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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관리 샴푸 의지 'NO'...의학적 진단·치료 중요

탈모관리 샴푸 의지 'NO'...의학적 진단·치료 중요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2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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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샴푸 등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지해 상태 더 악화시켜
대한모발학회, 탈모증 대국민 인식 및 행동 조사 결과 발표

탈모증은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앓고 있을 만큼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지만, 올바른 의학적 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심각하게 낮은 것으로 나왔다.

특히 국민 대부분이 탈모증 예방과 관리를 샴푸·화장품 등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지하하고, 질환이 제대로 치료되기보다는 더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치료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대한모발학회는 27일 강동경희대병원·성바오로병원을 방문한 10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탈모증에 대한 인식 및 행동 패턴'에 대해 조사한 결과, 한국인은 탈모증 진단에 있어서는 친구와 지인의 조언을, 탈모증의 예방과 관리는 탈모샴푸 등의 비의학적 관리법에 의지하며 탈모증의 적절한 의학적 진단 및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밝혔다.

강훈 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
▶ 5명 중 1명 두피질환 경험…진단은 친구·지인에 의지
탈모증은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앓고 있을 만큼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비록 생명과 직결되는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사회적·심리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연간 4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탈모시장에서 올바른 의학적 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으로 심각하게 낮은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탈모(40%)·가려움증(31%) 등 두피에 이상 증상을 경험했으나 탈모증 진단과 치료 방법 선택 시에는 의료진보다 비전문가의 영향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증은 남성형 탈모, 원형 탈모, 여성형 탈모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유형과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탈모증의 종류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또 탈모증 진단에 있어서는 10명 중 5명이 가족·친구 등의 지인의 의견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모증상이 의심됨에도 병원을 찾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증상은 병원에 갈 정도의 탈모증이 아니라고 낙관적으로 판단(46%)했기 때문이었다.

또 병·의원의 탈모증 치료에 대해 의구심을 갖거나(18%), 관리실, 미용실, 한의원, 약국 등에서 병·의원 치료는 효과가 없다고 했기 때문(13%), 비싼 치료 비용(10%) 등도 병·의원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었다.

▶병·의원 보다 비전문가 추천 치료 신뢰…만족도 매우 낮아
일상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실천하는 탈모 예방법으로는 샴푸와 토닉 등의 화장품류나 의약외품 사용이 46%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10명 중 8명은 화장품을 통한 탈모관리 효과에 신뢰를 갖고 있었다.

다음으로 병·의원 치료(36%), 관리실,  미용실 등의 방문 관리(5%), 한의원 방문 관리(4%), 탈모에 좋은 음식 섭취(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탈모 관련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신뢰도에는 광고와 효능·효과 표기(41%)가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또 소비자들은 추천에 의해 제품을 선택 할 때, 병·의원(3%)이나 약국(1%) 등의 의료 전문가보다는 주변 사람(38%), 두피관리실, 미용실(9%), 제품판매자(6%) 등 비전문가의 의견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러한 비의학적 치료 후 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10명 중 9명은 탈모방지샴푸 등 탈모 관련 제품의 효과를 경험하지 못했고, 특정 음식, 한의원 등을 통한 치료에 대한 만족도 역시 각각 2%, 19%에 그쳤다.

이번 결과를 발표한 강훈 가톨릭의대 교수(성바오로병원 피부과/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는 "탈모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탈모 유형과 단계에 대한 의학적인 진단이 선행돼야 함에도 대다수의 환자들이 자신이 어떠한 유형의 탈모인지 조차 모르고, 비의학적 방법에 의지해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탈모증은 의학적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피부과 질환이라는 사실을 알고, 탈모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 올바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광성 대한모발학회 기획이사
▶탈모샴푸의 임상기준 강화 추진 등 제도개선 진행
학회는 '탈모도 질환이다'를 주제로 2015년 7월 열린 국회정책토론회 후 추진된 성과를 보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지난 국회토론회는 탈모증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고 올바른 치료를 도울 수 있는 지원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의약외품과 화장품의 과장된 효능·효과 표기 및 허위 광고와 일반의약품의 올바르지 않은 질환명 사용등으로 인해 탈모증 환자들이 경제적 손실을 입고 적절한 치료 기회마저 박탈되고 있는 문제가 지적됐다.

또 일반 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 등 탈모 관련 제품에 대한 제도 정립을 위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에 학회 및 정부 담당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실제로 국회토론회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행 의약외품 탈모방지제품의 허가 및 표시 광고 제도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탈모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는 의약외품의 유효성 평가법을 개선하는 '의약외품의 효력시험법 가이드라인' 개정(2015. 12) 및 기 허가된 의약외품 탈모방지샴푸 대상 안전성과 유효성 재평가 실시(2015. 12) 등의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또 지난 2월 코엑스에서 열린 '2016년 의약외품 정책설명회'를 통해 의약외품 탈모방지제품의 효능·효과가 현행 탈모방지 및 모발굵기증가에서 탈모증상의 완화 보조로 변경될 예정임을 밝혔다.

▶학회 적극적 홍보 부족 인정…앞으로 정확한 정보제공 약속
최광성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피부과/대한모발학회 기획이사)는 "의약외품 탈모방지샴푸의 경우, 현재 식약처의 기능성화장품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기능성화장품으로 재분류되는 입법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의약외품 탈모 관련 제품의 효능·효과 및 범위에 대한 규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탈모증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와 학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은 표시 광고에 현혹돼 탈모 관련 제품을 통한 치료에 의지하고 있다"며 "탈모샴푸가 의약외품에서 기능성화장품으로 전환되는 등의 여러 제도적 변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탈모증 환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도울 수 있도록 기능성 인증에 대한 합리적인 평가 및 화장품으로서 적절한 표시광고의 기준 마련을 위해 학회 차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훈 교수는 "탈모샴푸, 한의원 치료 등 비의학적 방법이 난무하고, 과장된 광고가 범람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학계에서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것도 있다"며 "두피질환, 탈모증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에 의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학회가 앞장서서 활동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심우영 대한모발학회 회장(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은 "탈모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탈모증이 '질환' 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의학적 치료법이 아닌 화장품, 두피관리실 등에 의지하며 많은 환자들이 경제적·정신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한모발학회는 두피·모발 질환의 전문가그룹으로서 탈모증 인식 증진을 위한 교육 활동을 지속하고 환자들이 조기에 탈모증을 진단받고 치료할 수 있도록 치료환경 및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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