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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통합서비스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3.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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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성 정책' 밀어붙이는 정부에 병원들 반발
병원들 "수가보전이란 '당근', 큰 매력 없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신청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며 병원들의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인부담 절감으로 국민들은 환호하는 반면 병원들은 고민이 크다. 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이나 시설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가십성' 정책이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복지부가 '수가 보전' 카드를 꺼내며 적극 권유하는 만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언제,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꼼꼼히 따져보는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으로도 확대·실시한다고 밝혔다. 본래 상급병원으로의 간호인력 쏠림을 우려해 2018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집단감염 문제를 체감, 다음달로 조기 확대하게 됐다. 따라서 참여를 원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다음달부터 일정 요건을 갖춰 신청을 하면 되는 상황.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간병인 없는 병원 문화를 만들기 위해 복지부가 적극 추진하는 정책이다. 보호자가 환자 옆에서 쪽잠을 자는 '한국인의 간병문화'를 없애고, 전문 간호인력이 환자를 케어함으로써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 또 간병서비스 비용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6인실 병상 기준 하루 입원료의 20%(1만 650∼1만 5850원)만 내게 돼 환자 부담도 줄였다.

복지부는 간병서비스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병원에도 적정 수가를 보전해주겠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병원협회, 상급종합병원협의회 및 전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많으므로 간호인력 한 사람당 환자를 기존 7명에서 5∼6명으로 줄여라. 대신 간호인력을 더 고용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수가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것. 이어 "병동마다 1명씩 배치된 간병지원 인력을 최대 4명까지 늘릴 수 있도록 수가를 가산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들은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수익이 얼마나 날지 모르기 때문. 그러나 정진엽 복지부장관이 병원장들을 직접 소집하면서 "올해 모든 상급종합병원에까지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권고한 만큼 무시할 수도 없다. 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내부 검토 중"이라 밝혔다. 복지부가 약속한 수가보전에 대해서도 "그것만 보고 당장에 참여를 결정하긴 어렵다"며 "인력이나 시설 측면에서 어떻게 계획을 짜야할지, 어떤 효과와 손실이 있을지 알아보고 있다. 다각적 검토가 필요해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빨리 신청한다고 이익이, 늦게 신청한다고 불이익이 생기지도 않는 만큼 여유를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에서 밀고 있는 정책이니 안 할 수는 없다. 다만, 병원들이 수가만 보고 4월 초부터 신청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대부분 추이를 보고 신청에 들어갈 것으로 짐작했다.

B종합병원 관계자는 "시뮬레이션까진 끝냈지만 도입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미온적인 입장이다.

그는 "국가에서 밀어붙이기 때문에 안 따라갈 수는 없다. 다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수가보전을 해준다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복지부에선 일부 병동에만 서비스를 적용해도 된다고 하지만 일부 병동이라는 기준도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담은 병원이, 생색은 정부가 내는 정책"이라 비난하며 "정부에서 하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긴 하지만 기분 좋게 하는 건 아니다. 결국에는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겠지만 선도적으로 앞서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2015년 12월 기준 총 1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는 올해 말까지 참여기관을 400개로 확대, 2017년까지 1000개 기관으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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