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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디보, 허가는 마커없이, 급여는 마커갖고 돌파
옵디보, 허가는 마커없이, 급여는 마커갖고 돌파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4.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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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급여 분리 전략 '신의 한수'될까?
키트루다와 시장선점을 위한 물밑경쟁 치열

 
바이오마커없이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급여를 받기 위해 바이오마커를 끌어 안았다.

옵디보를 출시한 한국오노공업약품과 한국BMS는 지난달 9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에 옵디보 투여 후 NSCLC 조직절편의 'PD-L1 발현율'을 측정하기 위한 검사기를 신의료기술로 인정해달라며 평가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NECA는 빠르면 이달 안으로 신의료기술 평가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다.

급여를 인정받으려면 먼저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옵디보측의 이번 신의료기술평가 신청은 급여를 받기 위한 첫 단계를 밟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오노공업약품은 바이오마커를 갖고 급여를 받으려한다는 지적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신의료기술평가 후 급여신청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신청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옵디보가 바이오마커없이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로 급여를 받으려한다는 세간의 예상을 깼기 때문이다.

비슷한 기전의 경쟁약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PD-L1 50% 이상 발현이 확인된 경우에만 쓸 수 있도록 허가받고 PD-L1 50% 을 바이오마커로 삼아 급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옵디보측이 바이오마커없이 허가를 받으려 한다면 바이오마커가 있는 키트루다보다 급여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승인신청으로 옵디보 역시 급여를 받기 위해 바이오마커를 준비하고 있다는 반전카드가 공개된 셈이다. 

옵디보측이 '허가는 허가, 급여는 급여'라는 허가와 급여 분리전략을 추진하면서 옵디보가 키트루다보다 먼저 급여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바이오마커없이 사용허가를 받은터라  PD-L1 발현율 50% 미만인 환자에게도 옵디보는  '비급여'로 처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키트루다는 허가자체를 PD-L1 발현율 50% 이상으로 받을 계획이라 PD-L1 발현율 50% 미만인 환자에게는 투여할 수 없다.

급여결정이 되기까지 혹은 바이오마커있는 급여가 결정되더라도 옵디보는 키트루다보다 훨씬 넓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는 의미다.

키트루다측은 이런 점을 고려해 바이오마커를 50% 이상에서 1%로 확대하는 별도의 허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옵디보와 키트루다측은 NSCLC에 대한 허가와 급여 전략을 짜면서 보이지 않는 치열한 물밑 전쟁을 벌이고 있다.

 
두 치료제가 이렇듯 물밑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강진형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두 치료제를 가리켜 '난형난제'라고 말할만큼 효능과 안전성 등에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효능과 안전성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결국 양측은 어느 치료제가 환자접근성을 더 먼저, 더 높일 것인지에 성패가 달렸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옵디보는 NSCLC 허가를 키트루다보다 먼저 획득하면서 한 발 앞섰다. 키트루다는 빠르면 이달 말에야 NSCLC에 대한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옵디보가 한참 앞서간 것은 아니다.

키트루다는 옵디보가 최근 신청한 'PD-L1 발현율' 측정을 위한 검사기 신의료기술평가를 이미 완료했다. NSCLC에 대한 허가가 옵디보보다 한달 가량 늦을 듯 보이지만 키트루다는 허가와 동시에 급여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뜻이다.

누가 급여 고지에 먼저 깃발을 꽂을 것인가? 두 치료제의 치열한 싸움이 물밑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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