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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게임 중독도 질병...치료 받아야"

"술·담배·게임 중독도 질병...치료 받아야"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4.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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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원 한양대병원 교수, 개인의지로만 해결 안돼
중독질환 치료비 지원사업·의료진 육성 정책 필요

알코올·담배·마약·게임 등에 중독되면 단순히 의지박약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중독질환 자체를 병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전체 인구의 10%도 안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중독질환의 인식이 저조한 상황이다.

한양대병원은 중독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3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중독질환 분야를 신설했다.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근무하던 노성원 교수는 10년만에 모교인 한양대병원으로 부임해 중독분야의 새로운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 노성원 교수
노성원 한양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정신 질환 환자가 100명에 달한다면, 그 가운데 20여명의 환자만 치료를 받는다"며 "그런 상황에서 중독질환자는 중독 자체를 병으로 생각 안하고 치료조차 이뤄지지 않아, 모든걸 잃고 나서야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독질환은 개인의 의지나 습관의 문제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나 마약·게임 등을 하게 되면 쾌락중추가 활성화되고 도파민 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져 전두엽을 자극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의사결정과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손상돼 중독에 빠지게 된다.

노 교수는 "중독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도파민 분비가 훨씬 많다"며 "그러다보니 결국 소소한 현실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강한 자극을 주는 중독을 통해서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릴때부터 중독을 경험하게 된다면, 전두엽 발달의 성장을 지연하고 성인이 되서도 충동적이고 반사회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독은 뇌에 있는 보상회로에 문제가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중독질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들어 흡연도 중독으로 간주되는데, 스스로 담배를 끊는 경우는 5%도 안된다. 그러나 의사와의 상담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율이 10%로 올라가고, 상담치료·인지행동치료·약물치료까지 병행하면 치료는 35%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게임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노 교수는 "과도한 게임은 중독으로 이어지고, 결국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며 간접폭력에도 노출된다"며 "게임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게임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 그만큼 심각한 경우에는 중독의 일환으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대학병원의 중독질환 전문가는 4명에 불과하다. 다방면의 중독질환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현재 금연치료지원 사업을 하고 있듯이, 중독질환에도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며 "아직까지 중독이나 정신 질환의 경우 인식이 부족할 뿐만아니라 부담도 되는 만큼 치료비 지원과 함께 전문가를 육성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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