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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참패'...의사들은 알고 있었다
새누리당 '참패'...의사들은 알고 있었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4.15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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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시절 '의사 존중' 약속 "속았다"
"의사는 알아서 여당 찍어? 웃기는 소리"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의사들에게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3년이 지난 현재 의사들의 정서는 '속았다'는 분위기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몰락하며 16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으로 전환됐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 확보는 고사하고 제1당 자리마저 내어주는 수모를 겪었다.

총선 결과의 특징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집권 여당의 참패다. 전체 지역구 253의석 중 122석(48%)이 걸린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새누리당은 불과 34석(27%)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40대·화이트칼라가 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여당은 충격과 혼돈 속에 패배 원인을 분석하느라 다급한 모습이다. 그런데 의사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별로 놀라울게 없다는 반응이다.

<의협신문>이 총선을 앞두고 지난 3월 우리나라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미 총선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의사 1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묻는 질문에 67.9%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의사들이 처음부터 박근혜 정부를 싫어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의사들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2년 10월 7일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에 참석, 행사장에 운집한 3만여명의 의사들을 향해 "의사들 의견에 귀기울이고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의사들은 믿었다. 그리고 지지율로 화답했다. 본지가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2012년 1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의사들은 박근혜 후보에 68.1%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는 박 후보의 대선 득표율 51.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1년 뒤 분위기가 반전됐다. 본지가 2013년 12월 의사 1085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6%는 '반대한다', 42.5%는 '지지에서 반대로 돌아섰다'고 답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서도 현 정부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0.8%에 그쳤다.

▲<의협신문>이 총선을 앞두고 의사 15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의사들의 '변심'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래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의료산업화 정책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원격의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병원의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 등이 그것이다. 본지 조사에서 의사 열 명 중 7명이 박근혜정부의 의료산업화 정책을 반대했다.

여기에 고질적인 저수가와 경영난,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계를 '토사구팽'하는 정부의 행태, 리베이트쌍벌제 등 의사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정책들에 대한 불만도 의사 사회의 민심 이반에 크게 작용했다.

이 같은 의사들의 정서는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아닌 야당을 더 지지하는 경향으로 표출됐다. 본지 조사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2%로 정당별로는 가장 높았으나, 더불어민주당 17.1%, 국민의당 10.3%, 정의당 5.6%, 기타 1.1% 등 야당 지지 응답률은 34.1%로 더 높았다.

이 조사는 새누리당 공천 파문 이전인 3월 초에 실시된 것이어서 실제 총선에 반영된 의사들의 정당 지지도는 야당쪽으로 더 기울었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박근혜정부에) 속았다는게 의사들의 현재 분위기다. (후보 시절) 의사 말에 귀기울이고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과 정확히 거꾸로 가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소위 고소득 전문직은 그냥 놔둬도 알아서 여당 찍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웃기는 소리다. 의사들을 이런 식으로 계속 내팽개쳐두면 차기 대선도 볼만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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