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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치열한 논쟁 속 PD-L1 마커여부 결론 못내
학회, 치열한 논쟁 속 PD-L1 마커여부 결론 못내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3.3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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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상암학회 마라톤 회의 재논의 가닥
결과 따라 키트루다·옵디보 희비 엇갈릴 듯

 
한국임상암학회가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이달 초 'PD-L1 발현율(TPS)'을 면역관문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삼을지 논의했지만 찬반이 엇갈리며 결론을 얻는데 실패했다.

TFT는 4월 안으로 재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기로 했다. 학회는 TFT 결론을 학회 공식입장으로 정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심평원은 학회 입장을 참고해 키트루다의 급여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학회 입장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면역관문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펨브롤리주맙)'의 급여 여부는 물론 비슷한 기전의 다른 면역관문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운명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회 TFT가 최근 'PD-L1 발현율(TPS) 50%'를 면역관문항암제 '키트루다'의 바이오마커로 확정할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는데 실패했다.

일부 TFT 위원들은 부족하지만 'TPS 50%'를 바이오마커로 삼아 하루빨리 키트루다를 임상현장에서 쓸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지만 또다른 위원들은 반대에 나서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론자들은 TPS 50% 미만의 폐암환자는 물론, 심지어 음성인 환자도 키트루다에 반응을 보인 경우가 적지않았다며 바이오마커로서 TPS가 적절치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적절치 않은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키트루다를 처방할지, 말지 결정하다보면 자칫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대의 근거가 됐다.

지난해 <NEJM>에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PD-L1 TPS가 50% 이상이면 키트루다의 반응률(ORR)은 45.4%로 나타났다. PD-L1 TPS 수치를 측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투여한 전체군의 ORR은 19.4%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표적항암제의 ORR이 최소 70%에서 최대 90%에 이른다는 것을 고려하면 키트루다의 TPS 50%는 바이오마커로 쓰기에 너무 낮다. 임상종양의사들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를 출시한 한국MSD와 한국BMS·한국오노약품공업도 학회 논의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학회가 'PD-L1 TPS 50%'를 바이오마커로 인정하면 키트루다의 폐암에 대한 급여 가능성은 커진다.

바이오마커가 있으면 대상 환자군이 명확해지면서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물론 학회 결정이 곧 심평원 급여인정은 아니지만 급여를 위한 첫 단추인 학회 지지조차 받지 못한다면 급여는 물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옵디보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 될 수 있다. 애초 바이오마커없이 급여를 받아야 하는 옵디보는 키트루다가 바이어마커를 인정받고 급여에 성공할 경우 급여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천상 바이오마커에 걸려 키트루다를 처방받지 못한 환자를 대상으로 비급여 처방을 노려야 할 운명이다.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종양내과 연세대암병원 폐암센터장)는 바이오마커 인정여부와 관련해 "접근성을 키우려다 급여시기가 늦춰질 수 있고 자칫 급여시기를 당기려다 접근성을 좁힐 수 있는 정답없는 문제를 풀고 있는 느낌"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재논의 때에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최선의 답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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