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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8 17:57 (목)
"의사들과 대화 없인 의료산업시장 안 열려"
"의사들과 대화 없인 의료산업시장 안 열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0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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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교수, 과학기술한림원 토론회서 지적
"경제만 집중, 손뼉 마주치지 않는 반쪽 성장"

▲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산업 혁신방안은?'을 주제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주최한 제99차 한림원탁토론회가 2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한림원탁토론회는 국가 과학기술의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국가사회 현안 문제에 대한 과학기술적 접근 및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개최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먼저 열고, 의료를 산업화 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해법이 제시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박성현)은 2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산업 혁신방안은?'을 주제로 제99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의료분야의 미래 환경변화에 대비하고 빅데이터 이용을 통한 의료산업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환자에게 적용하는 의료계와 긴밀히 대화해야 한다"면서 의료·연구·산업·정부 등이 함께 대화하고, 협력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주제발제를 맡은 이동수 서울대 교수는 "의료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대화해야 한다"면서 "의료인과 대화하지 않고는 시장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의료계와 충분한 대화없이 정부와 산업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에 대해서도 "의사와 의사간 원격협진을 통해 미래 디지털 의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의사-환자간 원격진료에 반대하고 나선 의사협회의 충정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주제발제에 나선 김종일 서울대 교수는 "어떤 검사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유전체 정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누구에게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 유전자 검사 결과의 안전한 보관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연구는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동의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해야 할 것"이라며 정보 공개와 동의 문제에 관해 화두를 던졌다.

지정토론에 나선 박병주 서울대 교수는 "의료산업화의 목적이 사람보다는 디지털기기 개발이나 경제성 자체에 집중해선 안된다"면서 "병원과 연계되지 않는 산업화는 손뼉이 마주치지 않는 반쪽 성장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전국민 단일 건강보험제도에서 전산화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자료, 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격관리 및 건강검진 자료, 통계청의 사망자료, 국립암센터의 암등록 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연계해 분석하면 저비용 고효율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빅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공공 빅데이터의 활용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약으로 자료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주민등록번호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간연구기관은 오는 8월까지 모두 폐기해야 하고, 공익적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한 박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예외 조항을 추가하지 않으면 빅데이터의 활용이 불가능해 진다. 이런 규제와 제약부터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빅데이터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담조직과 분석전문가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2월 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99차 한림원탁토론회. ⓒ의협신문 송성철

지정토론에 참여한 이상엽 KAIST 교수 역시 대화에 무게를 실었다.

이 교수는 "원격진료에 관해 빠른 시간 내에 가장 발전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의사협회에서 왜 반대하는지 정부·국민·의협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합심해 치고 나가지 않으면 아무리 IT강국이고 세계 최고의 의사를 가진 나라라 해도 4차산업의 혁명이라 불리는 빠르고 큰 변화 앞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빅데이터 산업이 소수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직업 창출과 동반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성수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빅데이터 산업이 직업을 창출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 빅데이터 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면서 빅데이터 관련 대학 및 자격증 신설과 융합연구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영조 한림원 빅데이터위원회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실제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졸중 재발 원인을 분석한 결과, 혈압이 높아서 재발한 것이 아니라 혈압의 변이가 큰 경우 약 99%에서 재발되는 것으로 예측됐다"면서 "빅데이터를 통해 진료의 변화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림원탁토론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는 박성현 과학기술한림원장은 "빅데이터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학에서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의료빅데이터 연구원을 비롯한 전담조직이 꼭 필요하다"면서 대학과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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