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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의협 영문 명칭, 의협과 혼동 없어"
법원 "한의협 영문 명칭, 의협과 혼동 없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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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한의협 영문명칭 혼동 초래로 보기 어렵다" 의협 항소 기각
의협 "상고 여부 검토...의협과 혼동하지 않도록 국제 의학계 널리 알릴 것"

▲ 서울고등법원
서울고등법원 제5민사부(부장판사 한규현)은 24일 대한의사협회가 대한한의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한의협 영문명칭(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항소를 기각했다.

한의협은 1986년 국문명칭을 '한의학(漢醫學)'을 '한의학(韓醫學)'으로 변경한데 2012년 7월경 영문명칭을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Oriental'을 빼고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한의학의 영문명칭은 'Traditional Korean Medicine'.

하지만 한의협은 보건의료계와 협의없이 의협의 영문명칭(Korean Medical Association)과 유사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 사용을 강행, 국내외적으로 혼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협은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한의학 정식 영문명칭은 'Korean traditional medicine'이고, 다수 국가의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에 'traditional'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다. 한의협의 영문명칭이 의협의 영문명칭과 유사해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에 혼동을 주고 있다"면서 지난해 명칭사용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한의협의 새로운 영문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이 나온데 대해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의협은 오래도록 국제의학계는 물론 국민에게 널리 KMA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의협의 영문명칭(Korean Medical Association, KMA)과 한의협이 새로 쓰고 있는 영문명칭(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은 누가봐도 유사하다. 오인하거나 혼돈되지 않는다는 판결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서울고법 판결 직후 상고 여부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 대변인은 "세계의사회를 비롯한 국제의학계는 물론 국제단체에 유사한 영문명칭 사용으로 인해 오해를 하거나 의협(의사)과 한의협(한의사)을 혼동하지 않도록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며 "한의협이 영문명칭을 의협과 유사하게 쓴다고 해서 '전통의학(Traditional medicine)'의 본질이 '의학(medicine)'으로 바뀔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우 의협 정책이사는 "국제화시대에 의학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에 영문명칭을 정확히 사용해야 오해와 혼돈을 초래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학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과 외국인 환자 유치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문명칭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정책이사는 "중국은 'Chinese medicine'이 아닌 중의학(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의 'Traditional'을 앞세워 세계 전통의학 시장을 석권하려 하고 있다"며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 사용이나 'medicine'에 눈을 돌릴 것이 아니라 'Traditional medicine'에 집중해 세계 전통의학 시장을 선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번 영문명칭을 둘러싼 소송에서 "한의협을 정확하게 지칭하기 위해 'traditional' 등의 단어를 결합한 형태의 영문명칭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의협의 영문명칭과 오인할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해 오인과 혼동을 초래했다"고 항변했다.

반면 한의협은 "비영리법인은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되지 않고, 부정경쟁방지법이 보호하는 영업표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의협의 영문명칭과 유사한 명칭 사용을 고수하는 데 집중했다.

1심을 맡은 남부지방법원은 지난해 6월 12일 "한의협의 영문명칭 사용이 상법상 타인의 영업으로 오인시키는 상호 사용 행위 및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주체 혼동 초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의협의 영문명칭에 대한 사용금지 청구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며 의협의 청구를 기각했다.

서울고법도 1심 판결과 다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상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에서 타인의 상호 상표에 대한 사용금지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영업상 이익을 보호하는 취지"라며 "의협과 한의협은 비영리법인으로 그 활동 중 일부에 영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영리행위가 설립목적 및 활동 내용의 근본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의협의 영문명칭 중 'Medical', 'Association'은 기술적 표장이고, 'Korean'은 지리적 표장에 불과해 의협의 영문명칭에 자타상표의 식별성이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구르의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Uyghur medicine'이고, 티벳의 전통의학에 대한 영문명칭이 'Tibetan medicine'"이라는 한의계의 주장을 수용했다.

이와 함께 "한의학의 한문명칭이 '韓醫學'인 점을 고려하면 피고의 영문명칭 중 Korean medicine이 그 자체로 '한의학'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에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으로 변경된 경위를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의 영문명칭과 오인 혼동을 일으킬 목적으로 현재와 같은 영문명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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