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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환자의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

"로봇수술, 환자의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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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영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장, 로봇수술 효용성 강조

로봇수술은 첨단 수술 기구인 로봇을 환자에게 장착하고 수술자가 원격으로 조종해 시행하는 복강경·내시경 수술 방법이다.

다빈치 수술시스템은 로봇 복강경 수술 시스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에 의해 1999년 처음 출시돼 현재 많은 나라에서 여러 가지 수술에 이용된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같이 환자의 환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뒤 복강경 수술 기구 대신 3차원 확대 영상의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삽입한 후 의사가 몇 미터 떨어진 콘솔에서 원격조정을 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복강경 수술 등 최소침습수술방법이 가진 장점인 작은 흉터와 빠른 회복 등의 장점을 기대할 수 있으며, 부가적으로 3차원의 높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최대 15배로 확대한 이미지로 좋은 수술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7월 가장 먼저 다빈치 로봇수술을 들여와 시행했으며, 연간 1만례라는 수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로봇수술은 비급여 적용을 받고 있어 일반적인 수술보다 비용이 비싸다. 또 수술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어 의학계 내에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국내 로봇수술 분야의 개척자 가운데 한명인 이강영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장(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을 만나, 로봇수술의 장점, 그리고 앞으로 정책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편집자>

 
Q. 로봇수술 급여화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로봇수술의 비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의 수술보다 로봇수술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일부에서는 수술비용이 많다는 것만 얘기하는데, 실제로 환자가 조기에 퇴원하고 사회에 복귀해 정상적인 활동을 당길 수 있다는 것도 비용을 언급할 때 고려했으면 좋겠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겠다. 수술과 관련해서는 술기에 대한 부분과 재료 2가지로 나눠서 봤으면 좋겠다. 로봇수술도 재료측면과 술기측면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술기는 급여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재료는 병원과 회사와의 관계이다. 병원입장에서는 재료대를 모두 책임질 수 없다. 적자를 볼수는 없기 때문이다. 원가보전이 안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봇의 경우 수가를 통으로 결정해서 재료대를 병원이 부담을 지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수가의 원가보전율이 75%라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수술을 하면할수록 손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수술은 급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한 회사에서 독점을 하다보니 정부에서 가격 협상력을 부담스러워 한다. 독점이 아닌 다른 회사가 있다면 로봇회사와 협상하기 수월할 것이다. 그래서 당장 급여를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Q. 로봇수술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 수술방식과 비교해 로봇수술의 장점과 단점은?
기본적으로 개복수술과 복강경, 로봇수술의 차이가 있다. 로봇수술과 복강경 수술은 큰 상처를 남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복강경에 비해 로봇수술은 더 정밀한 기계가 술기에 작용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 어렵고 까다로운 수술에 로봇수술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 보편적이다.

일반적으로 복강경과 로봇수술의 차이(효용성)는 크지 않다. 하지만 특정 질환의 경우에서는 차이가 큰 경우도 있다. 로봇수술에 대한 적용범위가 확대되면 장점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지 않을까?

우리는 로봇수술이라고 한 단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테크놀로지가 복합돼 있다. 그래서 로봇수술은 기존 개복수술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한 예로 대장암(직장암)의 경우를 보자. 2007년 당시만해도 대장암 분야에서 로봇수술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정도밖에 안된다. 여전히 어떤 직장암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해야하는지가 고민이 되고 있다.

무조건 로봇수술부터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로봇수술을 할 때 이에 대한 근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Q. 현재 급여화가 가장 빨리 될 가능성이 있는 수술분야는?
로봇수술이 완전히 신 기술로 인정 받으려면 급여화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비용적인 부분이 해결이 안되면 보건복지부에서는 수가 적용이 계속 미지수로 남을 것이다.

직장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등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일반 수술(복강경 포함)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난다. 직장암만 보더라도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환부가 골반 뼈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렵고, 전립선·방광 등 주변 장기가 손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로봇수술을 하면 이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수술을 하는 의사의 직관과 판단에 의해 기존에는 수술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객관적인 데이터 등이 포함돼 수술을 결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로봇수술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양한 수술에 이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본다.
이다

Q. 세브란스병원이 로봇수술을 도입한지 10년이 넘었다.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어떤 투자를 할 계획인가?
연세의료원은 2007년 로봇수술을 도입했다. 로봇수술이 의료기술의 미래하고 판단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한 결과 2013년 말에는 단일기관 기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1만례를 달성했다. 또 아시아에서 2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로봇트레이닝센터를 도입했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세브란스병원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현재 여러 가지 로봇시스템들이 나오는 과정에서 R&D도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긍국적으로 환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로봇수술 분야가 발전하려면 로봇수술장에서 기기를 활용하는 의사와, 그리고 기기 개발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세의료원은 이 부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Q. 비용부담이 크다.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
질환별로 차이는 있다. 일정 부분 효과보다 비용이 많다는 지적은 맞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기존 수술적 방법과 로봇수술 중 선택은 환자의 몫이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장단점을 모두 설명하고 환자 스스로가 결정하도록 돕는다.

너무 비용이 많다는 것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로봇의 장점을 비용적인 부분에서만 보지 말고 다른 부분도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Q.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질 관리에 있어서 첫번째 선행돼야 할 것이 교육이다.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교육 목표를 달성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잘 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하는데, 잘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고, 잘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을 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연세의료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로봇트레이닝센터를 도입했다. 다른 병원 의사들이 원하면 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10년이 넘는 동안 질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최근에는 교육 프로그램을 더 강화하는 등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Q. 현재 인튜이티브 서지컬에서 독점으로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장비, 소모품, 유지관리비가 비싸지는 않나?
인튜이티브 서지컬 나름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로봇장비를 개발하는 업체가 많아지면 지금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장비 6대를 운영하고 있다. 장비 1대 당 유지관리비가 대략 1개월에 2000만원 정도 든다. 소모품 등 까지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다.

또 1세대, 2세대 로봇장비들은 단종됐고, 부품도 단종될 상황이다. 그래서 최근 3세대, 4세대 버전으로 많이 바꾸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에는 복강경 장비를 개발하는 글로벌 회사 2곳이 로봇수술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구글하고 존슨앤존슨이 로봇 개발 회사를 만든 것. 이밖에 여러 곳에서 로봇개발의 뜻을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로봇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나라중 한 곳이다. 이같은 시장의 변화가 인튜이티브 서지컬을 변화시키고 있는것 같다.

전체적으로 독점이 아닌 구조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 잊어서는 안될 것이 시장이 성장한 것에는 환자들이 참여를 해줬다는 것이다. 환자들이 비용을 지불하고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한 것이 아니겠는가?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봇수술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많은 논의와 논란을 겪었다. 우리가 제일 먼저 시작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기술을 가져다가 사용하던 입장에서 로봇분야는 우리가 최고가 되고, 리더역할을 하다보니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 불필요한 논의보다는 사회에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했으면 한다.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했으면 좋겠다.

전 세계적으로 로붓분야에서 우리가 자리를 잡으려면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만간 우리의 회사가 우리의 기술로 만든 로봇장비를 사용할 날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또 의사 입장에서는 최고 중요한 것이 환자안전이다. 그런 측면에서 로봇수술도 이뤄지는 것이다. 환자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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