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1년 무엇을 남겼나?
메르스 사태 1년 무엇을 남겼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20 0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병율 교수(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전병율 교수(차의학전문대학원 예방의학교실)
2015년 5월 20일, 우리나라 최초의 메르스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실 이때만 해도 메르스는 과거 2002년 사스나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때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민간의 수 년간의 방역활동을 위한 협력체계 가동으로 조기에 충분히 관리가 되리라 생각 했었다.

그러나 병원을 중심으로 연이어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초기 확진환자와 그 접촉자들에 대한 격리조치 미흡으로 삼성서울병원 90명, 평택성모병원 36명, 대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25명 등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속히 확산, 발생함에 따라 사회, 경제학적으로 대한민국이 완전 마비가 되어 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패닉, 공포 그 자체였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메르스라는 질병의 실체를 파악하고 범정부적인 대응과 의료계의 헌신적인 환자 진료와 관리 등의 노력에 힘입어 최초 확진환자 발생이후 69일째인 7월 28일에는 실질적 종식을 선언할 수 있게 되었고, 218일째인 2015년 12월 23일에는 메르스 종식 선언을 할 수가 있었다.

슈퍼 전파자 5명이 153명을 감염시켰고, 186명의 확진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던 메르스.
이제 최초 확진환자 발생일로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1년이 경과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그 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령의 개정, 질병관리본부의 차관급 조직으로의 격상, 감염병 관련 조직 확대 및 공무원 증원, 감염병 관련 연구 개발 예산의 확충 등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로 인해서 과연 질병관리본부의 미션처럼 국민들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가?

현 시점에서 보면 아직 부족한 점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바로 알 수가 있다.

따라서 메르스 사태 1년을 맞이하면서 ▲정부 대책과 문제점 ▲의료전달체계 개선 ▲병원이용문화개선 ▲병원감염관리 현 주소 ▲병원 응급실의 현 상황 등 여러 분야에서 메르스 사태 후 변화된 부분과 좀 더 개선돼야할 부분을 중심으로 거론하고자 한다.

1. 정부의 대책과 문제점
우선 질병관리본부를 컨트롤타워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시켰고 대국민 소통을 책임질 위기소통담당관과 긴급상황센터를 신설해서 위기대응총괄과, 위기분석국제협력과,  자원관리과, 생물테러대응과를 두도록했다.

아울러 유사시에는 긴급상황센터가 야전을 지휘하고 기존의 감염병관리센터가 긴급상황센터를 지원하는 체계로 바꾸었다.

긴급상황실 운영개요를 보면 신종감염병 의심신고는 24시간 가동하고 국제기구의 감염병 발생정보, 국내 감염병 발생 현황과 표본감시정보를 일일정보 수집해 이를 긴급상황실에서 정보분석과 위험도 평가를 하고 위기대응에 임하고 유사시 즉각대응팀을 현장에 출장토록 하고 유관기관에 상황을 전파토록 했다.

또 역학조사관을 최소 89명의 정규직을 근무하도록 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했으나 증원대상 30명을 아직 채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 인원도 정규직이 아닌 임기제로 채용한 실정이다.

 
아울러 2020년까지 전국 의료기관에 15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감염병 환자 치료용 음압 격리병상을 설치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국가지정 격리병상 수용 가능 인원도 메르스 사태 당시 71명에서 188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국립중앙의료원은 중앙감염병 병원으로 지정하고 3∼5개의 권역별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제대로된 시설, 인력은 미정이며 병원 설립을 명시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은 다음 달부터 시행토록 되어 있지만 실제 상황은 메르스 발생 이전과 전혀 달라진 점이 없어 국민들이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립보건연구원이외에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병 신속진단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방역직을 보건직에서 분리·신설해 감염병 대응에 전문성을 보완했다.

2. 의료전달체계 개선
2015년 5월 20일 최초의 메르스 환자 확진 이후 질병 확산 단계에서 드러난 '의료기관에서의 환자 집중 발생'과 관련된 문제점을 파악·평가하면서, 우리 국민의 의료이용 행태에 있어서 의료쇼핑 현상의 심화 및 소위 Big 5 중심의 대형병원 응급실 환자 쏠림(특히 중증 질환자의 입원 대기 공간으로서) 등 비효율적 의료전달 체계로 인한 문제점이 대내외적으로 심각하게 제기된 바 있다(2015. WHO 합동평가단).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정부·학계·의료계·시민단체·언론·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 개선협의체를 구성, 운영키로 하고 2016년 1월 15일 첫 회의를 가진 바 있다.

이 협의체에서 논의하고자할 내용은 첫째로, 일차의료 역할정립 및 활성화와 관련된 분야로는 일차의료에 대한 개념정립(최초접촉, 포괄성, 지속성, 조정성, 지역사회 맥락 등), 일차의료의 속성 및 적정 역할모델 구축, 바람직한 의원급 의료기관(일차의료기관)의 기능·인력 등에 대한 논의, 동네의원 중심의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및 지역의사회 중심의 일차의료 지원센터 운영 강화, 수가 적용 등을 다루는 논의 과제를 예로 들 수가 있겠다.

 
둘째로는 대형병원 쏠림완화 및 역할정립과 관련해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고난이도 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며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이용은 축소하도록 하는 유도 과제, 상급종합병원 등 급성기 병원의 불필요한 장기입원 수요 억제 과제, 진료의뢰 없이 바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더라도 보험이 적용되는 경우(예외경로)를 축소시키기 위한 과제, 상급종합병원의 연구활동 지원 및 입원진료 중심 병원 활성화 과제 등도 다루고자 한다.

셋째로는 지역 중소병원 역할 강화 및 의료자원 효율화 차원에서 중소병원 육성, 전문병원 및 지역거점병원 지정·육성 과제를 다루고, 넷째로는 의료기관간 협력 모델 구축 차원에서 의료기관 간 진료정보 등 협력을 위한 진료의뢰 및 회송수가 시범사업 실시 및 본격화 추진 과제, 의료기관(거점의료기관-협력병의원)간 진료정보 교류 활성화 및 1차 의료기관과 지역병원 등이 연계해 포괄적 네트워크 구성으로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까지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5월 현재 7차례 협의체 회의가 개최됐으며 동 협의체는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향후 법령 개정 및 수가 개편 등 후속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다.

3. 병원이용문화 및 간병제도 개선
메르스 총 환자 186명 중 가족, 간병인, 방문객 메르스 확진 환자가 71명으로 전체 환자의 38%에 달할 정도로 이들이 감염에 절대적으로 취약한 부류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족간병 문화와 지인들의 무분별한 병문안 문화의 개선방안이 당시 의료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집중 논의되었는 바,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던 병원들 대부분은 하드웨어 공사와 환자 및 보호자 대상 홍보 강화의 결실로 병원이용 문화개선 노력이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다른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초기에 반짝 변화가 있은 후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양상이고, 그 과정에서 병원 직원과 문병객간의 병문안 제한조치 과정에서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본다.

 
반면, 간병문화와 관련해서 병원내에서 24시간 간호서비스가 제공되는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 늘어나서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제공 의료기관이 161곳이며 총 11689병상에 달한다.

보호자없는 병실의 형태여서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음은 물론 간병비 부담이 줄어들어 경제적으로도 커다란 혜택을 받게되어 병원진료에 대한 민족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의 확대는 역시 메르스 사태로 인한 간병 문화 개선 차원덕이라 할 수가 있다. 다만, 간호인력의 수급이 전국적으로 원활하지 못한 문제가 있어 이 제도를 지방의 중소병원까지 조기에 확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

4. 병원감염관리의 현 주소
2015년 메르스 확진환자 총 186명 중에 의사 등 의료기관 종사자가 31명으로 전체 확진 환자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의료인들이 감염관리에 취약한 상황이어서 당시에는 의료진의 자녀가 학교에도 등교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적 왕따현상이 생기기까지도 했다.

당시 의료진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비 착용 등의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메르스 환자 진료에 투입된 것이다.

또 월 1회 1만원의 감염전문관리료를 건강보험 수가에서 감염내과 및 감염소아과의 입원환자를 돌볼 경우 지급토록 하는 등 병원내 감염관리가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병원내 감염관리 활동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감염관리의사와 간호사를 두고 감염관리실을 설치해 운영할 경우 감염 예방 관리료 수가로 입원환자 당 하루에 1950원∼2870원을 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지불하도록 했다.

또 다른 과에 입원중인 감염 위험 환자가 감염분야 전문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하는 협의진찰료 인정 횟수 제한도 완화하도록 했으며, 감염환자 전문 치료시설인 음압격리실과 일반격리실을 확대 운영하도록 입원 하루당 음압 1인 격리실은 35만원, 일반 1인 격리실은 24만원으로 현실화 했다.

7월부터 적용될 감염관리 수가 보상은 연간 약 1100억원∼14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병원내 감염으로 인한 의료비 과다 지출과 사회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5. 병원 응급실 과밀화 현상 해소

 
메르스 사태 발생 당시를 돌이켜 보면 평택성모병원에서 몇 군데 의료기관을 거쳐 삼성병원 응급실로 내원한 14번째 환자, 소위 슈퍼 전파자의 응급실내에서의 환자감염  확산 사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환자 확산의 주된 진료공간이 바로 메르스 환자가 내원한 응급실인 것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응급실이 응급환자를 초기에 적절히 진료하기보다는 만성 중증 질환자가 입원을 하기위해 머무르는 대기공간으로 활용되다 보니 아주 쉽게 메르스가 이들 중증 환자에게 전파, 확산된 것이다.

이런 교훈을 토대로 응급실 이용문화의 개선 및 응급실 진료 환경의 개선 작업이 최우선적으로 수행토록 요구받게 됐다.

이에 다수의 대형병원 들은 응급실에 대한 시설 개조공사를 통해서 진료구역을 명확히 구분했고, 침상간 간격도 확대해 환자간 감염 기회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응급실 집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경증 응급실 내원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을 인상토록 해 응급실의 환자 과밀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6. 결론 및 제언
그러나 메르스 1년을 맞이하면서 국민들은 여전히 국가방역체계에 불신을 갖고 있고, 특히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여전히 중동지역에서 맹위를 떨치는 메르스, 그리고 각종 발생 가능한 신종 감염병 발생에 여전히 불안해하고 잇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방역당국은 이와 같은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각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한 충분한 교육과 훈련, 학습을 통해 감염병 통제 역량을 키워나가고 동시에 국민과의 소통의 기회를 수시로 가져서 국민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항시 획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불과 1년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이지만 정부가 준비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갖췄다고 본다.

그러나 기본에 만족해서는 안되고 현장에서 의료인들과 국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보다 보강된 감염병 관리 체계의 구축에 노력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부처내에서 협조체계 구축, 의료계와의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한 협력관계 강화, 그리고 메르스로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서 다시는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