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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사회 의장 "한국 의료산업화 추진 우려"

세계의사회 의장 "한국 의료산업화 추진 우려"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3.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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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스 호벤 WMA 의장 본지 인터뷰서 지적
"한의사 현대의료기 허용, 국민 안전 위태"

세계의사회(WMA)가 다시 한번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원격의료 등 의료산업화 정책 역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추진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디스 호벤 세계의사회 의장은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추진 중인 의료 산업화·영리화 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아디스 의장은 "헬스케어를 국민에 제공하는 것이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될수도 있다. 본말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국민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기술·과학의 발전은 현대의학을 매우 복잡한 양상의 시스템으로 변모 시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행위는 산업이 될 수 없다. 의료란 높은 수준의 환자 케어와 안전·교육·윤리 등의 총체다. 한국 정부의 정책은 한국인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 아디스 호벤 세계의사회(WMA) 의장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 권한을 부여하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앞서 오트마 클로이버 세계의사회 사무총장은 지난 2월 1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현대의료기기 게임기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아디스 의장 역시 현대 과학기술의 오용과 남용은 환자에게 위험한 결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사들은 엄격한 전문교육을 받는다. 이는 매우 길고 힘든 트레이닝이며 의사들의 자격에 적합성을 부여합니다"며 "한의사는 이러한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한의학은 현대의료와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교육시스템과 수련 과정이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 의료기기에 접근 할 수 있다는 것이 반드시 정확한 진단과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결과를 오용하는 일이 일어나고 데이터를 오해해 잘못된 의학적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한다고 반드시 잘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료를 해석하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지식과 높은 수준의 수련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학적 결론을 내리는 것은 교육과 수련·경험 등의 요소들이 합쳐져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미숙련자에게 현대의료기기가 맡겨진다면 더 많은 비용과 국가의 안전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디스 의장은 "충분하지 못한 숙련과 오진이 나올 수 있다. 테크놀로지의 오용과 남용은 환자에게 매우 위험한 결과를 안겨줄 수 있다. 여기서 유발되는 비용은 헬스케어 비용에 포함될 것이며, 이는 결국 한국 환자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안겨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에서 한의학은 현대의학을 보조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디스 의장은 "미국에서는 현대의학과 한의학의 차이가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 미국에서 한의학은 현대의학의 보조의학이다. 이 두가지 형태는 분명이 공존하지만, 각각의 책임과 목표가 명확히 다르다"고 말했다.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반대하며 궐기대회를 갖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한국 의사들에게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굴복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우리 의사들이 끊임 없이 교육과 수련을 받고 경험을 쌓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최고 수준의 환자 케어,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그리고 환자에 대한 연민과 동정을 밑바탕에 둔 치료를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움직임은 이에 반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의사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를 위해야 합니다."

아디스 호벤(Ardis Dee Hoven) 의장은 내과 전문의로 감염병 질환 전문가다. 2013년부터 2년간 미국의사회(AMA) 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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