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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 평가 '임팩트 팩터' 의존 안돼"
"의대 교수 평가 '임팩트 팩터' 의존 안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6.0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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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창 연세의대 연구부학장, 연구업적평가 한계와 대안 제시

김현창 교수
의과대학 교수의 연구업적을 평가할 때 논문의 학술지 인용지수(impact factor)에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인용지수는 학술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이지, 특정 논문이나 연구자의 영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술지 인용지수가 인센티브 지급, 승진 심사, 연구과제 수주 및 결과평가 등에 폭넓게 쓰이면서, 교수들도 창의적 도전적 연구를 수행하기 보다는 인용지수가 높은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최대 목표가 됐다.

또 여러 학술지들도 인용지수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학계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현창 연세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연세의대 연구부학장)는 최근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e-newsletter>에 기고한 '의과대학 교수 연구업적 평가, 어떻게 할까?'라는 글을 통해 현 교수 업적평가 방법이 안고 있는 한계와 질적 평가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현창 교수는 기고문에서 "모든 대학교가 분야에 관계 없이 교수 업적평가를 하고 있으며, 대부분 교육·연구·봉사 3가지 영역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업적평가는 교수의 재임용, 승진, 포상 등을 위한 근거 자료로 쓰거나, 소속 대학, 학과, 연구소의 인력 및 예산 배정에 반영하는데도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교수의 연구업적 평가가 학술지 인용지수에 의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의과대학 교수의 연구성과로 평가되는 항목은 학술지 게재 논문, 학술저서(단행본), 연구비, 특허 및 기술이전, 학술회의, 학술상 등이며, 이 가운데 학술지 연구논문을 가장 비중 있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연구비, 특허 및 기술이전 등에 대한 평가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독일의학협회(AWMF)가 2014년 발표한 '의학연구성과 평가에 대한 성명서'에서 연구 성과를 영향력(impact), 투입요소(input), 그리고 신진연구자양성(attraction and promotion of junior scientists) 등 3가지 핵심영역으로 구분해 평가할 것을 권고한 내용을 강조했다.

AWMF의 성명서는 3가지 영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를 해야 하고, 질적평가가 어려울 때 수치화된 객관적 지표를 쓸 수 있지만, 특정 수치를 경제적 보상이나 승진 등에 기계적으로 연동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 반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들은 여전히 학술지 인용지수나 연구비 수주액 등의 단순지표를 별도의 심의나 질적평가 절차도 없이 그대로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이나 승진심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인용지수는 학술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특정 논문이나 연구자의 영향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교수 개인의 연구 영향력 평가를 위해서는 Total Citation(발표한 논문의 인용횟수 총합), H-index(발표 논문 중 h번 이상 인용된 논문이 h개 있음), i10-index (10번 이상 인용된 논문의 수) 등을 쓸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부득이하게 최근 발표된 논문의 평가가 필요한 경우 해당 논문의 잉용횟수를 보기도 하지만 이 경우 지표의 한계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업적 이외에 교수임용, 정년심사, 대형 국책과제 심사 등은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동료전문가 또는 독립적 심의기구에 의한 질적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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