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조치에 단단히 뿔난 흉부외과 의사들
금감원 조치에 단단히 뿔난 흉부외과 의사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3.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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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레이저폐쇄술 실손보험 제외, 의사들 '황당'
"환자 이익 뺏어 보험사 주는 꼴"...기존 가입자는 '무관'
▲왼쪽부터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 심성보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 강청회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금융감독원이 하지정맥류 치료법 중 하나인 혈관레이저폐쇄술을 실손보험 대상에서 제외한데 대해 의료계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학적 근거를 갖추고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수술법을 '미용 목적'이라며 보험에서 배제하는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인 절개술(상부결찰 및 광범위정맥류발거술)만을 보상대상으로 하고, 비급여 대상인 혈관레이저 폐쇄술을 미용 개선 목적으로 간주해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강력히 반발하며 표준약관을 개선하라고 금융감독원에 요구했다.

하지정맥류수술을 주로 하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의 격앙된 분위기다.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은 13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교사, 승무원, 대형마트 계산원 등 몸으로 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힘들게 일하는 국민이 고통받는 질환인데, 정부가 도와주진 못할 망정 불이익을 주는 행태는 이해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금감원이 '미용목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술 이후 얻어지는 부수적인 결과일 뿐이다. 다리에 생긴 암을 제거해 외관이 개선되면 암수술도 미용목적인가?"라고 되물었다.

금감원 조치는 하지정맥류란 질환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다.

심성보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은 "하지정맥류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라며 "기존 수술은 척추마취 등 환자에 큰 부담을 주지만 레이저 수술은 당일 퇴원이 가능해 세계적인 추세다. 수 많은 논문이 의학적 근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금감원 조치는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표준약관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와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는 사실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승진 회장은 "표준약관은 금감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40일간 공지만 하면 자기들 마음대로 개정할 수 있다. 의료계와 아무런 사전 논의가 없었다. 민주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대상을 축소하는 금감원 조치는 의료영리화 정책의 일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흉부외과 전문의인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실손보험은 계약관계이므로 가입자가 청구하면 보험사는 무조건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개입해서 지불하지 않아도 되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셈"이라고 밝혔다.

강 부회장은 "국민이 받아야 할 혜택을 기업에게 주는 것이다. 정부가 국민이 아닌 기업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이 실손보험료에 쓰는 돈이 공보험의 3배나 되지만, 보장은 25%에 불과하다.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부풀려 적자라고 주장하는 것이지 실제로 운영이 어려운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강 부회장은 "국민이 정확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의협이 적극 나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원의 이번 표준약관 변경 조치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김승진 회장은 "개정된 표준약관은 올 1월 이후 새롭게 실손보험에 가입한 국민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며 "약 3400만명에 달하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혈관레이저폐쇄술로 하지정맥류수술을 받아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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