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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조직, 공공조직은행으로 '영리' 꼬리표 뗄까

인체조직, 공공조직은행으로 '영리' 꼬리표 뗄까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5.0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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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가공·유통업체만 존재했던 조직시장에 첫 비영리법인
희귀 이식재와 필수 급여목록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필요하다 주장

 
지난해 말 인체조직법이 개정되며 인체조직의 채취부터 가공, 분배까지 담당할 공공조직은행 설립이 법으로 명시됐다.

이에 그동안 민간업체에서 수입, 가공을 담당해 '영리목적의 상품'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인체조직의 공공성 확립 및 비영리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태준 조직기증원 상임이사는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설립될 공공조직은행에서는 인체조직의 비영리적 가공이 이뤄져, 기증자의 정신을 전달할 수 있는 인체조직 가격 및 분배체계가 확립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상임이사는 "유럽에서는 인체조직을 비영리단체에서 관리한다. 미국 역시 6개 대형업체 중 5개 업체가 비영리단체다. 이는 인체조직을 영리로 취급해서는 곤란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영리업체 주도로 인체조직을 가공, 배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공공조직은행이 설립되면 영리성을 배제한 가격 및 분배체계를 정립하고 수요가 많은 품목의 공급이 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상임이사는 "부족한 사후 기증자 수를 늘리고, 영리 가공업체들이 급여품목에서 철수하는 추세인 필수 이식재의 가공과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피부와 혈관, 심장판막과 신경 등 희귀 이식재와 전략적 품목의 공급이 필요하다"며 "조직의 직접 분배를 확대하기 위한 의료기관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 재고관리 및 이식재 주문 시스템의 전산화를 통한 현재의 복잡한 다단계 유통구조도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라 말했다.

공공조직은행이 설립돼 운영되면 환자들은 이전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조직을 수혜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민간업체 가공을 거칠 수밖에 없어 붙었던 '이윤을 남겨 판매되는 영리 상품'이란 꼬리표 역시 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동익 신부는 "환자들이 지금까지 지불했던 비용의 3분의 1에서 4분의 1까지도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 굉장히 낮은 가격에 조직이 공급될 것"이라며 "현재는 민간 가공업체가 인체조직의 70∼80%를 수입해 비싸게 판다. 공공조직은행은 민간업체들만 존재했던 조직기증 시장의 첫 번째 비영리법인으로서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동시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조직은행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유명철 인체조직기증원 이사장은 "조직기증은 국가사업이 돼야 맞다. 지금에라도 법 개정이 돼 올바른 길을 가게 돼 다행"이라며 특히 병원의 많은 협조를 요청했다.

유 이사장은 "조직기증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기관은 병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료인들이 마치 조직기증과 이식은 남의 일이라고 방관해왔다"며 "이제는 그런 사고방식을 없애고 함께 협력해야 조직기증이 제도로 정착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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