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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2 의료 인공지능시대를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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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0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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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한국의학도 수필문학상을 공모하며
신종찬 (한국의학도 수필문학상 조직위원장)
▲ 신종찬 한국의사수필공모전 조직위원장

유월 초인데 벌써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지금 의학도 여러분들은 한 학기를 마무리 지으려 비지땀을 흘리고 있을 성싶다. 그러나 머지않아 여름방학에 만날 낭만의 시간을 그려본다면 여러분들은 어려운 시간을 견뎌낼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하고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의학도수필공모전을 개최한 지도 벌써 여섯 해가 됐다. 사람으로 치면 정규교육인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연령이다. 어느덧 공모전 수상자들이 의사수필가협회 정회원으로 가입하는성과도 있었다.

이 행사는 '현대의학은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의학이 발전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점 또한 수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오늘날 의학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한 대책으로···' 라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료계가 직면한 난제들은 자꾸만 쌓여가고 있다. 이 난제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그 하나는 현실적으로 모순투성이인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시대 등 미래의 의료 환경변화에 대비하는 것일 성싶다.

먼저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 애쓰는 분들은 의료계가 정치권 등 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소통을 잘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아야 할 것이다. 문학은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기회를 준다.

문학에는 여러 장르가 있지만 의사에게는 수필이 어울린다. 수필에는 다른 장르와 달리 철학적 성찰인 말하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필을 문학과 철학의 혼성문이라고까지 한다. 수필을 가치 있는 경험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문학이라 정의하는데, 의사는 어느 직역보다 가치 있는 경험을 자주 할 수 있다.

향후 슈퍼컴퓨터를 앞세운 인공지능시대에는 의료 환경에도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예상한다. 의료행위가 병원 중심에서 재택(在宅) 치료와 자가(自家) 진단 중심으로 바뀌어, 병원을 찾고 입원하는 환자가 줄어들게 된다고도 한다. 의료 정보에 대한 의사의 우월적 지위가 약화되고 환자의 자기 주도적 결정권이 강화되는 의사-환자 관계의 변화가 가속될 것이란다.

이에 따라 의사라는 직업의 정체성까지도 변화가 예상된다. 심지어는 현재 의사의 80%가 필요 없을 거라 예측하기도 하니 위기임에 틀림이 없다.

이미 도입된 인공지능의사인 IBM/왓슨이 미래에 의사를 대리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기계가 인간의 마음을 치료하거나 의료정책대안까지 제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 전문가는 "미래의 의사는 진단과 치료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하는 간호사·의료기사·병원 행정가 등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통솔하는 대의(大醫)의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창의력과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감성적소양이 꼭 필요할 것이다. 문학은 창의력을 배양할 수 있게 하고 감성적소양도 갖추게 한다.

오늘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사회의 모순도 점점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의료분야에서 그 한 예로 내시경 소독 수가는 원가에 턱없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인데, 의료계 밖에서는 소독을 잘하지 않는 것이 의사윤리교육이 부족한 탓이라고 한다.

물론 의사들에게 윤리교육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양심적으로 치료하기를 바란다면, 양심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잘잘못을 떠나 인간세상은 이렇게 각자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이렇게 모순적일 수밖에 이유를 철학자들은 인간에게는 이성적인 면과 금수와 같이 무한한 욕망의 덩어리인 면이 공존하기 때문이라 한다.

철학자 칸트는 서로 모순이 되는 이 두 가지 면을 매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합치가 될 때, 우리는 숭고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아름다움이라 하고 이를 추구하는 것을 예술이라 했다. 언어예술인 문학도 이와 같다.

인간의 모순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이성과 본성이 조화를 이루는 인간다운 삶의 길을 찾아 나서는 문학작품을 통해 우리는 위안을 얻는다. 이런 위안은 의료에도 꼭 필요하다. 환자 치료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의사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할 것이고, 향후 모순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인공지능시대에는 더욱 필요할 성싶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학도 수필공모전은 민간단체인 우리가 도맡아서 할 것이 아니라, 의과대학이나 정부·의료보험공단·심평원 등도 같이 지원해야 할 일일 성싶기에 무척 아쉽다. 비록 우리의 역량이 부족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한국의료를 개척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올해도 예년처럼 의학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본 대회를 열어준 대한의사협회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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