트루다는 'PD-L1' TPS 50% 이상을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아 급여전략 역시 TPS 50%를 급여기준으로 삼았다. 가격 역시 RSA 방식이라 급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 낮은 보험약값을 책정하고 싶은 정부측과 실제 가격을 손해보더라도 표시가격을 높게 받고 싶은 제약사와의 이해관계가 맞으면 협상타결 가능성이 높은 제도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잴코리와 레블리미드, 에볼트라 등 고가 항암제가 모두 RSA 방식으로 급여를 받았다. 17일 열린 대한암학회 세미나에서 조정숙 심평원 약제관리실장이 "면역항암제는 RSA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고형우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이 "RSA에 접근하기 쉽도록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키트루다의 급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옵디보 '제한없이'...회심의 카드도

반면 옵디보는 키트루다와 비슷한 협상방식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일반 급여협상 방식을 고수하는 '강수'를 뒀다.

일반 급여방식은 표시가격과 실제 보험약값이 같은 일반 치료제의 급여방식이다. RSA보다 제약사나 정부가 협상할 수 있는 가격폭이 좁아 RSA방식보다 협상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PD-L1 TPS 50% 이상을 급여기준으로 잡아 대상 환자를 제한한 키트루다와 달리 옵디보는 바이오마커 제한없이 급여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환자 대상 수가 늘어나 시장이 커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급여재정을 절감해야 하는 정부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옵디보가 급여기준 제한없이 일반 급여방식으로 협상에 들어가자 제약계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반응이다. 만일 옵디보가 급여에 성공한다면 PD-L1 TPS 50% 미만인 환자까지 아우르면서 키트루다보다 폭넓은 처방을 기대할 수 있다.

옵디보의 이같은 승부수에는 효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CheckMate-017에서 바이오마커와 상관없이 옵디보를 투여한 결과 전체 생존율(OS)를 42%나 개선한 임상결과를 얻었다.  

 
차등급여방식 등 플랜B도 준비한 듯

일이 틀어(?)줬을 때를 대비한 '플랜B'도 있어 보인다.

옵디보측은 지난 5월 이미 TPS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법을 급여받기 위해 절차를 밟았다.

제약계는 키트루다와 같이 TPS를 바이오마커로 삼고 급여협상을 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고 있다.

그외에 다양한 급여방식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옵디보를 써보고 효과가 있으면 급여를 받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 대한 투약비용은 제약사가 부담하는 '성과기반 급여제'도 한 방식일 수 있다. TPS를 1% 이상, 10%·50%·70% 등으로 단계에 따라 급여하는 '차등급여방식'도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약제급여과장은 17일 대한암학회 세미나에서 "성과기반형이든 환급제 등 다양한 방식에 대해서 정부는 열려있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원하는 모형을 제안해 달라"고 말했다.

아쉬운대로 옵디보의 퇴로는 확보된 셈이다. 물론 옵디보로서는 벌써부터 '플랜B'에 손이 갈 필요는 없다.

옵디보는 바이오마커를 제한하지 않는 바람에 키트루다보다 다양한 급여협상 전략을 짤 수 있다. 하지만 오직 하나의 방법만을 급여협상으로 미는 키트루다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진 옵디보는 힘이 분산될 수 있다. 

면역항암제 급여를 둘러싼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여여부에 점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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