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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겪고도 감염병 전문인력 확충 미흡"
"메르스 겪고도 감염병 전문인력 확충 미흡"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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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역학조사관 30명 중 몇명 충원됐는지도 몰라"
전문인력 장기적 확충 계획 및 인력 틀 유지 방안 마련 중요

이재갑 교수가 '메르스 이후 한국의 감염병 관리 체계'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메르스 유행이 우리나라 감염관리체계 및 의료시스템 개편의 필요성을 부각시켰으나 감염병관련 전문인력은 여전히 확충이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메르스 사태 이후 정부는 역학조사관을 30명 이상 두겠다고 발표하고 채용 공고를 냈으나, 1차 모집(2015년 12월 23일)에서 2명만 확정됐고, 이후 2차 모집을 했으나 얼마나 많은 인원이 지원했는지는 알 수도 없는 상황.

게다가 감염관리 인력 기준안이 변경되면서 300병상 당 감염관리 의사 1명을 두도록 해 전문인력의 장기적인 확충이 필요하지만 인력충원을 어떻게 하고, 전문인력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돼 있지 않는 실정이다.

명지병원이 16일 오후 1시 프래스센터에서 주최한 '감염관리 및 위기대응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는 '메르스 이후 한국의 감염병 관리 체계' 주제발표를 통해 감염병 관련 전문인력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15년 한국에서의 메르스 유행은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감염병 관리체계, 감염관리의 수준을 극명하게 보여줬고, 많은 반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메르스 종료 이후 정부와 의료계는 신종감염병의 대비와 감염관리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고, 현재 정책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아가거나 시행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 나라의 감염관리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개혁해 가야 하는 사안으로, 메르스 이후 잠시 반짝하고 끝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국무총리 주재 범정부 회의가 가장 상위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편됐고, 질병관리본부 조직을 격상시킨 것은 물론 질병관리본부 내에 긴급상환센터를 신설해 위기대응을 총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역학조사관을 30명 이상으로 확충하고, 중앙 감염병전문병원 및 음압격리실 확충 계획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감염관리실 설치 대상 병원 확대와 감염관리실 근무인력 확대, 그리고 감염예방관리료 신설, 응급실 감염환자 선별진료수가 신설, 격리실 수가 개선 등의 정책도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감염병관련 전문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역학조사관 확충이 얼마나 됐는지 정부는 비공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역학조사관이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역학조사관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지위에 대한 안정, 보수 등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감염관리 인력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감염관리실 인력(의사·간호사)을 지금보다 더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마련과 새로운 인력 양성 방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사태 이후 많은 정책 변화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감염병관련 전문인력의 장기적인 확충 계획, 감염관리와 관련된 인프라구축과 인력 구성의 기본적인 틀을 어떻게 유지시키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명돈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감염내과)도 인력확보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하며, 이러한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감염병 전문인력은 임상, 역학, 국제적 네트워크, 전세계 감염병 발생 현황 등에 대해 모두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좀 더 교육프로그램에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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