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보사연의 독점 연구, 활용 안 하는 건 더 문제
의료계 "국민의 돈으로 연구하며 국민의 돈 낭비하나" 비난
연구용역 수행자는 수 년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다. 입찰 제안서에는 국·공립 연구기관과 대학 및 전문대학, 기업과 단체의 전문가 등이 참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신현웅 연구책임자를 필두로 한 보사연의 단독 연구만 계속돼 왔다.
보사연의 연구 독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5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이 연구를 공급자 단체들은 수가협상 테이블에서 제대로 구경조차 못한다는 데 있다. 5월 수가협상 일정에 맞춰 작성된 연구 보고서는 매년 그해 11월경에나 외부에 공개됐다.
물론 수가협상 때 건보공단이 연구용역 보고서 일부를 공급자 단체에 공개하긴 하나, 공단에 유리한 결과값만이 기재돼 있어 공급자 단체에겐 사실상 실효성이 전무하다.
보고서 전체를 공개한다 해도 활용 여부는 의문이다. 연구용역에서 제안된 수가가 실제 수가협상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의 중립성도, 실효성도 낮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에 대한 비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2014년 11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는 공동 성명서를 내 "무의미하고 비현실적인 연구를 진행하며 국민의 돈을 낭비하는 건보공단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내용의 객관성과 중립성도 담보하지 않았으며,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기존의 형식적인 결과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 역시 2013년 연구용역의 무용론을 들며 "건보공단이 제출한 2010∼2014년간 유형별 환산지수 모형 결과, 유형별 인상률 및 추가재정 예상액 자료는 실제 수가계약을 위한 연구결과와는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의료계와 국회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실제 협상에선 제대로 쓰이지도 않는 연구"라 비판하며 "국민의 돈으로 운영되는 건보공단은 국민의 돈을 낭비하는 쓸모없는 연구는 그만 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해왔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매년 해왔던 연구다. 수가협상에 앞서 현황파악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건 당연한 것"이란 입장만 고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