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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유예' 전화위복 삼겠다"
"'인증유예' 전화위복 삼겠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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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현 동국의대 / 의학전문대학원장

동국대학교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이 2015년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인증유예' 결정을 받았다.

제1주기 평가인증(2005년), 제2주기 평가인증(2010년)에서 '완전인증'을 받으면서 3번째도 당연하게 '완전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6개 영역에 대해 지난해 12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그러나 동국의대/의전원은 대학운영체계, 기본의학교육과정, 교수 영역 등에서 평균보다 점수가 낮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 간 낮은 점수를 받았던 분야를 보완해야 하고, 대학은 행정적·재정적인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986년 설립돼 30년을 맞은 동국의대/의전원이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인증유예'라는 충격적 결과에 미래를 위해 변화해야 하는 큰 숙제를 떠안게 됐다.

지난 1월 20일자로 동국의대학장 겸 의학전문대학원장으로 임명된 정필현 교수(경주병원 정형외과)는 현재 산적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 특명을 받고 고군분투중이다. 동국의대/의전원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계획인지 들어봤다.  <편집자>

어려운 상황에서 중책을 맡았다

▲ 정필현 동국의대 / 의학전문대학원장

어려운 시기에 학장으로 취임한 것이 맞다. 동국의대/의전원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과, 구성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크다.

의대 교수라면 학장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그런데 막상 학장이 되고 보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의학교육 평가인증부터 착실히 준비해 내년에는 꼭 인증을 받아낼 것이다. 또 의대/의전원을 더 튼실히 만들 것이다.

동국의대 설립 초기부터 근무하고 있다. 그 간 정형외과 진료와 교육을 병행해 오면서 쌓인 경험들을 인정받아 의료원 기획실장과 병원장 보직을 맡기도 했다. 그 때의 소중한 경험들이 앞으로 학장으로서 업무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믿는다.

정년이 2년밖에 남지 않은 사람을 학장으로 임명한 경우는 드문데 대학본부에서 '인증유예'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동국의대/의전원이 다른 대학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면?

동국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설립됐다. 또 동국의대/의전원은 '역량 있는 의료인, 지혜를 갖춘 의료인, 자비로운 의료인, 정진하는 의료인'을 양성한다는 교육목표가 차별화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전통이 깊은 동국대학 본교의 특성을 살리고, 또 경상북도에 인가된 유일한 의과대학으로서 지역 출신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는 지역전형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인을 양성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포항, 경주, 경북 일부 지역에서 동국의대 출신이 각 종합병원과 병원의 주도적인 위치에 있다. 그동안 의사국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고 대구·경북 5개 의과대학 모의고사에서도 항상 최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교수들의 연령 구성 비율이 젊어서 역사가 오랜 대학들보다 활력이 있고 PBL, OSCE, CPX, TBL같은 새로운 교육방법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이밖에 수도권의 일산에 1000병상 규모의 부속병원과 지역에는 500병상 규모의 경주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수도권 및 지역사회에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의학교육 평가인증 항목은 크게 6개 분야로 구분돼 있다. 지난 2015년 평가에서 어느 부분이 문제였나?

 

구성원 모두가 의학교육 평가인증에 대해 낙관하고 있었는데 의평원으로부터 인증유예 판정 공문을 받고 믿어지지 않아 재심을 요청했다.

그러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인증유예 판정에 대한 분석을 해 보니, 내부의 관심부족과 부주의로 인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각 영역별 문항에 대해 기본기준에서 미충족한 부분이 있었다. 대학운영체제, 기본의학 교육과정, 교수, 학생, 시설·설비영역 등에서 몇 개 항목들이 있었고, 세부 내용은 대학의 자율성, 재정문제, 의과대학 발전계획, 교육과정 위원회, 교수 교육 참여, 동아리실, 기생충학 전임교수 확보, 교육 보조인력(조교) 부족, 의학교육 연수 의무참여, 교수연구 공간 확충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낮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가장 시급히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30년 간의 역사에서 전국 의과대학 중 중간 성적을 유지해 왔다고 본다. 그러나 2015년 평가를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다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

또 의평원의 평가인증이 기존의 정량에서 정성적 기준으로 점진적으로 전환됐는데 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해 근본적 대처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의평원의 현행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6개영역의 97개 문항을 엄격하게 심사·평가하며 사전에 제출한 평가보고서를 통해 서류심사를 한 후 별도 현장방문평가를 실시하고 최종 판정위원회에서 인증(4년, 6년), 인증유예, 불인증 결정을 내린다.

의평원의 지적사항 중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부문은 의학교육 직접 경비 지출을 기준이상으로 지출하고, 자체 규정 개정을 통해 평가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해야 한다. 또 시설 개·보수를 통한 교육 환경개선, 학생복지 시설도 개선해야 한다.

특히 기생충학 교수와 의료인문학 교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교수인력 충원이 어렵더라도 이번에 꼭 보충하도록 할 것이다.

의평원의 2016년 재평가에 대해 거교적 차원의 사안으로 판단해 대학본부, 법인, 의료원의 전폭적 지원과 협의 아래 올해 있을 재평가에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또 중장기적인 의과대학 발전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추진할 계획이다.

거교적 차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나?

 

동국의대는 재평가 준비를 위해 '의과대학 재도약 발전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대학본부의 기획부총장이 위원장을 맡고 의무부총장이 부위원장을, 그리고 의과대학장이 실무추진 위원장을 맡고 있다.

재평가를 위한 한시적인 자체평가위원회를 구성해 97개 항목을 각 영역별 소위원장이 영역별로 다시 검토하고 지적된 항목의 개선을 위한 실행 계획을 수립·추진해 7월 중 자체평가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또 오는 7월 31일까지 보고서를 의평원에 제출해 10월경 현지 실사를 받을 계획이다.

현재 제도개선을 위해 규정 개정을 하고 있고, 교수 및 조교 충원 업무를 추진 중에 있다. 시설 개·보수를 통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특별 예산을 배정했으며, 의학교육 연수회를 개최하는 등 기본의학 교육과정 충족을 위한 각종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인증유예는 한시적 인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학이 인증기준에는 충족하지 못했으나 1년 이내에 개선이 가능한 경우를 말한다. 1년후에는 인증을 받게 될 것이다.

동국대학교 본부와 재단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태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했더니 동국의대/의전원 예산을 5배나 늘려줘 고무적이다.

앞으로 의학교육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객관적인 평가기관에서 동국의대/의전원을 평가해준 것이 한편으로는 고마운 일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의 현주소를 정확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의학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근원적으로 연구하고 파악할 것이다. 어찌보면 인증유예가 의대/의전원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학본부와 의료원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모두 칼을 가는 심정으로 현실을 극복하고 중장기계획을 내놓을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부러워하는 의대/의전원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의과대학 교수들도 눈빛이 달라졌다.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했기 때문에 결과가 좋게 나올 것이라 믿는다.

구체적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의 중지를 모으고, 동국의대 발전을 위해 의과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서를 수립해 향후 50년 후를 준비할 것이다.

학생, 교수, 그리고 대학 구성원 모두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틀을 잡는 것이 퇴임하기 전에 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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