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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먹지 말라는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안 바꿔야

계란 먹지 말라는 콜레스테롤 섭취 권고안 바꿔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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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헌 인제의대 교수 "한국인 식이 콜레스테롤 권장량 재평가 필요"
WHO 소금 권장량 개정해야...가정의학회 학술대회 '핫 리서치 토크쇼'

▲ 강재헌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심혈관계질환이 있더라도 계란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재헌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는 21일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 '핫 리서치 토크쇼'에서 '이상지질혈증 환자, 콜레스테롤 높은 음식 문제없다?' 주제발제를 통해 "심혈관계질환을 높인다는 이유로 계란·붉은 고기 등을 먹지 말도록 한 콜레스테롤 제한 권고안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까지는 식이 콜레스테롤의 증가가 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 증가와 관련된다는 임상연구를 근거로 심잘질환 위험도가 높거나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은 콜레스테롤을 200mg/d 이하로, 건강한 사람은 300mg/d 이하로 섭취할 것을 권장해 왔다.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많은 계란은 이상지질혈증 예방을 위해 섭취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손꼽힌다.

강 교수는 "2013년 영국의학저널에 하루 1개의 계란을 섭취하는 경우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17편의 관찰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의사들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권유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최근 대규모 코호트 연구나 메타분석 역학 연구에서는 이전에 보고된 것 만큼 식이 콜레스테롤과 혈청 지질 수준·관상심장질환 사이에 강한 상관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강 교수는 "식이 콜레스테롤 보다 탄수화물·생활습관·흡연 등의 요인이 관상심장질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강 교수는 1966∼2012년 Pubmed와 Embase의 문헌을 메타분석한 결과, 계란을 하루 한 개 섭취시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도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와 함께 'NHLBI Growth and Health Study'에서 9∼10세 청소년을 10년간 추적한 연구 결과, 채소·과일·붉은 살코기 섭취가 많은 많은 그룹이 적은 그룹에 비해 혈청 LDL-콜레스테롤 수준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주목했다.

강 교수는 "계란·붉은 살코기·가공육 등의 섭취가 혈청 지질 수치에 영향을 주어 심혈관계질환의 위험도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분명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포화지방이나 탄수화물·흡연·운동 등 다른 요인이 심혈관계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연구결과 등을 토대로 지난해 2월 미국음식섭취 권고안 자문위원회는 콜레스테롤의 섭취 제한 권고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건당국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 조비룡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번 '핫 리서치 토크쇼'에서는 소금(나트륨) 일일 권장량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005년 5257mg에서 2014년 3890mg으로 약 2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일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2000mg·소금 5g)에 비해 높아 나트륨 줄이기 정책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비룡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는 이슈는 '일일 소금권장량, 높여야 하나?'라는 주제발제를 통해 "2013년 미국 'Institure of Medicine'에서 낮은 소금섭취량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되고, 현재의 소금섭취량이 적절하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소금권장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소금권장량을 바꿔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 2014년 미국고혈압학회에 보고된 메타분석 결과.

조 교수는 "2014년 미국고혈압저널(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에 23편의 코호트연구와 2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한 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소금을 6.6∼12.3g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이보다 적거나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이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너무 짜게 먹는 것 뿐만 아니라 너무 싱겁게 먹는 것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조언한 조 교수는 "WHO의 일일 소금 권장량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지 않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술대회 정식 프로그램으로 '핫 서치 토크쇼'를 기획한 양윤준 이사장(인제의대 교수·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은 "국민의 건강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주제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의학 전문가들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잘못 알고 있거나 왜곡돼 있는 식생활이나 건강정보에 대해 올바르게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정의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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