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L1 TPS 마커삼아 급여 서두르자" 한목소리
고형우 복지부 과장, "면역항암제 급여 열려있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급여가능성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반면 경쟁약이면서 키트루다와 동시에 급여신청을 해야 하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대한암학회가 국제학술대회의 특별세션으로 '면역항암제의 국내 도입과 과제' 세미나를 17일 개최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고형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급여과장은 면역항암제 급여에 대해 "다양한 급여모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다"며 "현 시스템 아래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혀 급여가능성을 높였다.
조정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 역시 "적정성 평가에 따라 면역항암제 급여를 신속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힘을 보탰다.
면역항암제 급여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연간 1억원에 달하는 비싼 약가 탓이다. 급여가 안된다면 사실상 환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다. 제약사도 급여여부는 중요하다. 급여가 안된다면 퇴출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측 관계자의 호의적인 말 한마디에도 제약사가 활짝 웃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키트루다를 출시한 한국MSD가 이번 세미나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패널들이 빠른 시간 안에 제한적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이대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와 김열홍 대한암학회 학술이사, 김철중 조선일보 기자는 'PD-L1'을 바이오마커로 잡아 일부 환자를 급여대상으로 한정해 재정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급여를 서두르자고 의견을 모았다.
키트루다는 이미 비소세포폐암 치료 적응증을 항'PD-L1' 반응률 50% 이상으로 삼아 '위험분담제(RSA)' 방식으로 급여신청을 한 상태다. 키트루다는 '제한적인 환자(PD-LD1 50% 이상)'를 대상으로 급여를 서두르자는 입장이다.
경쟁약인 옵디보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바이오마커없이 모든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옵디보측의 급여전략과는 다른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옵디보는 항PD-L1 반응률이 'EGFR'이나 'HER2'처럼 강력한 표적이 아니어서 바아오마커로 충분하지 않다는 학계의 의견을 근거로 바이오마커없이 급여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이날 세미나에서 나온 중론대로 항'PD-L1' 반응률을 마커로 삼게 되면 키트루다가 먼저 급여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옵디보는 퇴출을 각오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해 <NEJM>에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PD-L1 발현율(TPS)이 50% 이상인 경우 키트루다에 대한 반응률(ORR)은 45.4%로 TPS가 50% 미만인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PD-L1 TPS 수치를 측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투여한 전체군의 ORR이 19.4%로 크게 차이가 없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마커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