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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결과 나쁘더라도 의료진 최선 다했다면 책임 못 물어

수술 결과 나쁘더라도 의료진 최선 다했다면 책임 못 물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5.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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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진단 받았음에도 6년 동안 약물치료 안한 채 운동요법 의존
급성 뇌출혈·동맥류 악화...응급수술 했지만 뇌지주막하 출혈·신기능 악화

▲ 서울중앙지방법원
수술 이후 나쁜 결과가 나타났다는 사정만으로 병원 의료진에게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A씨의 가족이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2억 6868만 원대 손해배상 소송(2014가합590675)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 비용도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A씨는 2014년 2월 6일 22:14분경 의식 저하(혼미) 및 우측 편마비를 호소하며 B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B병원 의료진은 22:26분경 뇌혈관 CT검사에서 급성 뇌지주막하 출혈·좌측 측두엽 급성 뇌내 출혈·좌측 중대뇌동맥 동맥류·좌측 전대뇌동맥 원위부 동맥류 소견이 관찰됐다.

2008년경 고혈압 진단을 받은 A씨는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채 운동요법만 시행하던 중이었고, 35년 간 매일 소주 1병과 담배 한 값 정도를 흡연했다.

B병원 의료진은 2월 7일 00:20분경부터 06:10분경까지 응급수술로 개두술 및 좌측 중대뇌동맥 분기부 동맥류 결찰술을 시행했으며, 06:26분경 뇌CT 검사에서 동맥류 파열 부위가 결찰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06:40분경 혼미 상태로 의식과 근력이 호전됐다.

08:00분경 혈압이 192/116mmHg로 상승하자 혈압강하제를 투여하고, 11:00경 체온이 38.3℃로 상승하자 해열제를 투여했다.

2월 8일 13:50분경 심전도 검사에서 ST분절 하강·T파 역전·블록파 등 심장이상이 관찰되자 혈관확장제(니트로글리세린) 3mg/hr을 투약했다. A씨의 체온이 38.5℃로 지속되자 A병원 의료진은 발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소변·객담에 대한 균배양검사를 실시했다. 2월 11일 혈액 및 소변 검사 결과에서는 균이 배양되지 않았으나 객담에서 메티실린 내성 황색 포도알균(MRSA)가 배양됐다. 다음날 다시 실시한 객담 배양균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다.

A병원 의료진은 2월 12일경 수술 전부터 투여해 온 예방적 항생제(세파제돈)를 반코마이신으로 변경했다.

2월 12일 경두개 초음파 검사에서 뇌혈관연축 등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2월 12일 23:00분경 우측 팔 근력이 저하된 것을 발견, 임상적 뇌혈관연축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수축기혈압 목표치를 100내지 140mmHg에서 100내지 180mmHg로 변경하고, 혈압강하제(니트로글리세린·아타칸정·노바스크정)를 중단하는 대신 혈장증량제(펜타스판·알부민)와 승압제(도파민)를 투약했다.

2월 13일 05:39분경 뇌혈관CT에서 뇌 중심선 이동의 호전과 수술 부위 혈종 제거가 확인됐으며, 뇌혈관연축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A병원 의료진은 근력 저하의 원인이 임상적인 뇌혈관연축으로 판단했다.

2월 13일 06:22분경 혈중요소질소(BUN, 기준치 8∼23)/혈청 크라아티닌(Cr, 기준치 1.5 미만) 수치가 83/2.84mg/dl로 상승하는등 신기능 악화(신부전) 소견이 보이자 신장내과 협진을 , 발열에 대해서는 감염내과 협진을 실시했다.

A병원 의료진은 2월 13일 10:10분경 혈압 조절을 위해 혈관확장제(니모디피) 투여를 중단하고, 감염내과 협진 결과에 따라 항생제를 반코마이신에서 후라시닐정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신기능 악화가 지속되자 2월 13일 19:40분경부터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를 실시했다.

2월 14이 00:20분경 동맥혈압이 43/35mmHg로 낮게 측정되자 승압제(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를 증량하고, CRRT 배출량을 100cc/hr에서 50cc/hr로 조절했다.

하지만 의료진의 이같은 조치에도 A씨는 신부전으로 인한 전신상태 악화가 지속되면서, 2월 14일 07:50분경 심박동정지가 발생해 사망했다. 사인은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 및 합병증인 급성신부전으로 밝혀졌다.

A씨 가족은 고열이 지속됨에도 균배양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2월 10일 균배양검사 예비결과가 나온 후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인 이틀 후에 항생제를 반코마이신으로 변경한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월 12일 A씨에게 패혈증 증세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배양된 MRSA 수가 적어 의미있는 결과라고 보기 어려워 반코마이신 투여시기가 임상적으로 중요하지 않았다면서 B병원 의료진의 조치에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지주막하 출혈의 합병증인 고혈압·고혈량성·뇌혈관연축 치료를 하지 않았고, 니모디핀 투여를 잘못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담당 전공의와의 연락 두절로 대사성 산증에 대한 조치가 지연됐다는 가족의 주장에 대해서도 환자 처치는 담당 주치의·담당 전공의·의국 전공의 등 의료진 전체에 의해 이뤄진다며 이유없다고 판단했다.

뇌경색 발생 및 처치가 지연되고, 니트로글리세린을 과다 투여했으며, 급성신부전 진단 및 처치에 과실이 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뇌혈관연축 발생에 관한 진단 및 조치에서 과실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A병원 의료진의 처치에 어떠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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