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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 확대 예상...'질' 유지가 관건"
"호스피스·완화의료 확대 예상...'질' 유지가 관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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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석 동산병원 호스피스실장, 정확한 홍보 및 질 관리 중요성 강조

지난해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직 시행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병원별로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국내 병원 가운데 1987년부터 호스피스팀을 운영하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동산병원 호스피스실장을 맡고 있는 송홍석 교수(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를 만나 제도 시행을 앞두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제도적인 뒷받침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들어봤다. <편집자>

 
Q.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동산병원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우리나라 국민들은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잘 알지 못하고 있으며, 국민 인식도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알고 있는 국민은 39.5% 수준이며 의료현장에서 호스피스를 권유할 때 반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호스피스 얘기를 꺼내야 하는 실정이다.

실제 말기암환자들이 호스피를 이용하는 경우는 2013년 12.7%, 2014년 13.8%이지만(미국 43%, 대만 30%), 2015년 7월 15일부터 말기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다소 인식이 달라졌고, 그 이용도는 증가추세에 있다.

앞서 얘기했듯이 아직 일반 국민들이나 의료인 중에도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이 홍보이다.

의료인 교육, 자원봉사자 교육에 대한 홍보가 중요하고, 그 다음 환자 및 가족에게 정확한 설명이 이뤄지고 동의서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산병원은 도우미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도우미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도우미들은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통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교육을 제대로 받은 도우미가 적다. 이 부분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쓸 계획이다.

Q. 호스피스·완화의료 병상수를 확대 및 유지하려면 재정이 많이 들 것 같다. 또 요양병원의 무분별한 난립도 예상된다.
2005년 15개 기관 261병상수에 비해 현재 67개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이 지정돼 있다. 1022개의 입원병상이 운영되고 있는 등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전문기관은 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보훈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이 가장 많고, 다음이 종교계 기관이고, 사립기관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사립 및 민간기관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 기부금 등의 후원이 없으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건강보험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대상군이 확대되면 갑자기 수요가 증가해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한 예로 비암성말기환자는 사망예측이 어렵고, 임상경과가 다양해 말기를 규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호스피스 적용 판정기준 및 절차 등에 명확한 규정이 정해져야 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에서 요양병원 시범사업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양병원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시설·장비·인력수준을 갖추고 각종 요법, 환자보호자 교육, 자원봉사자 교육 및 활동 등 실질적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관을 완화의료기관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병상의 확대나 활성화에 지나친 규제도 문제가 되겠지만, 정부가 암 뿐만 아니라 COPD·만성 간경화증·에이즈 등에 대해서도 호스피스·완화의료를 하도록 했기 때문에 요양병원의 무분별한 난립이 예상된다.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도 필요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호스피스실 운영에 대한 질 보장을 위해 평가를 제대로 하고 평가점수가 낮은 기관은 탈락시켜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Q. 대구지역 병원 대부분이 호스피스·완화의료 도우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동산병원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동산병원은 가정방문형, 협진형 호스피스로 시작해서 현재 병동(15개)도 갖추고 시설호스피스도 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 6개 보건소와도 연계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지금도 하고 있다. 앞으로 가정호스피스의 정착에 있어서도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역사회 자원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조가 잘 되어 있고, 호스피스팀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 그룹이 매우 잘 확보돼 있다.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앞으로 이전되는 성서병원에서는 병상수를 30개로 확충할 계획이며, 호스피스 병상 15개와 완화의료 병동 15개로 구분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동산호스피스법인이 별도로 설립돼 법인 이사회에서 전반적인 제반 업무를 결정하고 있고, 해외 시드니호스피스와도 연계를 잘 하고 있다.

Q. '호스피스·완화의료 도우미'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서 40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인력을 배치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시행 초기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교육을 이수한 요양보호사가 많지 않을 뿐더러 교육이 많이 개최되지 않아 대체인력이 필요할 때 어려움이 있다.

교육기관을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에만 국한하고 있어 오랜 교육 경험이 있는 협회나, 다른 교육기관과 연계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총 67개 전문기관 중 16개 기관에서만 완화의료도우미제도를 시행중인데, 각 기관에서 도우미를 직원으로 채용해 운영하는 경우는 경제적인 불이익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도우미제도 시행초기에는 도우미의 교육일시, 장소 등의 문제가 있어 원활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도우미제도를 이용할 기관들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도우미제도를 시행하면서 환자들이 매우 좋아한다.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Q. 동산병원 호스피스실에서는 환자 및 가족들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나?
먼저 지역사회에서 제공 가능한 호스피스를 통합적·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말기암환자 및 가족에게 진료·상담·교육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요법 프로그램(원예치료·미술치료·음악치료 등), 영적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환자의 임종관리와 환자 임종 후 사별가족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다음으로 기관의 호스피스 질 향상을 위한 제반 활동을 하고 있는데, 호스피스전문기고나 실무 멘토링 전문가 인력풀제 운영, 호스피스 권역 협의체 참여, 호스피스 수가개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 호스피스 활성화를 위한 홍보를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및 일반인 대상 교육 진행은 물론 지역 내 호스피스 홍보를 위한 행사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Q. 앞으로 호스피스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그리고 정부에 건의할 내용이 있다면?
현재 제3회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인력 표준교육과정을 운영중에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대상자 중 완화의료전문기관 지정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기관에서 온 교육생들이 많이 있다.

이에 지속적인 연계체계를 구축하고, 서로 멘토링 및 피드백을 주면서 신규 완화의료전문기관의 확보, 호스피스 질 유지 및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호스피스 병실은 늘어날 것이다. 환자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병원에서 할 것인지 등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국립병원 등 공공의료기관과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사립병원의 경우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시행하려면 많이 괴롭다. 도우미를 비롯해 전공의 전문간호사 등을 운영해야 하는데, 비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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